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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낳는 것은 밤만이 아니다.
우리의 가슴에도 별이 뜬다.
그러므로 우리의 가슴도 밤이다.
그러나 우리의 가슴에 별이 뜨지 않는 날도 있다.
별이 뜨지 않는 어두운 밤이 있듯
우리가 우리의 가슴에 별을 띄우려면 조그마한 것이라도 꿈꾸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다른 것을 조용히 그리고 되도록 까맣게 지워야 한다.
그래야 별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러므로 별이 뜨는 가슴이란 떠오르는 별을 위하여 다른 것들을 잘 지워버린 세계이다.
떠오르는 별을 별이라 부르면서 잘 반짝이게 닦는 마음-이게 사랑이다.
그러므로 사랑이 많은 마음일수록 별을 닦고 또 닦아 그닦는 일과
검정으로 까맣게 된 가슴이다.
그러므로 그 가슴 앞에서는 조금이라도 광채를 가진 사람이면 별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그러므로 사랑은 남을 반짝이게 하는 가슴이다.
사랑으로 가득찬 곳에서는 언제나 별들이 떠있다.
낮에는 태양이 떠오르고 밤에는 별들이 가득하다.
그러므로 그곳에서는 누구나 반짝임을 꿈꾸고 또 꿈을 사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랑으로 가득찬 가슴에 투망을 하면 언제나
별들이 그물 가득 걸린다

[작은 별에 고독의 잔을 마신다- 오규원]

나룻배와 행인 - 한용운(1879~1944)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行人).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어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 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 1926년 시집 <임의 침묵> (회동서관)

(c)2008E.Kim

from my lovely and precious daughter to mom


늘 보고싶지만 그렁그렁 맺힌 눈물처럼 유달리 그리운 날이 있다.
주섬주섬 딸아이가 11년 전 만들어 준 작은 책을 들여다 본다.


T. S. Eliot의 황무지(The Waste Land)를 그림으로 그려서 책으로 만들어  여름방학 때 가져왔었지.
이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제일 멋지고 감동적이고 소중한 책.
모든 페이지가 다 예술이지만  몇페이지만 올려본다.

Thank you. You are so spe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