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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은 예수님이십니다 라는 문구가 있는 카드를 보냈다. 그래서 생각난 일.
-그의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이를 번역하면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악몽 2T3
날 품어주던 오늘이 돌아 누었다.
나 꿈을 꾸었어 너무 어둡고 추웠어 진눈깨비 흩어지다가 어느새 주먹만 한 흰 눈이 아득한 바람을 타고 숨도 쉬지 않고 내려왔어 내 숨도 막았어
누군가에 도움을 청했지만 흩날리는 눈처럼 가볍게 섧게 날아갔어 눈길조차 없는 파닥이며 맴도는 작은 어둠이었어
눈 속에 갇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어 허리 끊어진 엉뚱한 몇 마디 투명한 단어들만 간신히 웅얼거렸어 악몽이었을까.
침상에 모로 돌아누운 그를 흔들어 깨웠다 아, 돌아눕는 얼굴 없는 얼굴 눈 코 입 그려 넣지 않은 헝겊 인형 같은
갑자기 등 뒤에서 날 부르는 소리 또 다른 꿈으로 지워질 또 다른 오늘이 시린 바람 속에 알 수 없는 선물상자를 들고 서서 나를 깨운다.
일어나야지 눈을 크게 뜨고 악몽을 받아들이는 건 용기 있어 아름다운 결단이야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용기 폭설을 떨치고 날아보는 작은 노래야
일어나야해 또다시 지워질 얼굴을 그려야 해
언젠가 다다를 오늘의 끝은 눈부신 현실일 거야
- BHLee
MP 07192007
--------------- 나는 꿈을 자주 꾼다. 하지만 좋은 꿈은 젊은 시절 외에 꾸지 못한다. 내내 그런 꿈을 어김없이 꾸었었다.
악몽이 현실이 된 꿈 중 예를 들면 어느 날 꿈에서 내가 수술대 위 눈부신 전등 아래 누워있고 옆 테이블에 내 손과 발이 장갑과 부츠처럼 잘려서 놓여있었다. 너무 생생해서 일기에 그림으로 그렸었었다. 그리고 잊힐 때쯤(한 달 후쯤?) 그날도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새벽에 학교 가는 길.... 전철역으로 내려가는 층계에서 두 번을 굴렀다. 손목과 다리 모두 다치고... 어찌할 바를 몰라하고 있는데 새벽이라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다. 마침 급한 듯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날 도와주려고 애를 쓰시며 연락처를 묻는데 가족은 미국에 있고 아무도 생각나지 않았다. 머리가 백지가 된 패닉상태. 지나가던 청년이 --그 급한 새벽출근시간에--나를 업고 길 위로 올려주고 나는 간신히 택시를 타고 응급실로 갔던 거 같다.
암튼 내 악몽은 내 마음이 상태뿐 아니고 일어날 일들을 예고하는 내 내면의 지혜의 경고였으나 그 경고는 피할 길이 없었다. 지난여름에도 마찬가지였다. 오이디푸스처럼 꿈을 피해 도망가는 선택이었는데 꿈을 향해가는 선택이 되었고 아무 일도 아닌데 상상이상으로 심히 다치고 수술하고 아직도 회복 중이다. 그 외 늘 반복되는 꿈도 몇 가지 있다. 그 이유를 나는 스스로 분석도 하고 알고 있다. 그 꿈이 차차 빈도가 낮아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꿈은 내게 악몽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악몽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 내 삶의 한 메타포가 되기 시작했던 거 같다. 정말 삶이 외롭고 버겁고 힘들었던 아주 오래전에 쓴 이 시도 산더미 같은 그 간의 공부했던 것들을 버리던 중 공책을 뒤적이다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제목의 의미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저 시가 들려주는 내 마음을 나는 알고 있다. 어제의 나를 다시 만나는 이 마음을 어찌 표현해야 할까..........
가끔 악몽을 꾸고 나면 나도 영화의 주인공처럼 묻고 싶다.
-언제 이 악몽에서 벗어나 행복한 꿈을 꿀까? -그런 일은 없을 거야. 행복하면 꿈을 꾸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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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크리스마스 ㅡ나태주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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