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중 2 - 이봉희

 

나는 갑자기 하이얀 침대에 누워

아프고 싶습니다.

맘 놓고 죄스럼 없이

아프고 싶습니다.

하이얀 침대에서 아픈 것은

당당한 일입니다.

 

나는 지금 막, 당장,

하이얀 침대에 쓰러져

실컷 아프고 싶습니다.

하얀 병원 밖 알록달록한 세상에서

하루하루 감쪽같이 앓는 건

참 많이 쓸쓸한 일입니다.

 

끝도 없는 병원 밖

긴 긴 담 길을 걷노라면 가끔

울컥 눈물이 납니다.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는 경계선에서

감쪽같이 앓지 않는 건

참 많이 사무치게 쓸쓸한 일입니다.

 

04 MP

KKM | 2022.03.18 12: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봉희교수님을 생각하며
거길 가면 마음이 참 편했죠.

워크숍!...
그랬어요. 그래서 행복했던 순간. 소중한 시간들이었죠.
덕분에
지금 그 순간들이 떠오르네요.
무언가를 펼쳐 볼 수 있는 시간
마음 편히 오래도록.

오래도록 덮어두었던 책장을 열 듯
덮어두었던
마음을 펼쳐서
나를 들여다보던 그 때.
그 시간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그렇게
나를 들여다 볼 수 있었겠어요.

이렇게 낮은 구름이 흘러가는 아침엔
내 마음 속에서도 그 시간들이 흘러갑니다.
한국글쓰기문학치료연구소 | 2022.04.16 01:55 신고 | PERMALINK | EDIT/DEL
그리운 KM 선생님....
그곳은 이제 바쁜 계절이시죠.
건강 조심하시고 평안하시길 빕니다.
돌아가서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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