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목(枯死木)을 보며 - 박두규 자꾸만 변해야 한다고 변해야 살아남는다고 하지만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냐고 하지만 사는 일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변하는 것은 나를 살리는 궁리이고 변하지 않는 것은 너를 위한 궁리인 것 같다 무엇보다도 내가 본 세상의 아름다움은 아직도 변치 않는 것들에 있었으므로 사랑은 지난 사랑이라도 변치 않아야 했으므로. - [숲에 들다](2008:애지)
<길을 묻고 싶다>하늘이 내게로 온다여릿여릿머얼리서 온다. (박두진) ---하늘의 동과 서가 서로 마주하는 시간들이 있다. 서쪽엔 사그라져가는 그러나 아직도 남은 붉은 빛, 동쪽엔 냉정한 이성 혹은 엄연한 현실이 하얗게 떠올라 마주보고 있을 때가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내가 서 있다. 가끔 가던 길 가운데 멈춰서서 또 하루가 흔적 없이 저물어가는 하늘에 대고 죄스런 맘으로 길을 묻고 싶다.이만큼이나 멀리 왔는데 아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