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에 해당되는 글 13건

[저녁 무렵- 도종환]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은 있다

벅찬 감동이 사라진 뒤에도

부둥켜안고 가야 할 사람이 있다


끓어오르던 체온을 식히며

고요히 눈감기 시작하는 저녁 하늘로

쓸쓸히 날아가는 트럼펫 소리


사라진 것들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풀이란 풀 다 시들고

잎이란 잎 다 진 뒤에도

떠나야 할 길이 있고


이정표 잃은 뒤에도

찾아가야 할 땅이 있다


뜨겁던 날들은 오지 않겠지만

거기서부터 또 시작해야 할 사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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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슬픔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거대한 모습으로

당신 눈 앞을 가로막더라도

놀라지 마십시오.

그리고 믿어야합니다.

삶이 당신을 결코 잊지 않았다는 것을.

당신의 손을 꼭 잡고 있다는 것을.

결코 당신의 손을 놓지 않으리라는 것을.

 

- 라이너 마리아 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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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두 길을 다 갈 수 없는 한사람의 나그네인지라
아쉬운 맘으로 그 곳에 서서
한쪽 길이 덤불 속으로 굽어든 끝까지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웠지만
어쩌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기에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은 풀이 더 우거지고 사람이 지난 자취가 없었으니까요.
비록 그 길로 가면 그 길도 낡아져
결국 또 다른 길과 같아지겠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은 모두 아무도 밟지 않아
더럽혀지지 않은 낙엽에 묻혀 있었습니다.
아, 나는 훗날을 위해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또 다른 길로 계속 이어지는 것을 알기에
내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의심하면서도.

먼 먼 훗날에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을 쉬며 말하겠지요.
어느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노라고
그리고 나는 사람이 적게 다닌 길을 택하였다고,
그래서 모든 게 달라졌다고.

(trans./bhlee)

 

시의 제목을 '가지 않은 길'이라고 해야할지 그동안 모두들 번역한대로 '가지 못한 길'이라고 해야할지 망설였다.

하지만 시의 내용과 또 마지막 연을 봐도 인생에서 자신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시이므로 그냥 나는  

"가지 않은 길"이라고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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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bhlee0819

 

 

윤임경 | 2019.11.21 19:5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교수님
안그래도 얼마 전에 이 시가 생각났더랬어요^^
전 교수님이 번역하신 게 제일 마음에 들더라고요 ㅎ
( 제자라서 그런지^^;)
어떤 번역은 저말 이해가 안 되게 하는..
교수님 말씀처럼 "시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수고로움을 주는" 그런 경우요.

이 시는 한번씩 생각날 때마다 읽게 되는
"특별한 시"인 것 같습니다^^

Journal Therapy | 2019.11.24 23:21 신고 | PERMALINK | EDIT/DEL
그쵸.. 특별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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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오른다 - 최영규

 

매일같이 내 속에는 자꾸 산이 생긴다
오르고 싶다고 생각만 하면
금세 산이 또 하나 쑥 솟아 오른다
내 안은 그런 산으로 꽉 차 있다
갈곳산, 육백산, 깃대배기봉, 만월산, 운수봉…
그래서 내 안은 비좁다
비좁아져 버린 나를 위해 산을 오른다
나를 오른다
간간이 붙어 있는 표시기를 찾아가며
나의 복숭아뼈에서
터져나갈 것 같은 장딴지를 거쳐 무릎뼈로
무릎뼈에서 허벅지를 지나 허리로
그리고 어렵게 등뼈를 타고 올라 나의 영혼에까지
더 높고 거친 나를 찾아 오른다
기진맥진 나를 오르고 나면
내 안의 산들은
하나씩 둘씩 작아지며 무너져 버린다
이제 나는
오르고 싶다는 생각을 지울 수 있다
나를 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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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 by bhlee(c)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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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와 이어령선생님과의 만남

(출처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중에서)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481055

 

 

"이번 만남이 아마 내 마지막 인터뷰가 될 거예요."

 

  (사진/김지호 기자)

이어령 선생이 비 내리는 창밖을 응시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주에 보기로 했던 약속이 컨디션이 안 좋아 일주일 연기된 터. 안색이 좋아 보이신다고 하자 "피에로는 겉으로는 웃고 속으로는 운다"며 쓸쓸하게 웃었다. 품위 있게 빗어넘긴 백발, 여전히 호기심의 우물이 찰랑대는 검은 눈동자, 터틀넥과 모직 슈트가 잘 어울리는 기개 넘치는 한 어른을 보며 나는 벅참과 슬픔을 동시에 느꼈다.

.............................

 

-요즘 탄생에 관한 이야기를 쓰신다고 들었습니다. 지난번 뵐 때 마지막 파는 우물은 죽음이라고 하셨는데요.

 

"죽음을 앞두면 죽는 얘기를 써야잖아? 나는 반대를 써요. 왜냐? 죽음은 체험할 수가 없으니까. 사형수도 예외가 없어요. 죽음 근처까지만 가지. 죽음을 모르니 말한 사람이 없어요. 임사체험도 살아 돌아온 얘기죠. 살아 있으면 죽음이 아니거든.

 

가령 이런 거예요. 어느 날 물고기가 물었어. "엄마, 바다라고 하는 건 뭐야?" "글쎄, 바다가 있기는 한 모양인데 그걸 본 물고기들은 모두 사라졌다는구나." 물고기가 바다를 나오면 죽어요. 그 순간 자기가 살던 바다를 보지요. 내가 사는 바다를 볼 수 있는 상태, 그게 죽음이에요. 하지만 죽음이 무엇인가를 전해줄 수는 없는 거라. 그래서 나는 다른 데서 힌트를 찾았어요."

 

-어디서 힌트를 찾으셨나요?

 

"죽을 때 뭐라고 해요? 돌아가신다고 하죠. 그 말이 기가 막혀요. 나온 곳으로 돌아간다면 결국 죽음의 장소는 탄생의 그곳이라는 거죠. 생명의 출발점. 다행인 건 어떻게 태어나는가는 죽음과 달리 관찰이 가능해요.

......................

(사진/김지호 기자) 

 

-뒤늦게 깨달은 생의 진실은 무엇인가요?

 

"모든 게 선물이었다는 거죠. 마이 라이프는 기프트였어요. 내 집도 내 자녀도 내 책도, 내 지성도... 분명히 내 것인 줄 알았는데 다 기프트였어.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처음 받았던 가방, 알코올 냄새가 나던 말랑말랑한 지우개처럼. 내가 울면 다가와서 등을 두드려주던 어른들처럼. 내가 벌어서 내 돈으로 산 것이 아니었어요. 우주에서 선물로 받은 이 생명처럼, 내가 내 힘으로 이뤘다고 생각한 게 다 선물이더라고."

 

-87년간 행복한 선물을 참 많이 받으셨지요?

 

"그랬죠. 산소도, 바다도, 별도, 꽃도공짜로 받아 큰 부를 누렸지요. 요즘엔 생일케이크가 왜 그리 그리 예뻐 보이는지 몰라. 그걸 사 가는 사람은 다 아름답게 보여(웃음). "초 열 개 주세요." "좋은 거로 주세요." 그 순간이 얼마나 고귀해. 내가 말하는 생명 자본도 어려운 게 아니에요. 자기가 먹을 빵을 생일 케이크로 바꿔주는 거죠. 생일 케이크가 그렇잖아. 내가 사주면 또 남이 사주거든. 그게 기프트지. 그러려면 공감이 중요해요. 공의가 아니라, 공감이 먼저예요."

 

-공의보다 공감이라는 말이 크게 다가옵니다.

 

"우리는 마르크스의 상품 경제 시대에서 멀리 왔어요. AI시대엔 생산량이 이미 오버야. 물질이 자본이던 시대는 물 건너갔어요. 공감이 가장 큰 자본이지요. BTS를 보러 왜 서양인들이 텐트 치고 노숙을 하겠어요? 아름다운 소리를 좇아온 거죠. 그게 물건 장사한 건가? 마음 장사한 거예요. 돈으로 살 수 없는 삶의 즐거움, 공감이 사람을 불러모은 거지요."

 

-젊은이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는지요?

 

"딱 한 가지야. 덮어놓고 살지 마세요. 그리스 사람들은 진실의 반대가 허위가 아니라 망각이라고 했어요. 요즘 거짓말하는 사람들은 과거를 잊어서 그래요. 자기가 한 일을 망각의 포장으로 덮으니 어리석어요. 부디 덮어놓고 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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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내 마음을 달래주는 첼로..

드볼작 다음으로 내가 정말 사랑하는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특히 C major 아다지오 악장.

첫 음에서부터 전율이 온다.....

나는 하이든의 첼로협주곡은 로스트로포비치의 연주가 가장 좋다.

 

Joseph Haydn: Cello Concerto No.1 in C Major, Adagio
Akademy of St.Martin in the Fields-Iona Brown
Conductor and Soloist: Mstislav Rostropovich (HD video)

-Here only for therapeutic and/or educational purposes.

  

 


개인적으로는 C major의 2악장을 더 좋아하지만 오늘은 D major도 같이 들어본다.

https://youtu.be/H43jz7KN1qs



| 2010.08.01 04: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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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hotos by bhlee

 

 

참으로 기다림이란

이 차고 슬픈 호수 같은 것을

또 하나 마음 속에 지니는 일이다.

<이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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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0.21 03:52 | PERMALINK | EDIT/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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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분노와 같은 심리적인 변화가 생리적인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람이 화를 내면 온몸이 떨리고 얼굴 색깔이 창백해지며 입술이 시퍼렇게 변하는데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앨머 해리스Elmer Harris는 그의 저서 [나쁜 생각이 독소를 만든다 (Bad Thoughts Create Poison)]에서 ‘사람의 나쁜 생각은 생리적으로 화학 변화를 일으킨다. 나쁜 생각을 하면 독성 물질이 생성되어 혈액으로 들어가서 온갖 질병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우리 옛 조상들은 아내(어머니)들에게 “화를 낸 다음 아기들에게 절대로 젖을 먹이지 말라”고 했다. 어머니가 약간 화가 난 상태에서 아기에게 젖을 먹이면 아기의 피부에 종기나 염증이 생기고, 몹시 화가 난 상태에서 젖을 먹이면 아기는 경기를 하고 병이 생기고 심하면 목숨을 잃는다는 말까지 있다.

 

연구에 의하면 사람이 한 시간 동안 원한을 품은 상태에서 불어넣은 숨결을 유리관 속에서 응결시킨 물질로 80명의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한다.  원망이나 분노 같은 감정은 건강을 해치는 물질을 분비하고, 반대로 즐거운 감정은 몸을 이롭게 하는 물질을 분비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선한 생각을 하는지 악한 생각을 하는지에 따라서 세포의 상태가 바뀐다고 한다.

 

사람이 크게 놀랐을 때에도 심리적 불안과 신체의 변화를 가져온다.  미국의 식품 검사국의 Willy 박사에 의하면 “사람이 크게 놀라면 몸속에 있는 화학 물질이 독성 물질로 변해 몸의 기관 속으로 들어가서 세포 조직을 파괴하고 염증을 일으켜서" 병이 생긴다.

 

순결한 마음과 선한 생각은 정신을 맑게 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하며 세포를 살아나게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살면서 분노나 원망 낙담 슬픔 같은 감정애 초연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고 그런 감정을 무조건 억압한다면 억압된 감정이 오히려 더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 또한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어떻게 순결하고 깨끗한 생각을 가질 수 있을까?

 

어떻게 분노를 해결하고 평정심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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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치유#1

 

분노를 다루는 13가지 단계 

 

1 단계. 분노의 여러 얼굴을 인식하기 

2 단계. 모든 분노의 표현은 그것이 좋든 나쁘든 모두 당신의 선택의 결과임을 받아들여라. 

3 단계. 당신의 분노치료가 외부의 여건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부에서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 지나친 의존성을 버리라 

4 단계. 통제하고 싶은 욕구를 버리고 그 대신 자유를 선택하라.

5 단계. 이상적인 신화를 버리고 진실에 뿌리를 내려라. 

6 단계. 감정적으로 안정된 일관된 생활습관을 유지하라.

7 단계. 이기적 자부심보다는 겸손하게 살라. 

8 단계. 당신의 방어를 최소화하라. 당신의 건강한 주장을 믿어라 

9 단계. 당신이 이해받기 위해 힘쓸 때 외로움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라. 

10단계. 다른 사람에게 동등하게 다가가라. 자신을 그들보다 우월한 위치에 두려고 하지도 말고 열등한 위치에 두지도마라. 

11단계. 분노에 대한 당신의 통찰을 후세대에 물려주어라. 

12단계. 당신의 분노를 합리화하려는 유혹을 피하라; 당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완전한 책임을 지라. 

13단계. 당신의 지속적인 성장에 책임감을 지니며, 당신의 분노조절을 타인에게 알려라.


 

<분노의 여러 얼굴>

 

분노는 어떤 기질에서도 발견된다. 수줍은 사람이든, 외향적이든, 완벽주의자이든, 느긋한 사람이든, 누구나 다양한 방식으로 분노할 수 있다. 우리는 좌절, 과민함, 짜증, 감정 폭발, 안달, 등 수많은 감정적 표현을 묘사할 때 분노라는 말을 사용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반응 하나하나가 분노와 어떻게 연결되어있는가를 깨닫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리를 지르지도, 문을 쾅 닫지도, 욕을 하지도 않지만  그 대신  자기연민으로 도망가거나 자기비판적인 생각에 빠져듦으로서 분노의 감정과 투쟁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반응도 분노의 표현이다. 따라서 분노의 여러 표현된 방식을 제대로 알아차리는 일은 분노를 치유하는 첫 단계이다.

 

 

첫단계: 분노의 여러 표명내용, 즉 분노의 변화된 여러 얼굴을 알아차리기.

 

 해당하는 내용을 체크하여라.

 

___ 내가 원하는 것보다 더 자주 참을성을 잃는다.

___ 아주 쉽게 자기 비판적인 생각을 내면에 키우고 있다.

___ 누군가에게 만족하지 못하면 대화를 단절하고 돌아선다.

___ 가족이나 친구들이 내 요구를 이해하지 못할 때 속으로 화가 난다.

___ 힘든 일에 도전할 때 내면에서 긴장이 고조된다.

___ 나보다 덜 노력하는 사람을 보면 좌절된다.

___ 중요한 사건을 앞에 두면 어떻게 해낼지 강박적으로 생각한다.

___ 가끔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피해서 다른 길로 돌아간다.

___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제로 토론할 때는 내 목소리가 설득조로 바뀐다.

___ 자신의 실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용납할 수 있지만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쉽게 용납하지 못한다.

___ 내가 화가 난 일에 대해 이야기할 때 반대의견을 듣고 싶지 않다.

___ 누군가 내게 잘 못한 일을 쉽게 잊지 못한다.

___ 누군가 잘못된 상황에서 나에게 대적하면 나는 그 사람이 말하는 동안 반박할 것을 생각한다.

___ 가끔 낙담하면 그만두고 싶다.

___ 사업을 할 때 뿐 아니라 그저 재미로 하는 게임에서 조차 나는 무척 호전적이다.

___ 공정하지 못한 삶의 일들에 감정적으로 불편해한다.

___ 옳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가끔 내 문제로 남 탓을 한다.

___ 누군가 공개적으로 나의 험담을 하면 나는 본능적으로 어떻게 방어할 수 있는 지 생각한다.

___ 가끔 당사자의 평판에 어떤 해가 될지 신경 쓰지 않고 남을 비방하는 말을 할 때가 있다.

___ 속으로는 실망되면서도 겉으로는 친절하게 행동하기도 한다.

___ 나의 유머감각은 냉소적이다.

___ 누군가 나에게 화를 내면 나는 쉽게 그 사람과 충돌하곤 한다.

___ 가끔 나는 우울함이나 낙심 같은 기분을 이기기 위해 애쓴다.

___ 사람들은 내가 남의 일에 내 알바 아니야라는 태도를 취한다고 알고 있다.

___ 내가 지위를 가지게 된다면 너무 엄격하거나 남을 신경 쓰지 않고 말할 것이다.

 

만일 체크한 항목이 10개라면 당신의 분노는 당신이 원하는 것보다 더 항구적인 것일 수 있다 15개 이상이라면 당신은 분노, 격노, 감정폭발의 극단적인 악영향에 취약하거나 죄의식, 슬픔, 원한 등에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그렇지만 절망하지 마라. 분노는 당신이 그것을 자각할 때 통제될 수 있다.

 

"어쩌면 내가 나 자신을 속이려고 애를 썼는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나는 항상 우리 부부 중에 분노의 문제가 없는 사람은 바로 나라는 점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우리 집사람은 말로 화를 푸는 사람이라서 보다 세련된 내 매너리즘이 내가 분노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의 증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분노를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래서 점점 스스로 낙심하고, 인간관계가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즉 그의 분노는 통제된 것이 아니라 다만 억압했을 뿐이다.

 

<다음에 계속 됨>

 

참고: 분노치유 https://www.journaltherapy.org/2997

| 2019.10.30 14: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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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면 가끔 - 문인수

 

저녁이면 가끔 한 시간 남짓

동네 놀이터에 나와 놀고 가는 가족이 있다

저 젊은 사내는 작년 아내와 사별하고

딸아이 둘을 키우며 살고 있다고 한다.

인생이 참 새삼 구석구석 확실하게 만져질 때가 있다

거구를 망라한 힘찬 맨손체조 같은 것,

근육질의 윤곽이 해 지고 나서 가장 뚜렷하게 거뭇거뭇 불거지는

저녁 산, 집으로 돌아가는 사내의 커다란 어깨며 등줄기가

골목 어귀를 꽉 채우며 깜깜하다.

아이 둘 까불며 따라붙는 것하고

산 너머 조막손이별 반짝이는 것하고, 똑같다

하는 짓이 똑같이

어둠을 더욱 골똘하게 한다

| 2019.10.15 19:16 | PERMALINK | EDIT/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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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아프다고 말하지 못할까?

- 상처의 대물림

   

영화 <다크나이트>를 보면 악의 상징인 조커가 등장합니다. 그는 자신과 같은 고통을 당하면 그 누구라도 자신과 같은 악이 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주고자합니다. 시민들의 희망인 고담시의 정의로운 검사 하비덴트는 그런 조커에게 희생되고 맙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서 조커와 똑같은 악의 화신이 되는 것이지요. 영화에서 보여주는 하비덴트의 이중적인 얼굴, 즉 반은 손상되기 이전의 온전한 모습, 나머지 반은 화상을 입고 괴물로 변한 얼굴은, 조커가 원하던 대로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되고 만 안타까운(그러나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요즘은 우리나라에도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정서적 건강의 중요성이 일깨워지면서 상담과 치료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의료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야뿐 아니라 자가치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미술, 음악, 연극 등의 예술치료에 이어 문학치료와 글쓰기치료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지요.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왜 이런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냅니다. 나는 아프지 않은데, 치료 따위가 왜 필요하냐는 것이지요.

 

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자연스럽게 관계의 문제로 고통 받는 경험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피할 수 없는 이 고통스런 관계 속에서 괴로워하다가 발견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은 악하기 이전에 심히 병들었다는 것을, 가해자는 가해자가 되기 이전에 먼저 피해자였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그렇게밖에 살아남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저 사람은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고 말합니다. 참 슬픈 말입니다. 이 말에는 그냥 거짓말을 쉽게 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저 사람은 거짓이 생존의 수단()이라는 뜻이며, 거짓말을 하지 않고는 달리 살아가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그도 가해자이기 이전에 하비덴트처럼(그리고 조커처럼) 피해자인 것입니다. 가해자의 뒤에는 반드시 또 다른 가해자(특히 어린 시절의 가정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악의 승리는 상대의 파멸 혹은 선의 파멸이 아니라 상대를 또 다른 악으로 만든다는 점입니다. 이것을 나는 흡혈귀론이라고 말합니다. 흡혈귀는 자신이 살기 위해서 단순히 누군가를 죽게 하지 않습니다. 흡혈귀는 자기에게 물린자를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켜야만 살 수 있는 상태, 즉 자신과 똑같은 또 하나의 악을 만들고야 맙니다. 이렇게 악은 대물림되듯 연속적으로 이어집니다. “그는 괴물과 싸웠으나 괴물이 되지 않았다는 니체의 말은 진정한 승리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합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이 병들었음을 알지 못하는 것이며 따라서 그 병을 전염시키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성복 시인의 말했듯이 모두가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그날 태연한 나무들 위로 날아오르는 것은 다 새가

아니었다 나는 보았다 잔디밭 잡초 뽑는 여인들이 자기

삶까지 솎아내는 것을, 집 허무는 사내들이 자기 하늘까지

무너뜨리는 것을 나는 보았다 새 점치는 노인과 교통의

다정함을 그날 몇 건의 교통사고로 몇 사람이

죽었고 그날 시내 술집과 여관은 여전히 붐볐지만

아무도 그날의 신음 소리를 듣지 못했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 이성복, <그날> 중에서

 

나보다 더 약한 상대를 희생자로 삼는다.

어떤 부모도 자신의 질병을 자녀에게 대물림하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누구도 독감에 걸렸을 때 자녀 앞에서 대놓고 재채기를 하거나 기침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떤 부모도 자녀의 입에 일부러 담배연기를 일부러 불어넣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독감 균보다, 담배연기보다 더 치명적인 파괴적 언어의 독을 아이들 앞에서 재채기처럼, 담배연기처럼 마구 쏟아내고 뿜어냅니다. 내가 들었던 더없이 끔찍한 그 말들을 나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고스란히 그 누군가에게 다시 퍼부어댑니다. 내가 가장 싫어했던 부모의 잔소리나 비난을 무의식중에 나의 자녀에게 똑같이 반복하는 경우는 아주 흔한 일입니다.

우리는 내가 받았던 유형과 무형의 폭력을 그 누구에겐가 다시 휘두릅니다. 이때 그 누군가는 나에게 다시 복수할 힘이 없는 안전한 상대, 즉 나보다 연약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자녀보다 더 연약한 존재들은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악은 무엇보다 부모에게서 (사실은 우리가 누구보다 먼저 보호해주어야 할) 자녀에게로 대물림됩니다. 그리고 외부에서 복수의 대상을 찾지 못한 경우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복수를 합니다. 누군가가 나를 찌른 칼을 뽑아서 다시 내가 나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입니다. 이는 곧 우울증이 되고 자존감을 바닥으로 내동댕이칩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폴 리쾨르(Paul Ricoeur)돌출된 악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악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나만의 문제 때문만이 아니라 나를 병들게 한 그 불행이 그대로 그 누군가에게 대물림되기 때문입니다. 치료받지 못한 희생자인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또 다른 가해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내가 먼저 건강해져야 한다

한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정신분열증에 걸린 어머니가 자주 발작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자랐습니다. 예고 없이 발작을 일으키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아이는 매번 공포에 질렸지만 아무에게서도 어머니의 그런 행동에 대해 설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소년은 자라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딸아이에게 아주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좋아하는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그는 두려워하는 어린 딸의 모습을 보며 웃었습니다. 그리고는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이건 꾸며낸 이야기야. 아빠가 곁에 있잖아라고 위로해주었습니다.

 

이 아버지는 정말 딸을 보호해주는 다정한 아버지일까요? 그는 자기 아이의 두려움을 교묘하게 조종하면서 자신이 강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라고 심리학자 엘리스 밀러(Alice Miller)는 말합니다. 그의 의식적인 소망은 자신에게 박탈되었던 것, 즉 보호와 위로, 공포에 대한 설명을 딸아이에게 베푸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이 아버지가 무의식적으로 아이에게 전해준 것은 바로 자신이 어린 시절 겪었던 두려움과 재난의 예측 그리고 대답을 듣지 못한 질문의 대물림이었습니다.

 

왜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이토록 두렵게 하는 거지?”

 

그래서 우리에게 치료가 필요한 것입니다. 부모 자신이 먼저 과거 속 고통의 거미줄을 거두어내고, 자신과 자신의 행복을 전적으로 책임질 수 있도록 건강하고 성숙해져야 합니다. 나는 불행하면서 자녀에게 행복하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부모가 먼저 행복하면 자녀는 자연히 행복해집니다. 나의 고통을 가장 사랑하는 자녀와 가족, 또는 그 누군가 무고한 사람에게 반복해서 악을 전파하는 불행한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서도 우리는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당신의 정원에서 악마를 쫓아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악마를 당신 아들의 정원에서 다시 발견할 것입니다.”

 

<내 마음을 만지다: 이봉희 교수의 문학치료 카페>(생각속의 집) 중에서

저작권이 있으므로 정확한 출처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음.

| 2019.11.21 20: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Journal Therapy | 2019.11.24 23:24 신고 | PERMALINK | EDIT/DEL
에궁.. 저도 그래요 선생님.
완벽한 사람은 없잖아요. 완벽한 엄마도 없고요. 그런 엄마 마음을 아이에게 표현하셔도 좋을 듯 해요.
그리고 저도 정말 아이 말대로 선생님이 충분히 좋은 엄마셨으리라 생각해요.
윤임경 | 2019.11.21 20:08 | PERMALINK | EDIT/DEL | REPLY
교수님 혹시 이 글,대학원 문학치료 까페에 옮겨도 되는지요??
bhlee | 2019.11.22 21:49 | PERMALINK | EDIT/DEL
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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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바람벽이 있어(1941) - 백석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 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은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느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주 앉아 대구국을 끓여 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또 이즈막하여 어느 사이엔가
 이 흰 바람벽엔
 내 쓸쓸한 얼굴을 쳐다보며
 이러한 글자들이 지나간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 찬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를 위로하는 듯이 나를 울력하는 듯이
 눈질을 하며 주먹질을 하며 이런 글자들이 지나간다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쓰 잼과 도연명과 라이넬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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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가을 나는 어떤 가을도 그해의 것이
아님을 알았으며 아무것도 미화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비하시키지도 않는 법을 배워야 했다
(이성복- 그해 가을)


지금 이게 삶이 아니므로,
아니므로 그해 가을이 남겨 놓은 우리는 서로 쳐다봤지
단단한 물건이었을 뿐이고 같은 하늘을 바라보아도
다른 하늘이 덮치고 겹쳤다
(이성복- 그해 여름이 끝날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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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규- 쓸쓸하고 더딘 저녁]

이제 컴퓨터 쓰레기통 비우듯
추억통 비울 때가 되었지만,
추억 어느 길목에서고
나보다 더 아끼는 사람 만나면 퍼뜩 정신 들곤 하던
슈베르트나 고흐
그들의 젊은 이마를
죽음의 탈 쓴 사자使者가 와서 어루만질 때
(저 빠개진 입 가득 붉은 웃음)
그들은 왜 비명을 지르지 않았을까?
밀밭이 타오르고
밀밭 한가운데로 달려오는 마차가 타오르고
사람들의 성대聲帶가 타오를 때
그들은 왜 몸을 헤픈 웃음에 허술히 내주거나
몸을 피스톨 과녁으로 썼을까?
'왜 그대들은 이 세상에서 재빨리
빠져나가고 싶어했는가?
시장 인심이 사납던가,
악보나 캔버스가 너무 비좁던가?
아니면 쓸쓸하고 더딘
지척 빗소리가 먼 땅 끝 비처럼 들리는 저녁이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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