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에 해당되는 글 9건
상처가 더 꽃이다 - 유안진 | 2022.03.25
봄나무 - 이상국 (2) | 2022.03.24 지는 잎 - 이기철 | 2022.03.17 이름 부르기 - 마종기 (5) | 2022.03.08 새- 마종기 (3) | 2022.03.08 투병중 2 - 이봉희 (2) | 2022.03.06 공광규 - 사랑 | 2022.03.05 길가에 버려진 돌 - 이어령 | 2022.03.03 행복을 향해 가는 문 - 이해인 | 2022.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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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무 - 이상국 @ 이 글과 관련된 글 0 | 덧글 남기기
[지는 잎 - 이기철]
나는 이 가을을 성큼 건너갈 수가 없습니다
남들이 버린 지푸라기 같은 세상사들,
- 출처: 이기철,『 잎, 잎, 잎 』( 2011) ---- 샤갈의 마을도 아닌 데 지난주에도 눈보라가 몰아친 3월, 어느새 중순이다. 그래도 어느새 아파트 근처 공원들의 꽃밭마다 설강화(snowdrops)가 하얀 꽃을 피우고 좁쌀만 한 이름 모를 풀꽃들과 호기심에 겨워 뾰족이 얼굴 내민 초록초록 작은 새싹들, 나무에는 아가의 솜털 같은 봉오리들이 햇살을 쬐고 있다. 작고 여린 봄을 이기진 못한다는 걸 매년 확인하는 3월인데....
"나는 이 가을을 성큼 건너갈 수가 없습니다"라는 첫 고백에서 내 삶의 계절을 읽어서일까? 내 삶의 계절은 뒤돌아서거나 반복되는 길이 결코 아닌 제 갈 길을 가고 있으리라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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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부르기 - 마종기
우리는 아직도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한적하고 가문 밤에는 잠꼬대가 되어 사람들은 제 이름 석자 무엇이 부끄러워, 아니 두려워 어둠에 감추고 익명의 존재들이 되었을까. 그래서 같은 가지에서 서로를 불러도 더 이상 대답하지 못하게 되어버린 걸까. 함께 있어도 각자 혼자가 되어버린 우리는 이제 어떤 이름으로 서로를 불러야 할까? 0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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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h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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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중 2 - 이봉희
나는 갑자기 하이얀 침대에 누워 아프고 싶습니다. 맘 놓고 죄스럼 없이 아프고 싶습니다. 하이얀 침대에서 아픈 것은 당당한 일입니다.
나는 지금 막, 당장, 하이얀 침대에 쓰러져 실컷 아프고 싶습니다. 하얀 병원 밖 알록달록한 세상에서 하루하루 감쪽같이 앓는 건 참 많이 쓸쓸한 일입니다.
끝도 없는 병원 밖 긴 긴 담 길을 걷노라면 가끔 울컥 눈물이 납니다.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는 경계선에서 감쪽같이 앓지 않는 건 참 많이 사무치게 쓸쓸한 일입니다.
04 MP @ 이 글과 관련된 글 0 | 덧글 남기기
새를 사랑하기 위하여 @ 이 글과 관련된 글 0 | 덧글 남기기
길가에 버려진 돌 - 이어령
길가에 버려진 돌 잊혀진 돌 비가 오면 풀보다 먼저 젖는 돌 서리가 내리면 강물보다 먼저 어는 돌
바람 부는 날에는 풀도 일어서 외치지만 나는 길가에 버려진 돌 조용히 눈 감고 입 다문 돌
가끔 나그네의 발부리에 채여 노여움과 아픔을 주는 돌 걸림돌
그러나 어느날 나는 보았네 먼 곳에서 온 길손이 지나다 걸음을 멈추고 여기 귓돌이 있다 하셨네 마음이 가난한 자들을 위해 집을 지을 귀한 귓돌이 여기 있다 하셨네
그 길손이 지나고 난 뒤부터 나는 일어섰네 입 열고 일어선 돌이 되었네
아침 해가 뜰 때 제일 먼저 번쩍이는 돌 일어서 외치는 돌이 되었네 @ 이 글과 관련된 글 0 | 덧글 남기기
행복을 향해 가는 문 - 이해인 @ 이 글과 관련된 글 0 | 덧글 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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