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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학교 연구실 책상 위에는 빛바랜 아주아주 오래된 작고 낡은 액자가 하나 있었다. 화집이 정말 귀했던 내 어린시절 TIME지 표지에 난 고흐의 자화상 모음 사진을 오려서 액자에 넣은 것이었다. (위 그림은 내 액자의 그림은 아니다.) 고흐는 언제부턴가 어딜가나 내 곁에 있는 동반자였다. 그림으로 때로는 글로.
자화상은 고흐의 자서전처럼 느껴진다. "나는 무한한 고독과 신에 대한 경건함에 익숙해진 나의 얼굴을 왜곡시킬 수는 없었다. 고갱에게 바친 자화상(1888.9)에서 고흐는 말했다. "당신이 내 모습을 볼텐데 이 작품은 동시에 우리의 모습이며
아르토(Artaud)는 잔혹극의 창시자이다. 영문학을 공부할 때 그가 고흐에 대해 책을 낸 것을 알지 못했었다.
귀에 붕대를 하고 파이프를 문 자화상(SP with Bandaged Ear and Pipe. 1889)에 나오는 고흐의 눈은 소크라테스도 갖지 못했던, 다만 니이체만이 갖고 있던 눈, '육체를 혼에서 해방시키고, 정신의 속임수를 발가벗긴 눈'이라고.
나는 이런 것이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이다. 4/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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