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있던 자리 -천양희>

잎인 줄 알았는데 새네
저런 곳에도 새가 앉을 수 있다니
새는 가벼우니까...
바람 속에 쉴 수 있으니까
오늘은 눈 뜨고 있어도 하루가 어두워
새가 있는 쪽에 또 눈이 간다
프리다 칼로의 ‘부서진 기둥’을 보고 있을 때
내 뼈가 자꾸 부서진다
새들은 몇 번이나 바닥을 쳐야
하늘에다 발을 옮기는 것일까
비상은 언제나 바닥에서 태어난다
나도 그런 적 있다
작은 것 탐하다 큰 것을 잃었다
한 수 앞이 아니라
한 치 앞을 못 보았다
얼마를 더 많이 걸어야 인간이 되나
아직 덜 되어서
언젠가는 더 되려는 것
미완이나 미로 같은 것
노력하는 동안 우리 모두 방황한다
나는 다시 배운다
미로 없는 길 없고 미완 없는 완성도 없다
없으므로 오늘은 눈 뜨고 있어도 하루가 어두워
새가 있는 쪽에 또 눈이 간다

어디에서나 나를 지켜보는 새의 눈이 있다.

*출처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창비, 2011

-----

https://www.journaltherapy.org/55

ASS | 2020.03.01 06: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늘 하루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호정 | 2020.03.01 06: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상은 언제나 바닥에서 태어난다는 말이 와 닿네요..
이번달 들어서 몸도 안 좋고 차 사고도 나고 그래서 많이 지쳤는데 곧 비상하겠죠?^^
늘 제게 힘이되는 글을 올려주시는 교수님~♡ 넘 감사해요^^
bhlee | 2020.03.01 06:58 | PERMALINK | EDIT/DEL
그러게 호정아.
사고 여파가 오래가지?
몸이 안좋을수록 더 잘먹고 잘 자고 절대 무리하지마.
더 건강히 회복되어 바닥에서부터 높이 비상할거야~~
기도중에 기억할게. 힘내
 이름   비밀번호 
 홈페이지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