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 백무산 비 개인 숲이 옷을 벗는다 터진 구름 사이 바람 몇 점 푸르게 일더니 새들이 울기 시작한다 새들 소리에 후드둑 후둑 떨구더니 초록의 물결이 철철철 넘쳐난다 숲이 쏟아놓고 숲이 잠긴다 여기 와서 침묵하니 내 침묵에 내가 잠긴다 숲이 숲 같지 않구나 내 몸 밖의 것 같지 않구나 터진 구름 사이 푸른 하늘도 내 마음 밖의 것 같지 않구나. ([인간의 시간] 창작과 비평사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