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글쓰기문학치료연구소
                 2017. 5. 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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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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