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에 해당되는 글 10건

Creativity & Technology in the Age of AI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에서 가장 큰 디자인 컨퍼런스 중 하나인 OFFF

Creativity and Tech. in the age of AI (AI 시대에 창조성과 테크놀로지)를 주제로 3명이 Adobe 대표로 발표했다.

오디언스가 3000명가까이 모였다고 한다.

 

커퍼런스 발표 후 live webcast. 흥미롭고 재미있는 내용이다.

 

 

 


낙화 -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ㅡㅡ

흩날리는 꽃비를 흠뻑 맞으며 마냥 행복에 젖은 하루였다.

언제나 이맘때면 이형기의 시가 가슴을 울리곤 했었다.

찬란한 설렘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끼며 낙화속 '소풍'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어스름길,

오늘은 나도 모르는 새, 맘 한구석에서 “물보면 흐르고 별보면 또렷한 마음은 어이면 늙으뇨.” 라는 영랑의 시 구절이 함께 따라 나와 혼자 웃었다. 조금은 쓸쓸히...낙화속을 걸으며 마냥 기쁘다가도 느끼는 묘한 마음이 이것이었나?

흙으로 그릇을 빚는데

그 안에 빈자리가 있어

그릇으로 쓰네

 

- 노자 [도덕경] 11장

 

埏埴以爲器 當其無 有器之用(연식이위기 당기무 유기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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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도 "빚는 일"임을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그러므로 있음은 이로움을 위한 것이고

없음은 쓸모를 위한 것이다. 

故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고유지이위리 무지이위용)

만물은 흔들리면서 - 오규원

살아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튼튼한 줄기를 얻고
잎은 흔들려서 스스로
살아있는 몸인 것을 증명한다.

바람은 오늘도 분다.
수 만의 잎은 제각기
몸을 엮는 하루를 가누고
들판의 슬픔 하나, 들판의 고독 하나
들판의 고통 하나도
다른 곳에서 바람에 쓸리며
자기를 헤집고 있다.

피하지 마라.
빈 들에 가서 깨닫는 그것
우리가 늘 흔들리고 있음을.

오빠가 갑자기 하늘 나라로 가신지 벌써 4년이 되었다. 까마득해 보이기도 하고,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오늘 밤엔 저 먼 곳 별이 되신 보고픈 얼굴들이, 별이 되어 내 가슴에 뜨고 지는 분들이 자꾸만 그립다.
아버지, 엄마, 언니, 오빠....

떠나간 사람들이 남긴 빈 자리는 그 무엇으로도 채울 길이 없다.
그런데도 여전히 나는 아직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훗날 아쉬워할 일들을 아무 생각없이 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직은 내 곁에 머물러 있을 거라 합리화하면서.....
아직은 시간이 남았다고, 내 하루하루 살아내기가 더 급하다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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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3. 24.

큰오빠가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신 지 일주일 째 되는 날이다.
물론 오래 앓으셨지만 갑자기 어느날 아침 떠나실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나에게 아주 특별했던 큰오빠, 가족 중에 그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시고 보살펴주시고, 내가 아버지 같이 의지했던 오빠.
어린 시절 서울에서 내려올 때마다 동화책을 한 아름 사다 주시면 외도록 그 책을 있으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오빠 방에는 철학책, 시집, 화집, 문학전집 등 책으로 가득 찬 책장이 있었고 나는 그곳에서 무슨 말인지 알 수도 없는
일어, 불어, 영어 등 외국어 책을 쑤알라 쑤알라 하면서 읽는 흉내를 내었던 기억이 난다.
오빠방 하얀 커버가 씌워진 안락의자에서 나는 엄마 품에 안긴 듯, 참 포근했었다.
오빠가 벽에 걸어 놓은 고흐, 고갱, 세잔, 르노와르, 마티스 등등의 그림들은 어린 내게도 얼마나 큰 경이로움과 알 수없는 위로와 기쁨을 주었던지.
오빠가 전축에서 들려주시던 클래식 음악들, 오빠가 즐겨 부르던 영화 "셰인"의 주제곡,....

어린 시절 오빠는 가끔 나를 불러서 외국 시를 읽어주셨다. 10대의 시인이라면서 프랑스 여자아이의 시를 읽어주던 기억도 난다. 긴 겨울 밤 한 이불 속에서, 또는 짧은 여름 밤 마당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별을 보면서 듣던 엄마의 구수한 옛날 얘기처럼 오빠의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내게는 참 따뜻하고 소중하였다. 그래서인지 나는 교내 글짓기대회 교장상은 물론이고, 시장, 그리고 도지사 상을 늘 받았던 기억이 닌다. 그 어린시절 내 꿈은 소설가였다. 그 꿈을 하얗게 잃어버린 것이 언제부터였을까? 그래서 나도 오빠처럼 대학교 때 모든 선택과목을 철학으로 했었을까?
철학과 문학과 음악과 미술..... 내가 사랑하는 것들로 가는 마음의 문을 열어준 오빠.

7남매의 막내로 그것도 다섯째 딸로 엄마 나이 40에 태어난 나(어쩌면 반갑지 않아서였을까?)-- 엄마는 간난아기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으셨던거 같다. 어느 날 오빠가 안방에 들어가보니 핏덩이인 내가 빈 방에서 혼자 꼬므락거리면서 오빠를 쳐다보는데 갑자기 그렇게 측은할 수가 없으셨단다. 그때부터 오빠는 날 유난히 사랑하셨다. 크면서 유달리 애교가 많았던 나를 보며 오빠는 늘 우리집에 막내 없었으면 어떻게 할 뻔 했어요, 라고 하셨단다. 엄마 젖이 나오지 않아서였을까, 간난아기 때 몇일이고 밤 새 울기만 하여서 엄마는 얘가 이러다 죽으려나보다 하셨단다. (당시는 우리나라에 아이용 분유도 우유도 없을 때였다.) 그런데 어느날 오빠가 미군부대에서 나온 분유(당연히 전지분유)를 사오셔서 그걸 (젖병도 없던 시절이니) 그릇에 타서 수저로 떠 넣어주었더니 간난애가 한 대접을 다 받아먹고 그 날로부터 색색 잘 자더란다. 그래서 엄마는 그 때 미안했다고, 넌 어려서 젖을 주려서 몸이 약하다고 늘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일까, 아니면 어린 시절 오빠가 명동 찻집에 친구들 만나려가면 나를 꼭 데리고 다니시면서 따뜻한 우유(역시 분유를 탄 것)을 시켜주셔서 그때 그 맛을 못 잊어서일까, 나는 유난히 따듯한 우유를 좋아한다. 아직도 여름에도 우유를 뜨겁게 데워 마시곤 한다.

결혼하고 뒤늦은 나이 유학을 떠났다 돌아왔을 때 친정 가까이 살면서 엄마가 우리 딸을 키워주셨기에 오빠는 자연스레 우리 딸을 키워주신 셈이 되었다. 내가 수없이 이런 저런 일로 병원에 입원할 때마다, 아플 때 마다, 무슨 교통사로라도 날 때마다, 성하지 않은 몸을 이끌고 기우뚱기우뚱 걸으시며 그 누구보다 가장 먼저 달려오셨던 오빠...... 내게는 은인인 오빠. 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져야하는 삶을 가르쳐주신 오빠. 병약하셨던 아버지 대신 내가 의지했던 오빠.

헌칠한 키에 넓은 이마, 오똑한 콧날, 멋스런 모습.
나이들어서 병원에 초췌한 모습으로 입원해 있을 때도, 요양병원에서도 모두들 잘 생기셨다고 하던 오빠.
담배를 좋아하셔서 늘 손에서 구수한 옥수수 냄새가 났던 오빠.
머리가 유달리 뛰어나신 오빠.
옷을 멋스럽게 입었던 오빠.
미술재능도 뛰어나셔서 그림으로 중고시절 정부에서 보내줘 중국까지 다녀오신 오빠.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던 철학공부를 못하고, 예술공부도 못하고 맏이라서 실용적인 공부를 하셨어야 했던 오빠.
(결국 문리대 철학과를 학사편입으로 나오시긴 했지만)
7남매를 다 보살펴주신 오빠. 책임감이 그 누구보다 뛰어나고 성실하셨던 오빠. (그래서 얼마나 버거운 삶이었을지... 그래서 그런 조건 때문에 원하는 결혼도 할 수 없었던 오빠)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 주변에 힘든 사람들을 늘 가족처럼 초대해서 함께 지내고 돌봐주던 오빠.
늘 아랫사람들을 인격적으로 대했던 오빠.
그렇게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던 오빠.
꽃과 나무를 좋아하셨던 오빠.

이제는 우리 곁에 없다.
내 곁에 없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이리 허망히 가실 줄 알았으면 좀 더 자주 찾아뵐 걸.....

육신의 고통이, 통증이 이리 절대 고독인 걸 내가 그때는 왜 미처 몰랐을까?
왜 우리는 늘 나 살기 바쁘다고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영원히 곁에 있을 것처럼 착각을 선택하는 이기적인 삶을 사는 것일까?

오빠 사랑해요. 감사해요.
그리고... 너무 미안해요...
아픔 없는 그곳에서 평안하시길 기도합니다.

너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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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면서 해야하는 세가지
그건 죽기 마련인 모든 것을 사랑하기,
당신의 삶이 거기에 기대고 있음을 깨닫고
그들을 가슴 깊이 끌어안기,
그리고 놓아보내야 할 때가 되었을 때
놓아 보내기.
(M. 올리버)



별을 낳는 것은 밤만이 아니다.
우리의 가슴에도 별이 뜬다.
그러므로 우리의 가슴도 밤이다.
그러나 우리의 가슴에 별이 뜨지 않는 날도 있다.
별이 뜨지 않는 어두운 밤이 있듯
우리가 우리의 가슴에 별을 띄우려면 조그마한 것이라도 꿈꾸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다른 것을 조용히 그리고 되도록 까맣게 지워야 한다.
그래야 별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러므로 별이 뜨는 가슴이란 떠오르는 별을 위하여 다른 것들을 잘 지워버린 세계이다.
떠오르는 별을 별이라 부르면서 잘 반짝이게 닦는 마음-이게 사랑이다.
그러므로 사랑이 많은 마음일수록 별을 닦고 또 닦아 그닦는 일과
검정으로 까맣게 된 가슴이다.
그러므로 그 가슴 앞에서는 조금이라도 광채를 가진 사람이면 별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그러므로 사랑은 남을 반짝이게 하는 가슴이다.
사랑으로 가득찬 곳에서는 언제나 별들이 떠있다.
낮에는 태양이 떠오르고 밤에는 별들이 가득하다.
그러므로 그곳에서는 누구나 반짝임을 꿈꾸고 또 꿈을 사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랑으로 가득찬 가슴에 투망을 하면 언제나
별들이 그물 가득 걸린다

[작은 별에 고독의 잔을 마신다- 오규원]

나룻배와 행인 - 한용운(1879~1944)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行人).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어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 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 1926년 시집 <임의 침묵> (회동서관)

(c)2008E.Kim

from my lovely and precious daughter to mom


늘 보고싶지만 그렁그렁 맺힌 눈물처럼 유달리 그리운 날이 있다.
주섬주섬 딸아이가 11년 전 만들어 준 작은 책을 들여다 본다.


T. S. Eliot의 황무지(The Waste Land)를 그림으로 그려서 책으로 만들어  여름방학 때 가져왔었지.
이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제일 멋지고 감동적이고 소중한 책.
모든 페이지가 다 예술이지만  몇페이지만 올려본다.

Thank you. You are so special!

워크숍 장소가 압구정동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참여자들께는 개별 연락이 갈 것입니다.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2019 봄,  이봉희 교수의 글쓰기문학치료 워크숍

셀프케어 글쓰기:  "내 마음을 만지다"  

<셀프케어(self-care) 글쓰기란 스스로 자기를 돌보고 사랑하는 문학치료 프로그램입니다.>

 

나는 아프다고 말하지 못할까요?

왜 나는 연약하며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말하면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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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글쓰기문학치료 연구소는 K. 애덤스의 저널치료센터(CJT-Center for Journal Therapy)의 한국지소(CJT-Korea)로 애덤스의 [저널치료기법]을 교수하거나 치료모임을 할 수 있는 합법적 자격을 가진 국내 유일한 연구소입니다.

 

국내유일의 미국 공인문학치료전문가(CPT)/공인저널치료전문가(CJT)이며 상담심리사(한국상담심리학회)인 이봉희 교수의 글쓰기문학치료 워크숍은 시치료와 저널테라피(그림저널 포함)를 활용한 집단상담워크숍입니다.

 

이 워크숍은 모여서 좋은 시나 글을 함께 읽고 감상과 의견을 나누고, 글을 쓰고,  차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거나, 또는 쓴 글을 모아 문집을 만드는 것과 같은 교제 중심의 모임이 아닙니다. (따라서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이 블로그에는 워크숍 사진이나 이를 활용한 광고가 없습니다. )

 

이 워크숍은 공인 문학치료 전문가이며, 수십년간의 교수생활, 지난 13년간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다양한 연령층의 성인남녀, 고령자 어르신들까지 수많은 분들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문학치료 워크숍과 상담, 특강, 대학원 강의의 경력을 가진 치료전문가가 주관하는 전문적 치료모임입니다.  (모임에서 쓴 글은 사적인 글이므로 외부로 공개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봉희 교수에 대한 소개와 경력은 공지사항 [연구소 소개]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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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시: 5/1~5/22일 4회 매주 수요일 저녁 7:00-9:00

   

2. 장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세한 사항은 개별연락드립니다.)

     

3. 준비물: 줄쳐지지 않은 A4용지 크기의 공책. 혹은 스케치북+ 12가지 사인펜이나 유성펜

 

4.  신청:  <6명 이내로 선착순마감>

 

   이메일  journaltherapy@hanmail.net로 신청.

   또는 이곳에 비밀댓글로 신청. (단, 전화번호와 성함을 남기시되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반드시 비밀댓글 사용)

 

5. 참고도서:

         [내마음을 만지다: 이봉희교수의 문학치유 카페]-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선정

         [분노치유] 이봉희 역 /학지사

         페니베이커의 [글쓰기치료] 이봉희역/학지사 

         [교사를 위한 치유저널] 이봉희역/학지사 외   


 

6. 기타 자세한 문의: journaltherapy@hanmail.net

 

7. 워크숍에 대한 참여자 인터뷰는

   http://journaltherapy.org/2958,

   https://www.journaltherapy.org/1263 참고 
   저서 [내 마음을 만지다]에 대한 리뷰들은 http://www.journaltherapy.org/2779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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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들어 준 적 없는 나,

내 감정을 받아주고 제대로 표현해보지 못하고 살아온 나,

그래서 점점 내가 누구인지 잊어버리고 누군가가 원하는 삶만 살고 있는 나,

자꾸 외롭고 우울해지는 나,

다 잊은 줄 알았던 갈등과 상처를 해결하고 싶은 나,

자존감이 낮아서   평생 타인의 인정과 사랑을 갈구하는 나,

머리로는 아는데 늘 나도 어찌하지 못하는 나,

관계 문제로 고통받는 나,

이제는 더 이상 이렇게 계속 나를 방치하고 살 수는 없는 나.........

 

 

이젠 당신도 아프다고 말하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