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s by bhlee091920

문득 멈춰 서 빛금 친 햇살에게 물어본다

서로가 그저 필요로 할 뿐이고 그리고 그 뿐인 그런 관계가 이 세상 관계인 것을

왜 나는 이 나이 되도록 적응하지 못하고 괴로워할까?

저 나비도 꽃도 그저 생존을 위해 서로 주고 받는 관계일 뿐일까? 
그렇게 우주의 생명은 존속되고 있는 것일까? 


무심한 듯 나를 스쳐가는 착한 바람과 햇살
팔랑이는 작은 나비, 돌담 틈을 비집고 찬란히 피어난 꽃들
그 가느단 몸을 높고 높은 담을 넘어 온 작은 풀잎들 
조용히 견디며 존재하는 모든 것들
그럼에도 모두가 머지않아 또 묵묵히 사라지겠지 하는 생각에

순간 이 짧은 계절이 더욱 소중하다.


그래, 그걸로 족하다... 그걸로 족하다...

중얼거리며 산을 내려온다.

 

photos by bhlee10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