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전북대 한중문화사업단 초청 특강에 초대되어 갔었다.  중문과에 우리나라에서 정말 드믈게 서예과목이 있었다. 교수는 유명한 서예가 김병기 교수. 정말 많은 일을 하고 계신 교수님이다.  학생들에게 서예를 시키면 아이들의 마음이 정화되고 안정되고 치유되는 것을 느끼신다고.

 

한옥마을(이곳은 또 언제 다시 이야기 하기로 하고)과 여기저기 차로 데리고 다니면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전주향교 마루에 앉아서는 낭낭한 목소리로 한시도 낭송해주시고.....

강암 서예관에도 가서 강암 송성용 선생의 서예를 감상했다.  교수님으로부터 한시의 의미와 작품 설명과 함께 들으니 그 분의 수묵화와 서예의 예술성을 조금이나마 더 잘 알수 있었다.  강암은 바람에 날리는 풍죽을 그린 화가로 유명하다.

 

그 중에 마음에 남은 작품중 하나는 수묵화와 함께 쓴 한시, 풍죽(風竹)이다. 그 한시의 해석은...

 

풍죽(風竹)

 

미풍이 불어 올때면 빙그레 웃다가

바람이 드세질때면 불평소리를 내기도 하지

아직도 악기를 다루는 명인을 만나지 못해

할일 없이 커다란 음악소리를 안으로만 감추고 있구나.

 

(대나무가 장차 큰 악기가 될 수 있는 재목인데

아직 명인을 만나지 못해 그 음악소리를 표현 못하고 속으로 감추고 있다는 뜻)

 

강암이 쓴 일지암이라는 글(서예작품)이 또 마음에 남았다.   서예작품 옆에 초의선사가 머물던 일지암 사진도 있었다.  쓸쓸한 듯 보이는 아주 작은 암자.  시승(詩僧) 초의선사가 그의 시상(詩想)에 가지는 수많으나 새가 깃드는 가지는 오직 하나로, "나는 새는 한가지의 나무에만 있어도 편안하다."는 데에서 '일지암(一枝庵)'이라는 암자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강암의 글씨에서 '암'자는 마치 지붕아래 사람이 앉아 있는 듯이 보여서 그렇게 말했더니 그런 해석을 처음 들어봤다면서 보니 정말 그렇다고 김병기 교수님이 재미있어하셨다. 또 감동적인 것은 76세인가에 8시간동안 쉬지 않고 천자문을 쓰신 작품이었다.  정말 대단한 열정과 정신력과 에너지시다. 끝까지 글자가 흩어지지도 힘이 약해지지도 않으시고 한결 같이 쓰시다니.  교수님의 설명을 다 기억 못하는 게 아쉽다.

 

케이티엑스 역까지 태워주시고 기차시간 기다리기 무료할까봐 친절하게 또 곁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가셨다.  김일로라는 시인의 시를 들려주셨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가 일본 하이쿠 시를 언급하자 우리나라에도 그런 비슷한 영역을 개척한 유일한 시인이 있다면서 김일로를 소개해주셨다.

 

꽃씨 하나 얻으려고 일 년

그 꽃 보려고 다시 일 년   (김일로)

 

김일로가 쓴 시 중  또 가슴을 울린 시는

 

저 숨결 저 몸짓

풀 한포기  돌 하나였으면 좋을 것을

 

이것을 김일로는 또 한시로 옮겼다는데 그게 기막혔다. 

一石草人不及

 

정말 감사한 마음이 가득이다. 내가 중문과 교수님들과 대학원생을 놓고 무슨 강의를 하면 좋을까 하고 고민하는 맘으로 갔는데 2시간 예정이던 것을  쉬는 시간도 없이3시간이 되도록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리고 오히려 내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와서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게 이런 건가보다 싶다.  들고 가기 무겁다고 교수님께서 책과 도록 등을 보내주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오늘은 K교수님이 자신이 번역하신 중국 소설3권을 보내주셔서 참 감사히 받았다.

언젠가 다시 가고 싶다. 특히 땅거미 진 후  전주천 길도, 한옥마을도 걸어보고 구석구석 들어가보고 싶다.

 

---------------

"해남 두륜산 자락에 위치한 단촐한 암자 일지암은 초의 선사가 39세였던 1824년에 지어 40여 년간 기거한 한국 차 문화 중흥의 상징인 곳이다. 초의 선사는 추사 김정희, 다산 정약용 등 당대의 명사, 시인, 예인들과 폭넓게 교류하면서 이곳에서 다서()의 고전인 『동다송』을 저술하고 『다신전』을 정리했다고 한다.  『동다송』은 차의 효능과 산지에 따른 품질, 만들고 마시는 법 등을 적은 것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차에 관한 책이며 동다(), 즉 우리나라 차에 대한 예찬을 담고 있다고 한다.(하지만 초의 선사 입적 후 일지암은 화재로 소실되었고, 현재의 일지암은 1970년대에 복원된 것이다.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성지와 같은 곳이다."[네이버 지식백과]

miok | 2015.07.25 12: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선생님... 더운데 잘 지내셨어요? 전주 강의 다녀오셨네요. 의미 있는 시간들 속에는 늘 글과 사람이 있는 것 같네요.
조만간 뵈어요. 늘 건강하세요.
journaltherapy | 2015.07.26 11:09 | PERMALINK | EDIT/DEL
아. 미옥씨였군요^^
 이름   비밀번호 
 홈페이지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