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되기   -김언

 

그 사이 나는 아프고 늙지는 않았어요

그날의 햇살과 눈부신 의심 속에서

 

내가 유령인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어는 시대를 살고 있느냐, 그게 문제겠지요

 

그렇다면 얼굴이 생길 때도 되었는데

얼굴 다음에 표정이 사라집니다

윤곽이 사라진 다음에 드디어 몸이 나타났어요

내 몸이 없을 때 더없이 즐거운 사람

 

그 얼굴이 깊은 밤의 명령을 내린다면

누군가는 아프다고 명령할 겁니다

그날의 태양과 눈부신 의심속에서

 

감정의 동료들은 여전히 집이 되기를 거부하지요

, 나무, 사람들의 데모 행렬엔 한 사람쯤

흘러다니는 내가 있어요

 

허공과 바닥을 섞어가며

흙발과 진흙발을 번갈아가며

공기가 움직일때 나도 따라 걷는 사람

 

그가 유령인 것은 중요하지않아요

다만 어느 시대를 살고있느냐가 문제겠지요

나는 중요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