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뱅이꽃 - 이형기

 

앉은뱅이꽃이 피었다

작년 피었던 그 자리에

또 피었다

 

진한 보랏빛

그러나 주위의 푸르름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는 풀꽃

 

이름은 왜 하필 앉은뱅이냐

그렇게 물어도 아무 말 않고

작게 웅크린 앉은뱅이꽃

 

사나흘 지나면 져버릴 것이다

그래그래 지고말고

덧없는 소멸

그것이 꿈이다

꿈이란 꿈 다 꾸어버리고

이제는 없는 그 꿈

작년 그대로 또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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