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처음으로 개설된 문학치료의 이해.
55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수강을 하게되었다. 부랴부랴 수강신청을 막았는데 너무 늦었다.
교양이므로 45명은 기본적으로 수강신청을 받아야 한단다. 
문학치료의 이해가 실습수업이라는 것을 인정해주지 않았다.

당황했지만 최선을 다 한 수업이었다. 중간에 힘들어서 그만 둔 학생도 3명 있었다.
나머지 학생들은 힘든 글쓰기 과정을 정말 참 잘도 해내었다.


대형 수업이었는데도 많은 감사한 일들이 일어났다.
어떻게 일일히 내가 받은 편지들을 다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 중에 한 학생이 보내온 편지를 올려본다. 방금 받은 편지여서....

이 학생은 처음 보았을 때 정말 어둡고 힘들어보여서 내 가슴이 답답해져왔었다.
어디서부터 도와야 할지.... 그의 아픔과 상처를 이 대형 수업에서 어떻게 도울지.... 참 많이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글쓰기의 힘을 믿었다.

이제는 얼마나 잘 웃는지! 그리고 어둡던 얼굴이 환하게 피어났다. 주변에서 모두 왠일이냐고 한단다.
처음에 들리지도 않는 목소리로 이야기하던 그가 이제는 밝게 또렷하게 높은 톤으로 말한다.
나는 문학과 글쓰기의 힘을 또 다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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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치료의 이해 수업
마지막 글쓰기/문학치료 활동 이후의 후기]  KS

한 학기 동안 내게서 많은 것을 캐낸 것 같다.

내가 내 자신이기에 당연히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은 산산히 부숴지고 나를 다시 알아가고 나를 대하는 방법을 처음으로 배웠다.

왜 내가 나에게 물어야 할까? 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할 때 마다 신기했고, 줄줄이 사탕같이 나의 스토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참 다행이다.
내 자신이 너무나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껴질 때도,
열등감이 심해서 끝없이 어두운 생각 속으로만 파고들게 될 때에도,
'나는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진리로 깨달은 사람처럼 슬펐을 때에도
 이 날이 올 거라곤 생각지 않았다.


자존감이 당장 생긴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사랑할 수 있는 이유와 끈기를 배웠다.

내게 있는 것, 지금의 내 모습과 미래는 더 최고의 모습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멈출 수가 없다.

그러나 칠전팔기도 중요하다.

비판자부모는 내 내면에서 언젠가 또 나를 공격하겠지만, 나는 그 소리가 어디로 부터 온 것인 줄을 이제는 알기에 나를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모든 것들이 웃고 있다. 자기연민과 우울함이 이제는 더 이상 달게 느껴지지 않는다.

정말정말정말 다행이다!

교수님
한 학기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가끔 고통스러운 때도 있었지만 끝에 와보니 산봉우리에서 내려다보는 기분입니다.

교수님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몸의 병이나 그런 것이 당장 해결된 것도 아니지만, 그런 현상적인 부분이 아닌 가장 중요한 것들을 배웠습니다.

끝없이 버텨오던 삶에서 이제는 매일이 신나고, 즐거움에 취하는 삶이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더 많은 사람들이 문학 치료를 알 수 있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KS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