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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불빛이 저녁을 끌고 온다
찬물에 말아 넘긴 끼니처럼 채 읽지 못한 생각들은 허기지다 그대 이 다음에는 가볍게 만나야지 한때는 수천 번이었을 다짐이 문득 헐거워질 때 홀로 켜지는 불빛, 어떤 그리움도 시선이 닿는 곳까지만 눈부시게 그리운 법이다 그러므로 제 몫의 세월을 건너가는 느려터진 발걸음을 재촉하지 말자 저 불빛에 붐비는 하루살이들의 생애가 새삼스럽게 하루뿐이라 하더라도 이 밤을 건너가면 다시 그대 눈 밑의 그늘이 바로 벼랑이라 하더라도 간절함을 포기하면 세상은 조용해진다 달리 말하자면 이제는 노래나 시 같은 것 그 동안 베껴썼던 모든 문자들에게 나는 용서를 구해야 한다 혹은 그대의 텅 빈 부재를 채우던 비애마저 사치스러워 더불어 버리면서 ㅡㅡ 간절함을 포기하여 조용해진 세상, 텅 빈 부재를 채우던 비애마저 떠난 세상, 나는 가끔 그 고요가 낯선 얼굴처럼 슬프다. 나의, 너의, 모든 게 그저 짧은 봄 꿈인가. 0905 @ 이 글과 관련된 글 0 | 덧글 남기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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