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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a Fe

겨울나무- 김혜순

나무잎들 떨어진 자리마다
바람 이파리들 매달렸다

사랑해 사랑해
나무를 나무에 가두는
등 굽은 길밖에 없는
나무들이
떨어진 이파리들이 아직도
매달려 있는 줄 알고
몸을 흔들어보았다

나는 정말로 슬펐다. 내 몸이 다 흩어져버릴 것만 같았다.
나는 이 흩어져버리는 몸을 감당 못 해 몸을 묶고 싶었다.
그래서, 내 몸 속의 갈비뼈들이 날마다 둥글게 둥글게
제자리를 맴돌았다. 어쨌든 나는 너를 사랑해 너는 내 몸
전체에 박혔어. 그리고 이건 너와 상관없는 일일 거야, 아마.

나는 편지를 썼다
바람도 안 부는데
굽은 길들이 툭툭
몸 안에서
몸 밖으로
부러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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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편지를 썼다. 바람도 안 부는데. 떨어진 이파리 아직도 매달려 있는 줄 알고 몸을 흔들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