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어라 - 허형만 산 설고 물설고 낯도 선 땅에 아버지 모셔드리고 떠나온 날 밤 문 열어라 잠결에 후다닥 뛰쳐나가 잠긴 문 열어젖히니 찬바람 온몸을 때려 꼬박 뜬눈으로 날을 샌 후 문 열어라 아버지 목소리 들릴 때마다 세상을 향한 눈의 문을 열게 되었고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고 그러나 나도 모르게 그 문 다시 닫혀졌는지 어젯밤에도 문 열어라 - [비 잠시 그친 뒤] 문학과지성사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