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신경림

 

바람이 한 곳에서만 불어온다

바람이 온통 한곳으로만 쏠려간다

사람들이 모두 한곳으로만 몰려간다

떼밀리고 엎어지면서 뒤질세라 달려간다

바위만이 어깨 내밀어 길을 내주고 있다

밟히고 차이면서 말없이 엎드려 있다

그 얼굴에 웃음이 서글프다 그

얼굴에 웃음이 아름답다

 

출처: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