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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나에게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그리고 가장 슬픈 풍경이다. 이것은 앞 페이지의 것과 같은 풍경이지만 여러분에게 잘 보여주기 위해 다시 한 번 그린 것이다. 어린 왕자가 지상에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진 곳이 여기다.

이 그림을 자세히 잘 보아 두었다가 여러분이 언젠가 아프리카 사막을 여행할 때, 이와 똑같은 풍경을 꼭 알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혹시 그리로 지나가게 되거든 발걸음을 서두르지 말고 잠깐 별빛 밑에서 기다려 보길 간곡히 부탁한다! 그때 만일 한 어린아이가 여러분에게 다가와서 웃으면, 그리고 그의 머리칼이 금빛이면, 그리고 묻는 말에 대답을 하지 않으면 여러분은 그가 누구인지 알아챌 수 있으리라. 그러면 내게 친절을 베풀어 주길! 내가 이처럼 마냥 슬퍼하도록 내버려 두지 말고 그애가 돌아왔다고 빨리 편지를 보내 주기를.   

 

- 생떽쥐베리 [어린왕자] 2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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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가 너무나 소중해서
누군가가 너무나 감동을 주어서

나도 모르게 울어본 적이 있나요?

물 한 방울 없는 사막에서

어린 왕자가 

사라진 하늘을 바라보다

 

MP 072607


 

There is a speciall providence in the fall of a sparrow.
If it be now, 'tis not to come; if it be not to come, it will
be now; if it be not now, yet it will come. The readiness is all.
(Hamlet V-ii)

참새 한 마리가 떨어지는 데도 특별한 섭리가 있는 법이죠.
와야 할 때가 지금이라면 앞으로 오지 않을 것이요,
오지 않을 것이면 지금이 그 때인 것이요. 때가 지금이 아니라해도
언젠가 때가 오기는 할 것이니, 할 수 있는 것은 다만 늘 준비가 되어있는 일이지요.
(『햄릿』 5막2장)

선운사에서 -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귀가 - 도종환]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지쳐 있었다
모두들 인사말처럼 바쁘다고 하였고
헤어지기 위한 악수를 더 많이 하며 총총히 돌아서 갔다

그들은 모두 낯선 거리를 지치도록 헤매거나
볕 안 드는 사무실에서 어두워질 때까지 일을 하였다

부는 바람 소리와 기다리는 사랑하는 이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지는 노을과 사람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밤이 깊어서야 어두운 골목길을 혼자 돌아와
돌아오기가 무섭게 지쳐 쓰러지곤 하였다

모두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라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의 몸에서 조금씩 사람의 냄새가 사라져가는 것을 알면서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터전과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쓰지 못한 편지는 끝내 쓰지 못하고 말리라

오늘 하지 않고 생각 속으로 미루어둔 따뜻한 말 한마디는
결국 생각과 함께 잊혀지고 내일도 우리는 여전히 바쁠 것이다
내일도 우리는 어두운 골목길을 지친 걸음으로 혼자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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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살지 못하면 내일도 없다.
내일은 언제나 오늘 다음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평생 내일을 위해서 오늘을 희생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중에, 나중에, .....라고 하면서.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목표를 위해서는 현재를 인내하고 참아야한다는 것이 너무 깊이 학습되어있는 것은 아닐까? 목표지향적이고 성과지향적인 세상이 내게 원하는 것은 늘 내일만 바라보고 현재를 건너뛰라는 듯했다.

내일 쓰려고 오늘 쓰지 않은 편지는 영원히 쓰지 못할 것이다.
오늘을 살지 못하면, 나는 그저 영원한 귀가길에 있을 뿐 집에는 영영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비가 오면 (이상희)

  비가 오면
  온몸을 흔드는 나무가 있고
  아, 아, 소리치는 나무가 있고

  이파리마다 빗방울을 퉁기는 나무가 있고
  다른 나무가 퉁긴 빗방울에
  비로소 젖는 나무가 있고

  비가 오면
  매처럼 맞는 나무가 있고
  죄를 씻는 나무가 있고

  그저 우산으로 가리고 마는
  사람이 있고.

오월 -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비취 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한 살 나이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得了愛情痛苦(득료애정통고. 얻었도다, 애정의 고통을)
失了愛情痛苦(실료애정통고, 버렸도다, 애정의 고통을)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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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의 다듬어져 알려진 5월이라는 글보다 이 처음 글이 더 좋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하지만 피천득 선생님이 "지금 가고 있다"고 말한 5월, 

그 5월의 의미속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있는지 읽을 때마다 의미가 깊어진다. 

어둠에 가려 나는 더 이상 나뭇가지를 흔들지 못한다. 단 하나의 영혼을 준비하고 발소리를 죽이며 나는 그대 창문으로 다가간다. 가축들의 순한 눈빛이 만들어내는 희미한 길 위에는 가지를 막 떠나는 긴장한 이파리들이 공중 빈곳을 찾고 있다. 외롭다. 그대, 내 낮은 기침 소리가 그대 단편의 잠속에서 끼여들 때면 창틀에 조그만 램프를 켜다오. 내 그리움의 거리는 너무 멀고 침묵은 언제나 이리저리 나를 끌고 다닌다. 그대는 아주 늦게 창문을 열어야한다. 불빛은 너무 약해 벌판을 잡을 수 없고, 갸우뚱 고개 젓는 그대 한숨 속으로 언제든 나는 들어가고 싶었다. 아아, 그대는 곧 입김을 불어 한 잎의 불을 끄리라. 나는 소리 없이 가장 작은 나뭇가지를 꺾는다. 그 나뭇가지 뒤에 몸을 숨기고 나는 내가 끝끝내 갈 수 없는 생의 벽지를 조용히 바라본다. 그대, 저 고단한 등피를 다 닦아내는 박명의 시간, 흐려지는 어둠 속에서 몇 개의 움직임이 그치고 지친 바람이 짧은 휴식을 끝마칠 때까지
 
[ 바람은 그대 쪽으로 -기형도 ]

ㅡㅡ
3월 7일 오늘은 기형도가 돌연 우리 곁을 떠난 날입니다(1989).  참 아까운 사람...

기형도시인이 내 나이만큼 되었다면 그는 어떤 시를 썼을까...
문득 문득 이 사람의 시를 읽을 때면 혼자 물어봅니다.
나이가 들면  저 끝모를 절망과 아픔은 어떤 언어로 변할까...

참, 아까운 사람.

내 안의 그대처럼

꽃들은 쉼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김용택- 해지는 들녘에서  일부 ]

옛날의 그 집- 박경리

빗자루병에 걸린 대추나무 수십 그루가
어느 날 일시에 죽어 자빠진 그 집
십오 년을 살았다
빈 창고같이 휭덩그레한 큰 집에
밤이 오면 소쩍새와 쑥국새가 울었고
연못의 맹꽁이는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던
이른 봄
그 집에서 나는 혼자 살았다
다행히 뜰은 넓어서
배추 심고 상추 심고 파 심고
고양이들과 함께
정붙이고 살았다
달빛이 스며드는 차거운 밤에는
이 세상 끝의 끝으로 온 것 같이
무섭기도 했지만
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
나를 지탱해주었고
사마천을 생각하며 살았다
그 세월, 옛날의 그 집
나를 지켜주는 것은
오로지 적막뿐이었다
그랬지 그랬었지
대문 밖에서는

짐승들이 으르렁거렸다
늑대도 있었고 여우도 있었고
까치독사 하이에나도 있었지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버리고 갈 것만 남아 참 홀가분하다] 2008. 마로니에북스  

적막한 봄 - 정완영 (1919~2016)

  산골짝 외딴집에 복사꽃이 혼자 핀다
  사람도 집 비우고 물소리도 골 비우고
  구름도 제풀에 지쳐 오도 가도 못한다.

  봄날이 하도 고와 복사꽃 눈멀겠다
  저러다 저 꽃 지면 산도 골도 몸져눕고
  꽃보다 어여쁜 적막을 누가 지고 갈 건가.

   - 출처 <시암(詩庵)의 봄>(2011)

3월의 바람 속에 - 이해인

  필까 말까
  아직도 망설이는 꽃의 문을 열고 싶어
  바람이 부네

  열까 말까 망설이며
  굳게 닫힌 내 마음의 문을 열고 싶어
  바람이 부네

  쌀쌀하고도 어여쁜 3월의 바람
  바람과 함께
  나도 다시 일어서야지
  앞으로 나아가야지.

  (2014)

오늘의 약속 - 나태주

덩치 큰 이야기, 무거운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조그만 이야기, 가벼운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아침에 일어나 낯선 새 한 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든지
길을 가다 담장 너머 아이들 떠들며 노는 소리가 들려 잠시 발을 멈췄다든지
매미 소리가 하늘 속으로 강물을 만들며 흘러가는 것을 문득 느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남의 이야기, 세상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우리들의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지난간 밤 쉽게 잠이 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든지
하루 종일 보고픈 마음이 떠나지 않아 가슴이 뻐근했다든지
모처럼 개인 밤하늘 사이로 별 하나 찾아내어 숨겨놓은 소원을 빌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실은 우리들 이야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 걸 우리는 잘 알아요
그래요, 우리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오래 헤어져 살면서도 스스로 행복해지기로 해요
그게 오늘의 약속이에요.

 

흔들린다 - 함민복

 

집에 그늘이 너무 크게 들어

아주 베어버린다고

참죽나무 균형 살피며

가지 먼저 베어 내려오는

익선이형이 아슬아슬하다​

 

나무는 가지를 벨 때마다

흔들림이 심해지고

흔들림에 흔들림 가지가 무성해져

나무는 부들부들 몸통을 떤다​

 

나무는 최선을 대해

중심을 잡고 있었구나

가지 하나 이파리 하나하나까지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렸었구나​

 

흔들려 덜 흔들렸구나

흔들림의 중심에

나무는 서있었구나​

 

그늘을 다스리는 일도

숨을 쉬는 일도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직장을 옮기는 일도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리고​

 

흔들려 흔들리지 않은려고

가지 뻗고 이파리

띄우는 일이었구나

안부 - 나태주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photo by bhlee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
있는 건 오로지
새날
풋기운!

운명은 혹시
저녁이나 밤에
무거운 걸음으로
다가올른지 모르겠으나,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

 

[아침 - 정현종]

입김 - 신형건

  미처
  내가 그걸 왜 몰랐을까?
  추운 겨울날
  몸을 움츠리고 종종걸음 치다가
  문득, 너랑 마주쳤을 때
  반가운 말보다 먼저

  네 입에서 피어나던
  하얀 입김!
  그래, 네 가슴은 따뜻하구나
  참 따뜻하구나.

   - 2010년 시집 <입김> (푸른책들)

희망이 외롭다 - 김승희

 

남들은 절망이 외롭다고 말하지만

나는 희망이 더 외로운 것 같아

절망은 중력의 평안이라고 할까

돼지가 삼겹살이 될 때까지

힘을 다 빼고, 그냥 피 웅덩이 속으로 가라앉으면 되는 걸 뭐.......

그래도 머리는 연분홍으로 웃고 있잖아. 절망엔

그런 비애의 따스함이 있네.

 

희망은 때로 응급처치를 해주기도 하지만

희망의 응급처치를 싫어하는 인간도 때로 있을 수 있네

아마 그럴 수 있네

절망이 더 위안이 된다고 하면서.

바람에 흔들리는 찬란한 햇빛 한 줄기를 따라

약을 구하러 멀리서 왔는데

약이 잘 듣지 않는 다는 것을 미리 믿을 정도로

당신은 이제 병이 깊었나.

 

희망의 토템폴이 선인장.......

피가 철철 흐르도록 아직, 더, 벅차게 사랑하라는 명령인데

 

도망치고 싶고 그만두고 싶어도

이유 없이 나누어주는 저 찬란한 햇빛, 아까워

물에 피가 번지듯.......

희망과 나

희망은 종신형이다

희망이 외롭다

 

(Totem Pole: 동물, 새 등이 수직으로 새겨진 힘찬 조각으로

부족내의 특정한 친족집단과 신화적으로 연결된 초자연적인 존재)

연애 1 - 김용택

 

해가 지면 나는 날마다 나무에게로 걸어 간다
해가 지면 나는 날마다 강에게로 걸어간다
해가 지면 나는 날마다 산에게로 걸어간다
해가 질 때, 나무와 산과 강에게로 걸어가는 일은
아름답다 해가 질 때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산그늘처럼

걸어가는

일만큼

아름다운

일은

세상에

없다

집 - 김용택

 

외딴집,

외딴집이라고

왼손으로 쓰고

바른손으로 고쳤다

 

뒤뚱거리면서 가는

가는 어깨를 가뒀다

 

불 하나 끄고

불 하나 달았다

 

가물가물 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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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사람이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비단 혼자 있어서만은 아닐 터인데

거리 한복판에서, 모두 목적지가 있어서인지 바쁘게 걸음을 재촉하는 북적이는 인파속에서,

특히 하루가 저물어 환하게 불밝힌 거리에서, 

나만 빛 없는 한 점같이 느껴지는 때가 있다. 

어디로 가야하나.

기다리는 얼굴들, 기다리는 따듯한 집이 있어서 사람들은 저리 분주히 걸음을 옮길까 생각할 때가 있다. 

나만 그 거리에서 동떨어진 외딴 집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외딴집ㅡ이라고 가슴으로 쓰고

머리로 고친다.  아니, 지웠을까? 

그리고 그림을 그린다. 뒤뚱거리면서 가는 사람, 

그 사람의 가느다란 어깨를 감싸는 집을 그렸다. 

그런데 그 집이 그 사람을 가두었다. 

외로운 사람은 차라리 스스로를 가둔다.

더 외롭지 않으려고 숨어버린다. 

자신이 만든 외딴 곳에. 

 

외로움의 불 하나 끄고 아무것도 느끼지 않기 위해서 또 다른 불 하나 켠다. 

희망의 불일까?  아니면 스스로를 가둔 외딴집에서 나오기 않고 지내려는 체념의 불일까? 

가물가물, 밖에선 얼어버린 눈물이 소리없이 대신 내려온다. 

누군가 나를 위해서 대신 울고 있다. 

바람의 집 – 겨울 판화(版畫) -기형도(1960~1989)

   내 유년 시절 바람이 문풍지를 더듬던 동지의 밤이면 어머니는 내 머리를 당신 무릎에 뉘고 무딘 칼끝으로 시퍼런 무를 깍아주시곤 하였다. 어머니 무서워요 저 울음소리, 어머니조차 무서워요. 얘야, 그것은 네 속에서 울리는 소리란다. 네가 크면 너는 이 겨울을 그리워하기 위해 더 큰 소리로 울어야 한다. 자정 지나 앞마당에 은빛 금속처럼 서리가 깔릴 때까지 어머니는 마른 손으로 종잇장 같은 내 배를 자꾸만 쓸어내렸다. 처마 밑 시래기 한 줌 부스러짐으로 천천히 등을 돌리던 바람의 한숨. 사위어가는 호롱불 주위로 방 안 가득 풀풀 수십 장 입김이 날리던 밤. 작은 소년과 어머니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할까?

  -1989년 유고시집 <입 속의 검은 잎> (문학과 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