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bhlee at Seattle(2007)
어째서 무엇이 이렇게 내 안에서 캄캄한가옅은 하늘빛 옥빛 바다의 몸을 내 눈길이 쓰다듬는데어떻게 내 몸에서 작은 물결이 더 작은 물결을 깨우는가어째서 아주 오래 살았는데 자꾸만 유치해지는가펑퍼짐한 마당바위처럼 꿈쩍 않는 바다를 보며나는 자꾸 욕하고 싶어진다어째서 무엇이 이렇게 내 안에서 캄캄해만 가는가 [이성복]
오래 고통 받는 사람은 알 것이다지는 해의 힘없는 햇빛 한 가닥에도날카로운 풀잎이 땅에 처지는 것을그 살에 묻히는 소리 없는 괴로움을제 입술로 핥아주는 가녀린 풀잎오래 고통 받는 사람은 알 것이다그토록 피해 다녔던 치욕이 뻑뻑한, 뻑뻑한 사랑이었음을소리 없이 돌아온 부끄러운 이들의 손을 잡고맞대인 이마에서 이는 따스한 불,오래 고통받는 이여 네 가슴의 얼마간을 나는 덥힐 수 있으리라[오래 고통 받는 사람은 - 이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