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 김남조]

 

 

남은 사랑 쏟아 줄

새 친구를 찾아 나서련다

거창한 행차 뒤에

풀피리를 불며 가는

어린 牧童을 만나련다

깨끗하고 미숙한 청운의 꿈과

우리 막내둥이처럼

측은하게 외로운 사춘기를

 

평생의 사랑이

아직도 많이 남아

가슴앓이 될 뻔하니

추스리며 추스리며 길 떠나련다

머나먼 곳 세상의 끝까지도

가고 가리라

남은 사랑 다 건네주고

나는 비어

비로소 편안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