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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 켜는 아침- 이해인>   
| 밭은 기침을 콜록이며 겨울을 앓고 있는 너를 위해
 하얀 팔목의 나무처럼
 나도 일어섰다
 
 대신 울어 줄 수 없는
 이웃의 낯선 슬픔까지도
 일제히 불러 모아
 나를 흔들어 깨우던
 저 바람소리
 
 새로이 태어나는 아침마다
 나는 왜 이리 목이 아픈가
 살아 갈수록 나의 기도는
 왜 이리 무력한가
 
 사랑할 시간마저
 내 탓으로 잃어버린
 어제의 어둠을 울며
 하늘 위에 촛불 켜는 아침
 
 너를 위한 나의 매일은
 근심 중에서도
 신년 축제의 노래와 같기를 -
 
 그래서 나는 눈부신 언어를 날개에 단
 아침 새가 되고 싶었다
 
 햇빛을 끌어내려
 젖은 어둠을 말리는 나무 위에
 희망의 둥지를 트는
 새가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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