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모 일간지 기자가 문학치료에 대한 참여자와의 인터뷰를 요청했고  그에 응했던 분의 글입니다.

참고가 될 것 같아  허락을 받고 공유합니다.

 

문학치료에 대한 질문과 답변:

 

답변이 잘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저의 인적사항은요.

이름 : KB, 38세, 전업주부(실명으로 쓰셔도 괜찮습니다^^)

 

- 무엇이 문제라고 느끼셔서 문학치료를 받게 되셨는지요? 문학치료 받기 전, 정서•감정적 상태를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가급적 세세하게...

(예를 들어 가족 얼굴은 쳐다도 보기 싫었다던지, 사는게 싫어 자살충동을 느꼈다던지...구체적 증상과 그렇게 된 이유도 적어주셨으면 합니다^^)
 
: 우울증을 20년 가까이 앓았습니다. 최근 몇 년사이에 이 증세가 더 심해져서 급기야 2011년에 상담소를 찾게 되었지요.
늘 아침이 되면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사나?'하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하루를 종일 누워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사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고, 의욕도 없다보니 사람들 만나는 것을 극도로 꺼리게 되어 일주일 내내 집안에만 있게 되는 생활이었습니다.
늘 불안하고 사람들 시선이 저를 향하고 있는 것 같아 불가피한 외출을 할 때에도 항상 긴장하고 사람들 표정과 반응을
살피는 등 외출을 하는 동안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늘 신경을 쓰느라 삶이 많이 고단하고 힘든 상태였습니다.
상담소를 다닌 후에 조금 나아지는 듯 했지만, 내가 겪고 있는 문제를 상담자가 더 후벼파는 듯한 느낌이 들어 상담을 하러 갈 때마다 고통스러웠습니다.
상담자가 이끄는 상담과정도 제게 어느정도 도움이 되었지만, 상담자의 반응에 신경쓰느라 삶이 더 혼란스러워진 것 같고, 뒤죽박죽 엉켜있는 느낌이 들거
어떻게든 정리를 하고 싶던 차에 이봉희 교수님이 집필하신 '내 마음을 만지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고, 그것을 시작으로 문학치료라는 것도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어떤 이유로 문학치료를 선택하셨는지요?
:사실 또 자기를 노출해야 한다는 위험부담이 있었지만, 내향적인 제 성격을 생각해 보니, 말보다 '글'로 노출하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전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문학치료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글쓰기, 글읽기의 효과에 대한 불신,의구심은 없으셨는지요?
:하하...(잠깐 웃음이 났어요^^) 제가 참 의심이 많아 돌다리도 여기저기 실컷 두드려보고 '안 건너는'사람이거든요.
그만큼 의심이 많아, 첫 회에 참여할 때, '그래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내가 낱낱이 분석해볼테다'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했지요. 상담소에서 상담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보편적으로 알려지다보니
신빙성도 있고 한데, 문학치료라는 것은 그만큼 알려지지 않다보니 '신빙성'면에서 좀 약했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과연 내가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참여했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으면 어쩌지라는
걱정과 불신이 가장 컸지요. 첫 회를 그런 생각으로 참여하다보니, 그날 많이 경직되어 있었답니다^^
 
- 기간은 얼마동안 문학치료를 받으셨는지요?
: 2012년 5월 26일 첫 회를 시작으로 7월 14일 마지막 회인 4회를 받아 총 4회를 받았습니다.
2012년 9월 22일에 시작하는 문학치료에 다시 참여할 예정이구요.
 
- 실제 문학치료는 어떻게 진행됐는지요? 어떤 과정으로 문학치료가 진행됐는지 궁금합니다. 뭐를 읽고 어떻게 무엇을 쓰셨는지...
: 워밍업으로 간단한 글을 쓰고, 교수님께서 심혈을 기울여 고른 한국시인의 시와 해외시인의 시(교수님께서 직접 번역하신 시)를 매 회마다 분배해서 읽게 됩니다. (어떤 회에서는 한국시인의 시를, 어떤 회에서는 해외시인의 시를, 또 어떤 회에서는 두개 모두 읽을 때도 있구요)
그 시를 낭독해서 읽고 마음에 들어온 구절이나 눈길을 끈 구절을 토대로 자유롭게 종이 위에 글을 써내려갑니다.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쓰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시에 대한 비평이 아닌 오직 내 마음이 쓰고 싶은 말을 종이 위에 쏟아내는 시간입니다.
 
 치료 과정에서 혹시 본인에 대해 깨달으신 게 있는지요? (내 문제가 이거였구나, 라든지, 글쓰는게 어렵지 않구나 라든지...)
: 아직 자라지 않고 있는 내면 아이라는 것이 제 안에 있다는 사실에 참 많이 놀랐습니다.
그 아이가 자라지 않아 제게 그토록 많은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 내향적인 사람에게 말이 아닌 '글'이 얼마나 편안했는지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 치료과정에서 신기하거나 놀라신 부분이 있으신지요? (스스로 변해가는 모습이나 글쓰면서 느끼는 해소감 등등)
: 우선 묘한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말은 누군가가 들어야 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상대방의 '코멘트'가 따라오게 되지요.
그 코멘트가 사실 저같이 우울증세를 오래 겪은 사람들에겐 엄청난 '독'과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종이 위에 쓰고 싶은 대로 쓴 '글'은 어느 누구의 검열도, 비판도, 평가도 받지 않다보니
마치 날개를 달은 듯 자유로워진 느낌이었습니다. 내 안에 이렇게 많은 '목소리'가 있었다는 사실에
많이 놀라기도 했습니다.
 
-실제 치료 후(혹은 과정에서) 선생님께선 어떤 부분이 크게 달라지셨나요? (삶에 대한 마음가짐, 타인을 대하는 태도 등등)
: 가장 먼저, 보는 사람마다 얼굴표정이 상당히 편안해졌다고 놀랍니다. 제 스스로도 거울을 보면서 무척 편안해졌음을 느낍니다.
그리고 사람들 시선에 더 이상 연연해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들도 나와 같은 아픔이 있을거야..라는 생각을 하며 조금은 여유롭게 대하게 되었고
문학치료를 통하여 사람을 두려워하게 된 이유를 찾을 수 있게 되어 무엇보다 삶이 정리가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이 느낌이 제게 인생을 살아봐도 괜찮겠지? 라는 기대를 갖게 하였습니다.
 
- 혹시 육체적으로도 변화가 있으신지요? (건강적 측면에서)
: 제가 위경련과 만성두통에 오래 시달렸었는데, 이제는 그 증상이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과거엔, 지인들과 식사하는 자리만 가도 위경련이 나고 소화가 거의 안 되어 소화제를 꼭 먹어야했거든요.
이젠, 지인들과의 식사자리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게 되었습니다.
 
-꼭 권하고 싶은 사람은
: 저처럼 많이 내향적인 사람이면서 우울증으로 삶의 의욕이 없는 사람에게 꼭 권하고 싶습니다.
문학치료에 오면 어느 누구도 나의 아픔과 고통을 자로 재거나 가위로 자르지 않고 공감해줍니다.
그 점이 가장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지는 느낌은 마음이 아픈 사람이 간절히 바라는 것이지 않나 싶네요
 
- 끝으로 덧붙이고 싶으신 말씀 있으시다면요^^
: 이봉희 교수님의 문학치료에 대한 '깊은 사명감'에 너무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매 회마다 얼마나 큰 공감으로, 큰 통찰력으로, 그러나 결코 과하지 않게 강하지 않게 잔잔하게 참여자들의 마음을 만져주시는지요... 교수님의 이 마음이 O기자님의 '좋은 글'로  사람들에게 전달이 되었으면 합니다^^
 
 
O 기자님^^
글이 하나도 안 실려도 저는 괜찮습니다^^
이 과정만으로도 정말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우리네 인생 곳곳에서 잔잔하게 등불을 밝히고 있는 분들의
따뜻한 기사를 O 기자님의 글로 많이 만나뵐 수 있길 바랍니다.
 
따뜻한 저녁시간 되세요^^
 
BK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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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한 글자 한 글자 교수님의 답신에 마음이 울컥해졌어요^^(좋아서 그랬어요)

 

세상에 저를 받아주시는 분이 있으시다는 사실에 정말 든든해집니다..

 

문학치료 시간에 쓰지 않은 이야기를 말쓰드리자면, 제가 어린 시절에 만났던 선생님들로부터 적잖은 상처를 받은 기억이 있어요. 그 상처에서 벗어나는 것이 힘들었고, 또 벗어나 지지도 않았더랬지요.

 

그런데  문학치료를 만나면서,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교수님을 만나게 되면서 정말 신기하게도 이 상처가 더 이상 아픔으로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왜 그럴까....생각해보니

 

교수님께서 해 주시는 칭찬과 격려 그리고 이해가 제 상처를 만져준 것이었어요^^

저도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사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해 주셨거든요.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를 이렇게 사람으로부터 치유를 받는다는 말이

정말인 거였구나..를 직접 경험하게 되었지요.

 

교수님을 이제야 만나게 되었다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지만,

그래도 아직도 만나지 못하고 있었더라면 더 안타까웠을 거란 생각에

많이 위로가 됩니다^^

 

Oh KA 기자가 전화로 인터뷰를 한다고 했을 때, 제 생각이 제대로 표현이 안 될 것 같아

이렇게 메일로 인터뷰 질문을 보내달라고 했어요.

 

문학치료가 어떻게 저를 살아나게 했는지, 더 말하고 싶었는데 표현력이 짧은 제게 한계를 느끼면서도 참 좋은 시간이었어요..

 

교수님께서 한 번 읽어봐 주시면 좋을 듯 해서요^^

지난 번에 보내드리려고 하다가 이제야 보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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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치료 참여자 , 청소년 상담사 선생님의 참여소감]

 

아래 글은 본 연구소의 글쓰기/문학치료 워크숍에 참여한 분이 보내주신 워크숍 후기입니다.
개인적인 사례가 아닌 세션의 평가이므로 본 연구소의 워크샵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을 위해
본인의 허락하에 여기에 실어봅니다.

글쓰기/문학치료 워크숍 후기

1. 저널치료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게 된 점.


학회에서도 글쓰기 치료라는 이름으로 분과활동이 이루어지고 있고 곳곳에서 글쓰기 치료라는 이름으로 이야기를 하지만 이번 기회에 저널이 무엇인지 저널쓰기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저널은 일기와 같다고 하신 교수님의 말씀에 공감하면서 그냥 [저널치료](학지사) 책을 봤을 때 가졌던 저널에 대한 생각이 직접 국내에서 유일한 "공인저널치료사"인 교수님의 가이드를 따라 방법을 경험하고 나니 몸으로 체득된다. 그냥 책을 봤을 때는 저널쓰기가 어차피 글쓰기 구나 생각하면서 글을 쓸라면 이런 방법들이 있구나라고 방법적인 면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직접 경험해 보니 저널쓰기의 여러 방법이 단지 도구일 뿐 진짜 중요한건 어떻게 진실되게 지금, 현재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직접 경험해보는 거랑 책만 읽은 것은 큰 차이가 있었다. 저널쓰기 방법을 활용하고 싶은 사람은 꼭 [저널치료] 전문가의 지도를 경험해보고 활용하기를 권하고 싶다.


2. 상담이 아니라고 하셨지만 문학적으로 표현된 심리학 용어들


처음 만남에서 교수님은 자신은 문학치료사이며 심리학자가 아니고 심리치료를 하는 것도 아니라고 하셨다. 그러나 워크샵을 들으면서 교수님이 표현하시는 용어는 문학적으로 달리 표현된 깊이 있는 심리학적 용어들이었다.(그렇다고 내가 심리학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는 아니다) 그것은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경험과 연륜을 가진 사람만이 이야기 할 수 있는 깊이의 언어들이었다. 그래서일까 왠지 상담이나 심리치료라고 하면 거부감을 먼저 느끼는 우리네 정서에 비추어 볼 때 저널쓰기는 부담이 없으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치료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교수님은 끝까지 심리나 상담치료는 아니라고 하셨지만). 그것은 문학치료라는 다학문적인 상담치료를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들에게 부담없이 첫 걸음을 딛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3. 다양한 매체 활용의 놀라움 (문학치료와 글쓰기치료의 접목)


단순한 글쓰기치료가 아니라 무엇보다  교수님이 사용하시는 독특한 방법인 문학치료와 글쓰기치료가 접목된 방법과 다양한 형식의 텍스트를 가진 문학적 매체들이 놀랍다. 그림, 영화, 시, 글, 등 자료의 방대함과 그 자료를 구하기 위해 그동안 준비하셨을 교수님도 존경스럽다. 때로 독서치료를 진행을 하다보면 몇 가지 힘든 점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내담자들이 책을 읽을 시간이 없거나 책읽기를 별로 안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널쓰기에서 사용하는 영화의 한 부분, 그림, 책의 한 문구, 시들은 매우 공감되면서도 자료를 처음부터 모두 봐야한다는 부담감을 갖지 않게 하여 좋았다. 독서자료를 활용 할 때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해 여러 가지 방법을 배운 기회가 되었다. 또한 다양한 글쓰기 방법들도 재밌다. 방법이 새로운 건 아니지만 그것들이 저널쓰기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접목되는지를 알게 되었고 글로만 쓰는 것이 아니라 그림이나 마인드 맵 등 자신이 쓴다는 것은 심각하게 느끼지 않도록 하는 쉬운 방법들이 글쓰기에 응용되어서 좋다.  



4.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바뀜


워크샵시간에도 말 한 적이 있는 데 나는 오래전에 일기 쓰는 것을 그만 둔 적이 있다. 왠지 글쓰기가 가지고 있던 무게감이 나를 진정으로 쓰지 못 하게 만든 것 같다. 글은 자기 마음을 무의식적으로 나타내는 거라고 하지만 나의 글쓰기는 무의식을 의식의 검열로 검열하여 쓴 것 같았다. 정말 글을 아무 생각 없이 한번 쓸 때 끊지 않고 다시 읽어보지도 않고 써 보는 것, 그것은 아직도 얄팍한 의식의 끝을 잡고 나의 글을 검열하는 나에게 처음에는힘든 일이었지만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써 보고 나중에 다시 의식적으로 다시 읽어본 후에 써보는 후기 또한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진정한 저널 쓰기 방법이 잘 알려져서 글을 쓴다고 하면 거부감과 부담감이 먼저 드는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도구로써 글쓰기를 애용하기를 바란다. 진정 부담 없는 무의식의 표현이 저널쓰기이다. 


 

5. 저널치료를 접하고 나서 나의 변화


이 글을 쓰기 위해 저널치료 숙제로 낸 나의 글을 다시 꺼내 읽어보았다. 다시 읽어보니 새롭다. 어떤 글은 내가 왜 그 때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 생각이 안 나는 것도 있고 변하지 않는 생각도 있다. 자기가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고 후기를 쓰는 것은 후기에 후기를 계속 써서 끝이 없을 것 같다. 나의 시간에 따른 생각의 변화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아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머릿속에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아빠에 대해 글을 썼었다. 되도록 솔직하게 쓸려고 했다. 한번 썼다고 해서 그 감정이 다  라진 것은 아니지만 한번 써 보자 머릿속에서 맴돌던 묵직한 무게감이 좀 준 것 같다. 뭐랄까? 계속 나의 화두인 것처럼 따라다니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할 첫 발을 내딛었다고나 할까?


아빠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써 봐야 할 것 같다. 그러면서 나의 무의식이 어찌 변해가는지도 찬찬히 살펴봐야겠다. 단지 지금은 책상에 앉아 컴퓨터에 앉아 무언가를 하엔 불편한 몸이 되어서 나중에 몸이 좀 편해지면 시작해야겠다. 이제 글쓰기에 대한 부담이 줄었으니 몸이 가벼워지다면 더욱 쉽게 시작할 것이다.  막연히 언젠가 해야지 하던 것이 아닌 진짜로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하고 싶은 작업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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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문학치료와 저널치료에 대한 나의 생각

뭐든 경험을 하고 나면 바로 후기를 쓰는 것이 가장 신선하고 새롭다. 시간이 좀 지났고 또한 출산이라는 인생의 아주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는 나는 온통 신경이 그 쪽에 가 있는 관계로 그 때 느꼈던 신선함을 다 전달하지 못 할까 생각이 든다. 그래도 기억을 되살려 저널치료에 대한 내 생각을 간단히 써 보았다.

*이 글은 집중 문학/저널치료 워크샵 (4일 8회, 2007년 7월)에 참석했던 한 참여자(청소년상담사)가 보내주신 글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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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년에 참여하신 분의 글 (허락하에 사적인 부분을 삭제하고 가져옴)

<후기2, 000>

전에 쓴 글을 보면서 마음이 저리면서도 불과 몇 주전보다 훨씬 더 따뜻한 눈으로 아니 과거에는 따뜻한 시선 자체가 없었다. 스스로를 바라보는 눈은 따뜻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 가운데서 다시 이 글을 읽으니 상처 투성이 나의 20대를 안아주고 싶다.

문학치료를 이제 겨우 2번 받았지만 이미 내 삶에는 여러 가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전에는 가보지 못했던 내면의 깊은 곳까지 들어가보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의 변화도 설레임으로 기다리고 있다.......

글을 쓰다 마지막 구절을 쓰다 놀라기도 했고 눈물까지 나오려고 했다. 내 안에 있는 나약함. 밖에서 보이는 강인함, 책임감 안에 감추인 한없이 약하고 소박하기까지 한 내 모습을 보게 된다...........

 

문학치료를 처음에 받기로 시작했을 때 지적 호기심이 더 강했다. 그런데 늑대 이야기를 쓰면서 모든 것이 다 무너져버렸다. 지적 호기심이고 뭐고 문학치료 그 자체에 정말 집중하게 된 순간이었다.

 

몇 주가 지난 지금 이 글을 옮겨 적는 순간에도 그때의 감정이 밀려온다. 문학치료라는 것을 이제 겨우 맛보기 수준으로 하는 것이겠지만 내겐 이 글이 그 어떤 책보다, 그 누구의 상담보다, 그 어떠한 위로보다 내게 더 많은 말을 해준다. 내 손에서 그런 글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글을 쓰면서 ...(사생활 보호를 위해 중략) ....나도 모르게 감정이 붙받쳐오르고 그 웃음에 대해서 쓰기 시작했다. 남들은 그것을 숭고하다던지 아니면 아름다운 희생의 모습이라던지 별별 소리를 하더라도 나는,....... 그렇지 않음을 말하고 싶었나보다. 정확히 아무 생각도 안 나고 손이 먼저 갔다. 그리고 미친 듯이 남은 몇 줄을 썼고 결국 마지막 줄,

이제 그만 달려도 된다는 사실이……그게 좋아서 웃는 것이리라.”

 

지금 타이핑을 치는 이 순간, 커피숍 한 구석에서 집중해서 쓰고 있는 내 눈가에 눈물이 맺힐려는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저 한 문장 앞에 나는 무너졌다. 그리고 내 안에서는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도 갈 길이 멀기에 사람들 앞에서는 절대 울지 않는다. 아니 나는 울면 안 되는 아이로 자랐기 때문에 여전히 운다는 것에 굉장한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안에서는 눈 밭에서 무릎을 꿇고 늑대 머리를 부여잡고 울고 싶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그 불쌍한 늑대를 나라도 안고 울어주고 싶다. 문학 치료를 하면서 2번째 세션에서도 많은 울림이 있었지만 내겐 이 첫번째 울림의 충격이 가장 크다.

 

지적 호기심에서 정말 내면을 향하게 되었고 내 안에 추워서 벌벌 떨고 있는 아이의 그림자를 보게 되었다. (이후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