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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에 있는 아이가 입었던 옷과 내가 즐겨입었던 티셔츠)

 

 

 

엄마, 어느새 또 5월 8일이 돌아왔어요. 매년 5월 8일만 잘해드리는 것 같아서 죄송해요. 하지만 엄마, 제가 엄마 사랑하는 거 아시죠? 매년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시”를 준비했어요.

엄마. 가만히 오른 손으로 왼손을 쥐어보세요. 전 혼자 있을 때 그렇게 해요. 꼭 엄마의 손이 제 손을 굳게 잡고 있는 듯해요.

눈을 떠 보았습니다
칠흙 같은 어둠의 늪 속에서
홀로 허우적거리는 저를 보았습니다.

어둠과 하나가 되어가는 절망을 느끼며
두려움에 나의 두 눈을
꼭 감았습니다.
“아, 이제는 끝이로구나”

다시 눈을 떴을 때
어둠의 늪을 지나 환한 빛을 향해
당당히 걷고 있는 저를 보았습니다

빛에 도달했을 때
저는 비로소 느꼈습니다.
제 뒤에 있던 당신을.

당신을 느끼기 위해
눈을 살며시 감아보았습니다
저를 붙들어 주었던
당신의 손길이 느껴졌습니다.

당신의 눈물로
제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신
당신은 저의 분수십니다.

당신은 제 호수의
분수대이십니다.

은빛 실을 내어
저에게 새로운 삶을 입히시는
당신은 저의 분수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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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하는 딸아이가 어릴 때 어머니날 카드에 쓴 시.
엄마가 학교에서 늦게 돌아오는 날이면 빈 집에서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지....그래서 엄마 손 대신 자신의 손으로 다른 편 손을 잡아주며 엄마를 느껴보던 아이....

 

다 지난 까마득한 옛일인데 아직도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딸이 내게 보낸 수 많은 카드들 중 어머니날이면 잊지않고 다시 꺼내보는 카드 중 하나가 이 편지(시)이다.

 

무엇보다 이 편지가 특별한 것은 홀로 버려진 듯 힘든 시간마다 보이지 않지만 등 뒤에 계신, 자신을 홀로 두지 않으신 주님의 임재를 느낀 어린 딸이 대견하고 고마워서이다. 지금도... 늘 그렇게 믿음이 커가는 딸이 고맙다.

 

딸아이는 어려서부터 피아노 학원들 다녀오거나, 유치원에서 집에 오는 길에 길가에 핀 작은 꽃이나 작은 돌, 또는 예쁜 작은 카드를 만들어 "써프라이즈!!!" 라고 말하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내게 자랑스럽게 건네곤 했었다.

 

우리는 늘 서로에게 쪽지나 카드를 써주곤 했었지. 지금도 일년에 한 번 만났다 헤어질 때는 어딘가에 편지나 카드를 써서 서로에게 남기곤 한다. 언젠가 아이가 정말 힘들어 할때 내가 그냥 포스트 잇에 세상에서 네가 가장 예쁘고 아름답다고 적어 컴퓨터 모니터 앞에 붙어주었는데 일년 후 가 보니 그 낡은 포스트 잇을 그대로 붙여두고 있었다. 딸애가 유학을 떠나던 날 현관문에 붙여놓고 간 쪽지가 아직도 그곳에 붙어 있듯이.
우리에겐 정말 소중한 추억이 많다. 감사하게도.

 


엄마의 딸에게 보내는 글.

나의 생명, 나의 딸,
이젠 엄마보다 훌쩍 커버려서 한참 올려다 봐야 하는 우리 딸. 그래도 엄마는 지금도 늘 네 손을 잡듯이 나의 두 손을 모으고 널 위해 기도한단다. 잊지마,  우리에겐 우리의 손을 절대 놓지 않으시고 꼭 잡고 함께 가시는 주님이 계심을.

Do you remember all the pretty letters you gave to me from time to time?
Do you remember you used to prepare a "surprise" for me? -- a little nameless flower, a little card.... anything that said "I love you, Mom"

I knew those little gifts were not just saying"I love you, Mom".  I knew they were telling me that "I needed You.  I missed Mom  all day long."  and that you were  alone and lonely.

I AM sorry, Dearest.   I've never been much of a mother, I know.  However, YOU have been always with me as part of my life.

This is one of your letters you gave me when you were so little!
I miss you so much!

080508

| 2008.02.10 13: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NAPTKOREA | 2008.02.05 17:09 | PERMALINK | EDIT/DEL
정말 너무나 감동적이야..
너가 꼭 해낼 줄 알았어.

정말 오랜 세월에 걸쳐 우리의 만남에서 부터 수업을 통해, 또 연극할 때 널 지켜보면서, 그리고 잠간의 문학치료 모임을 통해, 그리고 결국은 어떤 중대한 갈림길에서 너의 용감한 선택을 통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문학치료의 만남을 통해 차근차근 5년 넘는 세월을 통해 주님이 널 인도하신 발자취가 느껴져. 주님이 널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알 거 같아.

그 동안 내가 널 참 많이도 울렸지? 물론 난 그런 줄 몰랐지만 콕콕 너의 감추어 놓은 진실들을 피흘리며 대면하게 했지? (사실 지난번 네가 누군가와 사귈 때, 결혼하고 싶다고 할때 내가 많이 많이 염려되었지만 널 믿었어. 한마디 하지 못했지만 참 많이 염려되었었거든. 널 믿고, 또 하나님을 믿었어. 그런데 결국 네가 놀라운 새 만남을 가지게 되었지.. 너무 이것저것 감사해.)

너가 꼭 해낼 줄 알았어. 네 스스로 답을 다 찾아가길 얼마나 바랫는지.... 내가 말한다고 되겠어. 늘 스스로 찾아가야지. 그게 문학치료의 놀라운 힘이야.

바로 그거였어. 이제 보내드려야 해. 그리고 이제 또 맞아들여야 해.

그건 네 맘속에서 네 스스로 해야해. 그부분에 대해선 아마 다음 혹은 그 다음 문학치료 모임에서 집중적으로 다룰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의 모임을 통해서도 할 수 있어.

그리고 짧게 쓰려고 하지마. 늘 길어졌네요..하는데 말이 막힐 때 까지 써야해. 아직도 자의식을 가지면 안돼.. 그렇지? 정말 감동적이어서 잠시 들어왔다가 답글을 써.

이제 이 모든 것들이 해결되면 차차 더 놀라운 창의적 자아를 만나게 될거야. 너라면 할 수 있어. 너무 기쁘고 축하해.

I am so proud of you!
| 2008.11.08 21:2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JN | 2019.09.15 21: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할머니는 무거운 저를 7살때까지 업고 다니셨어요... 혼자 사시는 할머니에게 저는 유일한 친구였나봐요... 제가 그랬듯이... 밖을 나가면 작고 못난 제가 이 세상 최고처럼 자랑을 하고 다니시고... 그 어려웠던 시절에 유아원, 유치원도 보내주시고 소풍때마다 간식을 싸서 늘 따라다니셨고... 없는 돈에 우유도 매일 시켜주시고... 할머니와 외출하고 돌아오면 부뚜막에서 할머니와 앉아 방 불을 때면서 옛날 이야기를 듣다가 할머니에게 기대 잠이들고... 하얀 쌀뜬 물로 만든 김치 찌게로 맛있게 밥을 먹고 저녁 헤질 무렵이면 큰 나무들이 즐비한 수봉산공원이라는 곳에 가서 앉아 이야기하고.... 제 모든 푸르른 기억은 할머니와 나눈 시간들이었어요.....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 할머니댁에서 엄마아빠가 있는 서울로 오면서.... 저는 부모님과 살게 되는 것만 마냥 기뻐서... 그 날 하루는 할머니 생각을 못했어요.... 집으로 오는 길에 아빠에게 제가 어떻게 물어봤는지 정확히 기억해요..."나도 이제 엄마아빠랑 살아도 돼?" 라고... 아빠는 대답했어요.."그게 무슨 말이야...우리 딸 당연히 엄마아빠랑 살아야지..." 신나게 팔을 흔들며 집으로 왔는데.... 그 날은 할머니 생각이 단 한번도 안났어요..... 없으면 안 되었던 할머니를요.... 커서도 그 날때문에 할머니에게 얼마나 미안했는지... 할머니가 얼마나 슬펐을까... 많이 우셨을꺼라고 생각하면서.... 돌아가신 할머니를 떠올려봤어요.....

문학치료 모임 첫 시간에 했던 회호리의 의미를 알 것 같아요..... 저는 그렇게 썼어요...."왠지 나를 할머니로부터 떼어놓는 것 같다... 아니 그래야 할 것 같다..."고... 할머니를 보내드려야 할 것 같아요.... 이제 그 자리에 엄마를 앉게 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 너무 늦어졌지만.... 엄마가 내 마음 영혼의 안식처까지 될 수 있을지 솔직히 모르겠지만.... 엄마를 다시 부둥켜 안아보고싶어요.... 정말 신기해요.... 어떻게 마음이 이것을 먼저 알았을까...... 논리가 따라 잡을 수 없는 이 것... 이것을 그래서 직관이라고 부르는 건가? ......

장문의 글을 쓰려고 한 건 아닌데.... 주저리주저리 나오고 또 나오네요.......내 눈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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