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이형기
모래는 작지만 모두가 고집 센 한 알이다. 그러나 한 알만의 모래는 없다. 한 알 한 알이 무수하게 모여서 모래다.
오죽이나 외로워 그랬을까 하고 보면 웬걸 모여서는 서로가 모른 체 등을 돌리고 있는 모래 모래를 서로 손잡게 하려고 신이 모래밭에 하루 종일 봄비를 뿌린다.
하지만 뿌리면 뿌리는 그대로 모래 밑으로 모조리 새 나가 버리는 봄비 자비로운 신은 또 민들레 꽃씨를 모래밭에 한 옴큼 날려 보낸다. 싹트는 법이 없다.
더 이상은 손을 쓸 도리가 없군 구제 불능이야 신은 드디어 포기를 결정한다. 신의 눈 밖에 난 영원한 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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