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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 지는 초저녁, 무덤들이 많은 산 속을 지나왔습니다. 어느 사이
나는 고개 숙여 걷고 있습니다. 흘러 들어온 하늘 일부는 맑아져
사람이 없는 산 속으로 빨려듭니다. 사람이 없는 산 속으로 물은
흐르고 흘러 고요의 바닥에서 나와 합류합니다. 몸이 훈훈해집니다.
아는 사람 하나 우연히 만나고 싶습니다.

무명씨,
내 땅의 말로는
도저히 부를 수 없는 그대......

[신대철 -사람이 그리운 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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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 하나 우연히 만나고 싶다'는 시 속 사람의 말이 여러겹으로 가슴에 남는다. 
그 사람은에서  사람이 없는 산, 무덤만 가득한 산에서 그늘진 빛을 내려다보며 걸었다.

그가 산에서 내내 만난 이들은 만날 수 없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무명씨,

이땅의 말로는 부를 수도 없는 잠든 이들뿐. 

그가 그 산을 내려와 만난 건 

그가 지나온 산에서부터 자신처럼 굽이굽이 흘러 하산한 물 뿐이다.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아니,

혼자라는 걸 다시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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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원광대에서 "고립의 시대"에 대해서 특강/워크숍을 마쳤다. 3번째 초청해준 그 학회에 감사하다. 
마침 내가 올해는 지난 가을부터 계속 한국에 있어서 그동안  특강을 3-4곳에서 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한달 넘게 수없이 100페이지 넘는 PPT를 수정하고 또 수정하며 고립-단절-외로움에 대해서 끝없이 생각했다 
이미 몇달전부터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하던 중이었기도 했었기에

나는 고립 중에 가장 중요한 한 주제에 집중하고 싶었다. 

 

다녀와서 좀 아팠다. 탈진? 아쉬움?  어떻게 그 짧은 시간 그 길고도 깊은 이야기를 다 나눈단 말인가?

메인 디쉬는 맛도 못보여주고 애피타이저로 끝난 듯해서  와서 끙끙 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