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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 맑아-나태주

 

잊었던 음악을 듣는다.

​

잊었던 골목을 찾고

잊었던 구름을 찾고

잊었던 너를 찾는다

​

아, 너 거기

그렇게 있어줘서

얼마나 고마운가 좋은가

​

나도 여기 그대로 있단다

안심해라 손을 흔든다

햇빛과 그늘 사이로 오늘 하루도 지나왔다
일찍 저무는 날일수록 산그늘에 마음 베인다
손 헤도 별은 내려오지 않고
언덕을 넘어가지 못하는 나무들만 내 곁에 서 있다

가꾼 삶이 진흙이 되기에는
저녁놀이 너무 아름답다
매만져 고통이 반짝이는 날은
손수건만 한 꿈을 헹구어 햇빛에 널고
덕석 편 자리만큼 희망도 펴놓는다

바람 부는 날은 내 하루도 숨 가빠
꿈 혼자 나부끼는 이 쓸쓸함
풀뿌리가 다칠까 봐 흙도 골라 딛는
이 고요함

어느 날 내 눈물 따뜻해지는 날 오면
나는 내 일생 써온 말씨로 편지를 쓰고
이름 부르면 어디든 그 자리에 서서 나를 기다릴 사람
만나러 가리라

써도써도 미진한 시처럼
가도가도 닿지 못한 햇볕 같은 그리움
풀잎만이 꿈의 빛깔임을 깨닫는 저녁
산그늘에 고요히 마음 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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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저녁놀에 고통을 매만져 반짝이면, 그때 

손수건만 한 꿈이라도 헹구어 널어 말릴까?
일찍 저문 오늘은 꿈 대신

가도 가도 닿지 못한 햇볕 같은 그리움이라도 널어놓는다. 
산 그늘에 소리없이 베이는 마음 


<해바라기 - 성용욱 작시>


어느새 하늘은 섧은 어둠으로 빛나고
뛰어 놀던 어린 친구들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
공원엔 바람이 갈대숲을 산책하는데
어디로 난 고갤 숙여야
몸을 피할 수 있는 걸까


알아
너의 정원엔 그 어떤 꽃들도
자랄 수 없다는 것도
이젠 품어보지 못한 마음
그늘에 두고 떠나는 걸


하늘은 하늘로 그냥 머무르겠죠
구름은 어디로든 흘러가겠죠
난 어딜 봐야 하는지 아직 알지 못하는
해 지는 해바라기


하루에 몇 번을 너를 위해서 날 바꿔도
한순간도 머무르지는 못해
이 평안함이라는 건


알아
너의 책장엔 그 어떤 글귀도
남아있지 않다는 걸
이젠 물어보지 못한 마음
구석에 두고 떠나는 걸


하늘은 하늘로 그냥 머무르겠죠
구름은 어디로든 흘러가겠죠
난 어딜 봐야 하는지 아직 알지 못하는
해 지는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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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17살, 이지훈의 노래를 들으면 
너무 순수하고 거짓 없는 깊은 마음과 성숙한 영혼이 그의 그지없는 목소리가 되어 나올 때
어떤 노래든지 언제 듣든지 자꾸 눈물이 난다.
부디 그 모습으로 그대로 자신을 잃지 않고 아름답게 성장하고 오래오래 우리 곁에 있어주기를...
자기의 길을 가기를... 

https://youtu.be/Ah5lWnduLyM?si=b8kyBINlueU9ygqz


 

해지는 들길에서 - 김용택

 

사랑의 온기가 더욱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그늘도 묻히면

길가의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

​​

내 안의 그대처럼

꽃들은 쉼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춥지 않아도 되니

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한지요​

 

지금 이대로 이 길을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송이로 서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