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 풍경
                
              겨울나무 - 김혜순
                한국글쓰기문학치료연구소
                 2017. 1. 24. 23:42
              
                          
            photo by bhlee
@Santa Fe 
겨울나무- 김혜순
나무잎들 떨어진 자리마다 
바람 이파리들 매달렸다 
사랑해 사랑해 
나무를 나무에 가두는 
등 굽은 길밖에 없는 
나무들이 
떨어진 이파리들이 아직도 
매달려 있는 줄 알고 
몸을 흔들어보았다 
나는 정말로 슬펐다. 내 몸이 다 흩어져버릴 것만 같았다. 
나는 이 흩어져버리는 몸을 감당 못 해 몸을 묶고 싶었다. 
그래서, 내 몸 속의 갈비뼈들이 날마다 둥글게 둥글게 
제자리를 맴돌았다. 어쨌든 나는 너를 사랑해 너는 내 몸 
전체에 박혔어. 그리고 이건 너와 상관없는 일일 거야, 아마. 
나는 편지를 썼다 
바람도 안 부는데 
굽은 길들이 툭툭 
몸 안에서 
몸 밖으로 
부러져나갔다
---
나는 편지를 썼다. 바람도 안 부는데. 떨어진 이파리 아직도 매달려 있는 줄 알고 몸을 흔들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