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벽(海壁) - 문정희

 

눈물이 우리들 첫 숟갈의 밥이었던 것은 알지만

그것이 바다가 되어

지상을 칠 할하고도 반이나 덮어버린 것은

아무래도 잘 모르겠다

 

사람의 가슴마다 물결인 것은

아무래도 잘 모르겠다

 

저 많은 눈물을 누가 다 흘렸을까

한껏 차오르다 기어이 무너지는 낮과 밤

밀려가고 밀려오는

미친 술병들의 바다

거대하게 떠밀리는 언어의 물거품들

 

어느새 다 마시고 어디로 떠났을까

아무래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