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 풍경

비- 이형기

한국글쓰기문학치료연구소 2025. 7. 28. 03:56

photo by bhlee  



저버린 일상(日常)
으슥한 평면에
가늘고 차운 것이 비처럼 내린다.
나직한 구름자리
타지 않는 일모(日暮)......
텅 빈 내 꿈의 뒤란에
시든 잡초 적시며 비는 내린다.
지금은 누구나
가진 것 하나하나 내놓아야 할 때
풍경은 정좌(正座)하고
산은 멀리 물러앉아 우는데
나를 에워싼 적막강산
그저 이렇게 저문다.
살고 싶어라.


[이형기-'비' 일부]

 

17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