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목(枯死木)을 보며 - 박두규

자꾸만 변해야 한다고
변해야 살아남는다고 하지만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냐고 하지만
사는 일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변하는 것은 나를 살리는 궁리이고
변하지 않는 것은 너를 위한 궁리인 것 같다
무엇보다도 내가 본 세상의 아름다움은
아직도 변치 않는 것들에 있었으므로
사랑은 지난 사랑이라도
변치 않아야 했으므로.

- [숲에 들다](2008: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