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에 해당되는 글 6건
속으론 나를 좋아하면서도
만나면 짐짓 모른체하던
어느 옛 친구를 닮았네

꽃을 피우기 위해선
쌀쌀한 냉랭함도
꼭 필요한 것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얄밉도록 오래 부는
눈매 고운 꽃샘바람

나는 갑자기
아프고 싶다

[이해인]
송아지 | 2007.03.15 11: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나의 여러가지 얼굴 나의 여러가지 마음 그래도 나 누가 뭐래도 나 스스로 생각해도 나 어쩔 수 없는 나 그래 나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나 그래서 아프지만 아픈대로 살아가는 나
후기: 누구나 그렇겠지만 내 속엔 끊임없는 생각들 감정들이 뒤섞여 있다. 서로 싸우고 누르고 미안해하고 그러면서 살아간다. 옳은 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 내 것이니까
| 2007.03.21 23: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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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 | 2007.03.22 20:20 | PERMALINK | EDIT/DEL | REPLY
꽃이 피는 것을 샘내는 바람이라서 꽃샘바람이라 하던가.
그래서 꽃샘바람을 견디이내고 피는 꽃들이 더 예뻐보이는 것은 그 시샘을 잘 견더내서인가.
세상을 살면서 견디고 참고 모른 척하면서 지나치기도 하지만 종종 밉다고, 싫다고, 힘들다고, 그러지 말아달라고, 아프다고 말하고 싶다.
어제는 아이들이 옷 때문에 둘이 심하게 싸웠다.
하루 종일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집에 들어섰건만, 주고 받는 말들이 너무 듣기가 힘들어서 타이르다가 안되길래 억지로 말리기 보다는 둘이 시간을 가지도록 하고 잠시 밖으로 나왔다. 집 근처에서 야끼우동 한 그릇 사먹고 쓸쓸하고 힘들어하는 아픈 나를 달래기 위해 휴대폰도 끄놓고 '복면달호'라는 영화를 혼자 보고 집에 들어갔다.
자신의 얼굴이 알려지는 것이 너무 부담이 되어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던 주인공은 편견을 버리고 마지막에 가면을 벗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진심을 담아 노래를 부르게 되고 또한 자신이 좋아했던 락음악에 그 마음과 노래를 담아 더욱 히트를 치게 된다.
'락이나 토릇트 모두가 하트와 마음을 담아 부른다'는 재미있는 말을 주고 받으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나의 인생을 이래야만 된다. 적어도 나이가 이 정도면 이렇게 해야된다. 나에게 이렇게 대해주어야 한다. 라는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마음을 이해하고 '그럴 수도 있지'
안이숙여사의 '그럴 수도 있지'라는 책이 생각한다.
| 2013.04.11 09:33 | PERMALINK | EDIT/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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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우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로 무감각한 뿌리들을 흔들어 깨운다.

겨울은 우리를 따듯이 지켜주었지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어주고
희미한 생명을 마른 뿌리로 먹여주었지

 

-T. S.   엘리엇, <황무지>중에서 / bhlee역

(from "The Burial of the Dead," The Waste Land- T. S. Eliot)

 

 

-------------

지난주 올 들어 첫 꽃을 보았습니다. 캠퍼스 길가에 노란 수선화 두 송이가 수줍은 듯 나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 곁에는 어느새 푸르러진 풀 섶 속에 작은 제비꽃이 숨어 있는 것도 보였습니다. 보아주는 이 있든 없든 말없이 성실히 피어있는 작은 꽃과 눈이 마주치자 갑자기 나도  '살아서 살아있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슴을 흔드는 4월을 시인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합니다. 이 시는 4월이면 누구나 한번쯤 중얼거려보는 엘리엇의 유명한 시, [황무지]의 첫 구절입니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우고 생명수 같은 봄비가 무감각하던 겨울뿌리를 흔들어 망각의 잠에서 깨워주는데 왜 잔인한 달인지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엘리엇은 현대인을 메마른 불모의 대지 황무지에 사는 살아있는 죽은 자(the living dead)”라고 말합니다. 살아있으나 죽은 자와 방불한 것은 참된 사랑에 접근할 수 있는 순수한 열정,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고 인식하고 감동할 수 있는 감각들이 죽어있기 때문입니다. 남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따뜻한 마음을 상실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의식의 무감각함을 흔들어 일깨우면서 생명을 가져다주는 봄이 때로는 진실의 태양빛처럼 너무 부시고 아려서 그만 눈을 감고 싶어집니다. 4월이 잔인하다든 것은 이렇게 살아있으나 죽은 자처럼(little life) 잠든 채 살고 싶어 하는 현대인의 의식의 죽음, 그 비극적 상황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말입니다. 그들에게 생명과 의식을 일깨우는 4월은 잔인하기만 합니다. 우리 모두 엘리엇의 또 다른 시 구절처럼 "너무 많은 진실을 견디어 낼 수 없는(Humankind cannot bear very much reality)" 존재들이기 때문인가 봅니다.

 

4월입니다. 긴 겨울의 침묵을 깨고 어김없이 푸르러 오는 생명의 계절, 가끔 가던 길 멈추고 물어봅니다. "나는 살기 위해 죽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c)2004이봉희, 덴버 중앙일보 연재 문학칼럼 중에서]

| 2007.04.05 05:57 | PERMALINK | EDIT/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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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글쓰기문학치료연구소 | 2010.12.01 13:09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푸른바다: 이제 4월이군요. 새로운 4월에도 여전히 엘리엇의 황무지를 읇어야 하는게 아직 우리네 현실인 모양입니다. 누가 샀는지는 모르지만 어쨋든 집에 굴러다녔던 삼중당 문고판 '엘리어트 시집'을 통해 그의 시들은 일찌감치 접했었지요. 어릴 때는 좋은 시라고들 하니 읽기는 했지만 무슨 의미인지는 감을 잡기가 참 어려웠죠. 하지만 이해는 못해도 멋진 시라는 생각은 하곤 했습니다. 보들레르, 엘리엇... 근대인의 심상을 예리하게 표현한 시인들이지요. 근대에 접어들어 물질적으론 조금더 풍요로와 졌지만 정교해진 논리는 갈수록 공허해지고 그 바탕이라 할 깊은 감수성은 메말라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근대인들의 마음의 상태를 예리하게 느끼고 표현한 사람들이 이들 시인이 아닐까 생각해 보곤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시에서 '황무지'를 풍요롭게 할 자양분을 찾기는 힘들다는게 좀 아쉽습니다. 그러한 한계를 견디다 못해 보들레르는 실어증으로 도피하고 엘리엇은 과거로의 회귀를 동경했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네 일상에서 신화를 다시 발견하고자 한 제임스 조이스가 대안일까 아니면 건강한 생명의 힘을 재발견하고자 한 D.H. 로렌스가 대안일까 생각해보기도 하고... 하지만 서구보다는 동양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요즈음 저의 가장 주된 생각입니다.
님은 영문학자이신가 봅니다. 직접 번역을 해 주셨네요. 직접 소개해 주시는 좋은 시들 앞으로도 자주 감상하고 또 배워보고 싶네요. 2008-04-01

RE 2008-04-02 10:44:44 맞아요. 무슨 말인지 몰라도 가슴에 남아 메아리치는 구절들이 있어요. 그러다 어느날 그 의미가 새벽안개 걷히듯 깨달아 지는 때가 있기도 하고요. "좋은 시는 내가 자라면 함께 자란다"는 말이 맞나봐요.
아시겠지만 푸른바다님이 좋아하시는 보들레르의 구절이 황무지에서도 나오지요..."위선자 독자여, 나의 동류, 내 형제여!"
대안.... 참 날카로운 지적이세요.
어느날 그 한계에서 아득했던 기억이 납니다.

태그 2008-04-03 22:44:30 역시 직접 번역하신 거라, 일역 참조해서 번역한 것보다 훠얼 낫습니다.
저는 이 시를 읽으면 늘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이 생각나요.

APRIL is the cruel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breeding, mixing 하는 부분이 운명 교향곡의 맨 처음 주제의 빰빰빰 빠아아암
의 그 뒷 부분 같이 느껴져서요.


RE 2008-04-04 07:23:58 에궁. 감사합니다.
베토벤... 그러네요^^ --ng의 반복되는 리듬 때문일까요?
엘리엇이 낭송한 거 들어보면 참 멋져요.

추억과 욕망을 뒤섞는다 mixing memory and desire 는 말이 늘 저를 그 자리에 머물게 합니다. 엘리엇의 또 다른 시 구절이 생각나기도 하구요. "Memory, you have the key."라는. 추억은 과거이고 욕망은 미래일 텐데 과거와 미래에서 자유로운 영원한 현재를 사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것일까요? 어쩌면 정말 과거에 대한 회한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과거를 떨쳐내느라, 미래를 쫓아가느라 오늘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건 아닌가 가끔 자신에게 묻게 됩니다.

어느새 농활도 다녀오시고 그곳에서 학생들과 벌써 끈끈한 관계가 되셨나 봐요. 어디서나 누군가에게 힘과 희망이 되어주시는 모습 멋지십니다.

태그 2008-04-09 00:29:44 흐흐, 농활이 아니라 모꼬지였어요. 학생 중 한명이 그러더군요, 신임, 아니셨어요? 흐흐.


썸 2009-04-11 00:05:14 해마다 4월이면 생각나는 음악과 시가 있네요..
마침 오늘 모꼬지 모임에서 구두한켤레님께서 april을 듣고 싶다 말씀하시는데..
번역하여 소개해주신 이 시가 떠올라 대문으로 가져갑니다.
^^

RE 2009-04-11 23:15:27 아, 썸님. 4월이 가슴터질듯 문을 열어주네요.
답글있다는 메모가 남겨져서 와봤어요^^
구두한켤레님 잘 계시죠?
4월이 듣고 싶다....참 한켤레님다운 말씀이세요.

생각나서 오랜만에 오늘밤엔 엘리엇이 낭송하는 '4월을 들어'봐야겠어요. ^^
한국글쓰기문학치료연구소 | 2017.04.06 04:11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Nam Sibyllam quidem Cumis ego ipse oculis meis
vidi in ampulla pendere, et cum illi pueri dicerent:
'Sibyulla pe theleis'; respondebat illa: aponein thelo"
 
             For Ezra Pound, il miglior fabbro
 

For I, by my own eyes, saw Sibylla of Cumis hanging in a jar
and those children when they said: "Sibylla what do you want?";
and she reponded: "I want to die"
 
For Ezra Pound, the better craftman(poet)
 
내가 직접 내 두 눈으로 보았네.
쿠마지방의 시빌라가 유리병속에 매달려있는 것을.
그때 어떤 아이들이 그녀를 찾아와서 물어보길
"시빌라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라고 묻자 그녀는 대답했네
"나는 죽음을 원해...“
               -더 훌륭한 시인인 에즈라 파운드를 위해-   
신다혜 | 2017.05.16 15:2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4월이면, 스무살 그 해 선생님과의 수업에서 읽던 이 시를 기억해요.. 그 교실, 함께 한 사람들, 선생님이, 엘리엇의 시 보다 힘이 쎕니다. 어김없이 4월이면 시는 그때 그 시간을 배달해 주네요!
한국글쓰기문학치료연구소 | 2017.05.18 14:08 신고 | PERMALINK | EDIT/DEL
앗, 다혜!!! 정말 오랜만이에요.
아가들은 예쁘게 잘 크고 있죠?
보고 싶네요.
| 2020.04.07 23: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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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재 오닐 - 그래미상 수상 축하합니다!!!

Richard Yongjae O’Neill wins Grammy with concerto recording.

 

Schubert Arpeggione Sonata

New York Classical Players
Dongmin Kim, conductor
Richard Yongjae O'Neill, viola

May 1, 2015
W83 Concert Hall, New York, NY

 

| 2016.01.15 15:35 | PERMALINK | EDIT/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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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박정대>

 

고통이 습관처럼 밀려올 때 가만히 눈을 감으면 바다가 보일 거야
석양빛에 물든 검은 갈색의 바다, 출렁이는 저 물의 大地

누군가 말을 타고 아주 멀리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모습이 보일거야
그럴 때, 먼지처럼 자욱이 일어나던 生은 다시 장엄한 음악처럼 거대한 말발굽 소리와 함께 되돌아오기도 하지

북소리, 네 심장이 고동치는 소리를 들어봐
고독이 왜 그렇게 장엄하게 울릴 수 있는지 네 심장의 고동소리를 들어봐

너를 뛰쳐나갔던 마음들이 왜 결국은 다시 네 가슴속으로 되돌아오는지
네 가슴속으로 되돌아온 것들이 어떻게 서로 차가운 살갗을 비벼대며 또다시 한 줄기 뜨거운 불꽃으로 피어나는지

고통이 습관처럼 너를 찾아올 때 그 고통과 함께 손잡고 걸어가 봐
고통과 깊게 입맞춤하며 고독이 널 사랑할 때까지 아무도 모르는 너만의 보폭으로 걸어가 봐

석양빛에 물든 저 검은 갈색의 바다까지만
장엄한 음악까지만

[아무르 기타, 문학과사상사,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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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 도종환]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지쳐 있었다
모두들 인사말처럼 바쁘다고 하였고
헤어지기 위한 악수를 더 많이 하며 총총히 돌아서 갔다

그들은 모두 낯선 거리를 지치도록 헤매거나
볕 안 드는 사무실에서 어두워질 때까지 일을 하였다

부는 바람 소리와 기다리는 사랑하는 이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지는 노을과 사람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밤이 깊어서야 어두운 골목길을 혼자 돌아와
돌아오기가 무섭게 지쳐 쓰러지곤 하였다

모두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라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의 몸에서 조금씩 사람의 냄새가 사라져가는 것을 알면서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터전과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쓰지 못한 편지는 끝내 쓰지 못하고 말리라

 

오늘 하지 않고 생각 속으로 미루어둔 따뜻한 말 한마디는
결국 생각과 함께 잊혀지고 내일도 우리는 여전히 바쁠 것이다
내일도 우리는 어두운 골목길을 지친 걸음으로 혼자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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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살지 못하면 내일도 없다.
내일은 언제나 오늘 다음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평생 내일을 위해서 오늘을 희생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중에....라고 하면서.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목표를 위해서는 현재를 인내하고 참아야한다는 것이 너무 깊이 학습되어있는 것은 아닐까? 목표지향적이고 성과지향적인 세상이 내게 원하는 것은 늘 내일만 바라보고 현재를 건너뛰라는 듯했다.

그래서 Carpe Diem이라는 말을 한다. 오늘을 즐겨라!!!는 말이다. 하지만 그건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오늘을 즐기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오늘이 내 인생의 가장 귀중한 순간임을 잊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내일을 위해서 내가 살아있는 이 순간을, 오늘을 죽이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게 이 소중한 오늘이 단지 "내일의 전날"일 뿐인 것은 아닐까. 그 내일이 또 ‘오늘’이 될 텐데.

내일 쓰려고 오늘 쓰지 않은 편지는 영원히 쓰지 못할 것이다.
오늘을 살지 못하면, 나는 그저 영원한 귀가길에 있을 뿐 집에는 영영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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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과수원으로 오세요
석류꽃 만발한 곳, 햇살과 포도주와 연인들이 있어요.
당신이 혹 안 오신다면  이 모든 것이 무슨 소용있겠어요.
당신이 혹 오신다면  이 모든 것이 무슨 소용있겠어요.

                                             (루미/ 이봉희 역)

 

 

photo fr gardening books-Virginia Woolf's garden
(used here only for therapeutic purpo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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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 본 가장 아름다운 정원을 꼽으라면 당연히 모네의 정원 지베르니를 빼 놓을 수 없겠지만... 그보다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트리티니 컬리지의 정원이 더 먼저 떠오른다.

 

그 곳은 "아, 좋다"라는 말조차 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고요함과 숙연함을 느끼게 하던 공간으로 내 가슴에 남아있다. 아무도 없는 어둑한 시간이었기 때문일까?

안개처럼 어둠이 내리는 그곳에서 같이 수업 듣던 일본에서 온 학생(선생)과 함께 아무 말 없이 한 동안 앉아 있다가 온 기억이 난다. 휴식과 사색의 공간! 사람들의 의미 없는 소음에 지친 요즘, 나도 그런 의미 없는 말을 하고 있는 요즘, 그 곳에 다시 가고 싶다.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도!

 

그런데 시인은 말한다.
이 가슴 벅찬 아름다움이 당신이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아니 당신이 있다면 또 이 아름다움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

말이 없어도 좋은 사람. 아름다운 사람이 더욱 그리운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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