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글쓰기문학치료연구소 2026. 8. 19. 03:37

결심 - 전욱진 

 

휘청거리다

넘어지려다

그래 무너지자, 하고

마음먹은 나를 옆에서

꼭 붙잡는 사람은 마치

곁에 있는 사람처럼

 

그리워하지도 

잊지도 않은 채

마음의 눈으로 보았다

절대로 지지 말라는 듯

무너지는 마음 정도는

괜찮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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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곁에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우리는 어떤 사람이 곁에 있어주길 원하는가?

그에게 '나'는 그리움의 대상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타성에 젖은 관계도 아니다.
그에게 나는 잊지 않고 기억하는 대상이다. 그는 나를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무너지는 마음 정도는 괜찮다는 듯 마음을 건네면서 넘어지지 말라고 잡아 주고 버텨준 그의 마음을 읽는다.
그건 넘어지면 안 돼! 라는, 격려를 내세운 충고 혹은 가르침이 아니다.
휘청거리다 그만 지쳐 무너져 버리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나를 나무라는 마음이 아니다.

그저 "그럴 수도 있지. 휘청거릴 수도, 비틀거릴 수도 있어."라고
넘어질 수 있다는 그 당연한 절망을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것이다.
나라도 그랬을 거야. 당연하지. 그런 너를 너무 자책하지마. 그게 너의 전부는 아니야. 네 삶의 전부는 아니야....
마음에서 마음으로 건네는 마음.


함께 그 곳에 존재함으로 말없이 말하는 사람.
미완의 내 속에 나를 기억하게 해주는 사람.
그리고 그런 누군가로 인해
우리는 비로소 끊임없이 성장하는 존재인 우리 자신,
넘어지는 것도 축복이 될 수 있는
그런 우리 자신을 제대로 기억해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