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낙화 - 김상경
꽃은 떨어질 수록 누추하고, 찬란하다
선운사 뒷 담장 붉어 누운 그대는
갈 땅에서 더 눈물겹다
맺혀버린 그리움의 무게
알알이 뭉치고 포개져서 그런 것일까
오뉴월 솔바람 소리 귀 기울이다
말 못한 사연은 속으로 타들어가
동종소리 사리되었네
선운사 붉은 누이여!
가슴 저며 저며 누운 지금, 낙조보다 붉으니
외져 지나는 가슴 멍이 들어버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