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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 마종기>

 

구름이 구름을 만나면
큰 소리를 내듯이
아, 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치면서
그렇게 만나고 싶다, 당신을  

구름이 구름을 갑자기 만날 때
환한 불이 일시에 켜듯이
나도 당신을 만나서
잃어버린 내 길을 찾고 싶다.

비가 부르는 노래의 높고 낮음을
나는 같이 따라 부를 수가 없지만
비는 비끼리 만나야 서로 젖는다고
당신은 눈부시게 내게 알려준다.

 


ㅡㅡ

 

 

오늘 빗속을 오래 걸었다
옷과 발이 다 젖었지만
내 마음은 메마른 사막이었다.

참 오래도 그리 빗속을 걸어왔다
젖지 못한 채 마냥 퍼붓던

굵은 빗속을.

그래, 그래, 비는 비끼리 만나야
서로 젖는다고
끄덕 끄덕
시인의 말을 중얼거리며.

 

 

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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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전하는 말 - 이해인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이라고 
 
오늘은
나도 이야기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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