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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bhlee



당신도 없이 나를 견딥니다
묵은 베개의 메밀 속처럼
나날이 늙어도 꼭 그만큼입니다.
[ 이성복]

 

072812

 

 

 

[침묵]

 

그 곳에
사람들은 급히 발자국만 남기고 떠나갔다
멋지다, 왁자지껄 감탄 한마디씩 하고 ...
몇몇은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서둘러 떠났다
늘 갈 길이 급했으므로
해지기 전 산을 넘어가야 했으므로
넘어가야 할 산은 늘 있으므로
돌아가야 할 곳이 늘 있으므로
발자국만 어지러이 남는 외딴 곳
바다도 먼 산도
어스름도
아름다움도
이젠
말이 없다
기다림이 사라진 곳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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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bhlee

 

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