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덩굴 -공재동 비좁은 담벼락을 촘촘히 메우고도 줄기끼리 겹치는 법이 없다. 몸싸움 한 번 없이 오순도순 세상은 얼마나 평화로운가. 진초록 잎사귀로 눈물을 닦아주고 서로에게 믿음이 되어주는 저 초록의 평화를 무서운 태풍도 세찬 바람도 어쩌지 못한다.
비스듬히- 정현종 생명은 그래요. 어디 기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나요? 공기에 기대고 서 있는 나무를 좀 보세요. 우리는 기대는 데가 많은데 기대는 게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 우리 또한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지요.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