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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간의 KNU 글쓰기 문학치료 특강 - 교실에서 종강파티.





















음악, 미술, 심리치료, 독문학과 교수님들. 그리고 수화, 특수교육, 국문학/심리학, 영문학, 신학 전공 선생님들 정말 멋진 팀이었다.  이 날 두 사람이 참석하지 못했다.  몇 주 후 서울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그동안 대구에서 새벽부터 수강료보다 더 많은 교통비를 내고 KTX로 올라오셨던 4분 선생님들을 보면서 자신을 찾기위한 열의에 정말 감동!!  끝나자마자 대구에서 다시 오후 강의와 수업이 있어 정신없이 뛰어가실 때 마다 참 안타깝기도하고 감동이 되기도 했었다. 또  새벽부터 일어나 아이들 남편 보살피고 서울끝에서 그리고 용인에서 오신 분들께도 감사하다. 그런데 서울에서 하는 모임에 또 오시겠다니. 그저 나의 최선을 다하는 것만 내 할 일인 것 같다.  우리 함께 드림팀 만들어가요~~ 

많은 분들이 울면서 웃으면서 글을 썼고 그림도 그려보았고 영화도 보고 오늘 또 기어이 한분을 울린 음악도 들었다.  같이 울고 웃고 클리넥스를 살며시 옆으로 밀어주며 그렇게 10주가 갔다. 클리넥스타임.  그래. 우리 시간엔 어김없이 클리넥스 타임이 있었다.  자신의 시나 글을 읽을 땐 목이 막혀 당황해 한 적이 어디 한 두번인가.  그냥 울어도 좋으련만 몇십년 스스로를 억제하며 "아름답고 절도있게" 그렇게만 살아온 분들이니 하루아침에 내 안의 나도 모르는 응어리가 풀어져나올 때 혹은 숨어 있는 또 다른 나를 만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곳에 오신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이 강의는 맞춤형 강의였다.  각자에게 필요할 경우 특별 글쓰기 과제(권장사항. 물론 권장사항이었어도 정말 열심히 숙제를 하셨다. 참 성실한 분들. 그렇기에 이 수업이 더 잘 되었던 것 같다. 듣고만 가는 수업보다.)를 그때그때 내주어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 글의 내용을 읽을 필요가 없음을 매 시간 강조했다.  물론 우리는 첫시간 서약으로 시작했다.  절대 이 모임에서 있었던 사적인 이야기를 허락과 동의가 없는 한 밖에서 하지 않기로. )

변한 Y선생을 보면서 남편이 너무 좋아한다고. 이젠 오히려 남편이 더 불평을 한다고 느껴질 정도로  문제들 앞에 전처럼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 거리를 두고 보면서 침착하고 평안하다고.  겨울모임에 왔을 때도, 그리고 처음 이 모임에 왔을 때도 참 많이도 울었는데. 매시간 처음 글쓰기를 시작할 때와 글의 끝맺음이 달라질 정도로 문제의 뿌리를 찾아 끊임없이 글을 쓰던 Y 선생.  그에게만 내준 특별과제를 한 후 너무 기뻐하면서 자신도 신기하다고 했다. (그 동안 여러 사람에게서 신기하다는 말 자주 들었다.)  또 어려서부터 끊임 없이 일기를 썼지만 이제 보니 늘 마지막엔 자신을 속이는 글이었다고. 남을 보이기 위한, 진정으로 마음으로 느끼지도 않는 '학습된' 사랑과 평화와 용서와 희망의 말들을 쓰면서 그게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라 착각했다고.   그런데 이제 아니라고.  앞으로도 점점 좋아질걸 믿는다.

시를 읽을 때마다 놀라울 정도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찾아내어 글을 쓰던 분들이 참 존경스럽다.  글은 쓰려고 하면 자꾸 무엇인가가 나를 막아서 쓸 수가 없다던, 그런데도 첫날 부터  생각지도 못했는데 눈물이 나와서 당황하셨다던 H선생님...  그 선생님의 마지막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 동안 내가 글을 쓰지 않고 살았다는 걸 잊고 있었어요. 예전엔 늘 일기를 썼었는데.  아까 저널을 쓰지 않은 기간도, 침묵의 기간도 저널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하셨지요. 정말 언제부터 왜 쓰지 않았는지 다시 생각해보고 싶어요. 그걸 알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이젠 정말 나를 찾아야겠어요.  어둠으로 들어가려해요.  거기에 모든 전등을 환하게 밝히고 이젠 나를 만나려해요."   정말 이제 시작하신 거라고 말해드리고 싶다.

항상 민감한 자기 성찰을 포기하지 않으시는 심리학교수이며 상담사, 문학치료를 공부하는 M선생님은 읽는 시마다 자신의 모습을 놀랍게도 찾아갔고 또 매시간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셨다.  "식구들이 내가 많이 변했다고 해요. 남편이 나보고 종교적용어를 쓰면서 '성령충만'한 사람처럼 보인다고요. 아이들은 요즘 나에게 이런 저런 요구도 많이 하고 (그건 참 좋은 징조에요^^) 예전보다 훨씬 말도 많이해요.   남편에 대해 이런 저런 불만과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양가적 감정 속에서 혼란을 겪고 있었는데 문학치료를 하면서 그리고 계속 저널을 쓰면서 차츰 나 자신을 성찰하게 되었고 문제의 핵심을 보게 된 거 같아요.  사실 남편은 그냥 항상 그자리에 나무처럼 서 있었는데 나 혼자 다가갔다 도망갔다 맴돌았다... 를 반복하며 괴로워하고 있었더라구요."  M선생님은 상담사임에도 문학치료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인정하고 있으며 그것을 제대로 체험하고 알고 적용하고 싶어하는 분이다.  내게 참 큰 힘이되시는 분.

첫날부터 연필과지우개 하나에 놀라운 자기 성찰을 보이시던 E선생님.  참 많이도 우셨는데 아니, 울지 않으려고 하시다 보니 오히려 더 힘드셨는데. 국문학 전공에 심리학 석사, 그리고 문학치료를 공부하시는 분. 역시 시를 읽을 때 마다 남다른 자기 성찰을 하시는 분. 마지막 날도 그만 시 한구절에 눈물을 보이셨다" "참 이상해요.  예전엔 식구들 앞에서 울지 않으려고, 우는 내 모습을 숨기기위해 얼마나 애를 써야했는데 이제 혼자 지내니까 맘놓고 울어도 되는데 울음이 나오질 않네요." 

그만 잠시 들려준 Mozart 때문인 것 같다며 눈물을 보이시던 J선생님.  매시간마다 가슴 찡한 진솔한 글을 쓰셔서  늘 다른이들의 마음을 열어주는 분. 시도 잘쓰고 글도 잘쓰고 나무랄 데 없는 분.  지난 시간 "집으로"가는 길에 대한 정말 멋지고 슬프면서도 한편 묘하게 따뜻한 동화를 그자리에서 쓰셨다.  그 글의 끝에 자신도 모르게 희망의 빛, 아침을 향해 가고 있었다는 게 얼마나 내심 기뻤는지. 선생님 자신도 알고 있을까?  자신의 글이 늘 아픔 뒤에 희망과 따스한 빛이 별처럼 숨겨져 있다는 걸.   그러고보니 얼굴도 점점 밝고 예뻐지신다. 오늘도 어김없이 가슴이 찡한 글을 쓰셨다.  아 참! 가져오신 치킨 모두들 맛있게 먹었는데. 

꼭 필요한 사람들이 오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고 있는데 내 방문을 두드린 S선생님.  처음 만난지 9년가까이 되었으니 오랜 인연이다.  그때도 전혀 모르는 타과 학생이 내 방문을 두드렸었지.  글쓰기치료라는 말에 두 말 않고 등록하였디. 그런데 자신이 해결하고 싶던 문제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들을 찾게 되어 아직도 열심히 그 문제와 대화를 하고 있는 선생님. 언제나 모든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참으로 성실과 노력, 그 자체인 분.  꼭 이 문학치료를 계속했으면 좋겠다.

항상 주변의 작은 일의 큰 기쁨을 찾아 이야기 하시고 늘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K선생님.  자신의 꿈과 열정을 위해 문학치료에 관심이 있어 종강하자 마자 먼 곳으로 찾아와 등록하신 D독문학 교수님. 학회에서 단 한번 만난 그 순간 나와 전기가 통했다는 선생님.  그날도 학회 후 나를 붙잡고 한시간이 넘도록 이야기를 했었다.  치열한 열정이 꼭 꽃이 피기를 기원한다.

이제 겨우 시작인데
문학과 글쓰기가 이 분들에게 남은 일생동안 아픈 일, 기쁜 일, 힘든 일, 슬픔과 좌절, 아무도 모르는 외로움으로 굴곡진 삶의 여정에서 말 없는 친구요 동반자요 또한 내면의 지혜와 창조적 자아를 캐어내 주는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꼭!
(5/9/07-7/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