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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봄의 소리(치료/교육목적으로 이곳에서만 사용되었음)

나는 간혹, 수화 김환기의 별처럼 많은 점을 찍고 선을 긋는 행위가 별이 가득찬 어느 우주공간을 끝도 없이 유영하면서 지금도 반복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생전에 수화는 말했었다. "나는 외롭지 않다. 나는 별들과 함께 있기에…." 그의 이 말은 지금도 아직 유효한 것 같은 생각이 문득 드는 것이다. (이흥우 1993)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꿈을 담아내기 위해 무수히 많은 점을 찍어 나간 추상화가 김환기(1913∼1974년).
김환기가 뉴욕의 화실에서 끝도 없이 찍어간 점과 선 (쿠르티옹이 '청색의 소용돌이요, 입자들의 교향악'이라고도 말한), 무한히 반복되며 찍어지는 동양적인 필촉감의 점들과 그어지는 선, 그것은 모든 현상(萬象)이 하나의 유전인자 같은 최소한의 단위나, 궁극의 원리(동양의 性理學의 경우 道, 또는 理氣)로 환원된 것 같은 점과 혹은 선들이다. 그것을 그림이 그려가는 '광대한 파동으로써 전달되는 생명의 전율'이며, 그 생명은 '물과 불이 형제와도 같고 땅과 하늘이 양극의 힘으로 혼합되어 있던 때인 태초의 시간에 최초로 형성된 깊은 곳에서 감지한 생명'(장자크 레베크)이라고, 장자의 혼돈과 같은 말을 한 유럽 사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