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Hopper- Chair Car  (only for educational 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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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무지무지 좋아하는 화가에요.

창. 그리고 집/방(내부)과 밖. 창은 거의 대부분 안에서 밖, 닫힌 세계에서 열린 세계를 향한 통로인데 호퍼의 그림은 거의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보는 형태를 가지고 있어요. 히치콕의 <이창>에서 처럼 말에요. 제가 좋아하는 테마 중 하나인 눈, 카메라, 창, 프레임, 등을 생각하게 하는. 아, 그리고 그 창에 부풀어 흔들리는 커튼이 나오는 그림.. 그 커튼은 숨결처럼 유일하게 정지된 곳에 현실성을 부여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묘한 빛과 그림자..

진공관 처럼 공존하는 고독... 악 소리 지르게 외로운 거리...

예전에는 고흐의 그림 하나만 멍하니 보면서 밤을 샌 소녀시절이 있었는데 언젠가 부터는 호퍼만 만나면 온몸이 반응을 보이는 듯 공감하고 좋아합니다.

지난번 영국의 자칭 quality vandal이라는 Banksy가 호퍼의 Night Hawks의 그림을 그 견고한 숨막히는 창을 의자를 집어던진 그림으로 패로디 한 것이 생각납니다. 하하. 통쾌하게 느낀 것은 호퍼의 그림에 대한 패로디가 통쾌해서라기보다 그의 그림이 주는 메시지와 느낌에 대한, 그 고통스런 진실에 대한 카타르시스적 웃음이었는지 모른다는 생각했었어요.

이 그림도 기차안의 풍경을 그린 것인데 마치 출구없는 콘크리트 벽으로 된 내부처럼 보입니다.  제단처럼 종교적인 분위기마저 느껴지는...  사람들이 없는 텅빈 내부가 아니건만 작은 벽을 쌓고 완강히 단절을 고집하는 의자들처럼 저 승객들은 서로에게 관심도 소통도 없군요.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과 색감들이 외로움과 단절을 더 '환히' 느끼도록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