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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에 해당되는 글 303건
결심- 전욱진 | 2026.08.19
단추를 채우면서 - 천양희 | 2026.08.16 나무에 대하여 - 정호승 | 2026.08.16 여름 한때 - 천양희 | 2026.08.08 너무 어렵게 이야기하며 살지 말자-강재현 | 2026.07.03 오세영―막다른 곳에서 | 2026.06.23 "쓸쓸하지 않은 따스함을 당신은 보셨는가?" - 허수경 | 2026.06.21 들판을 푸르게 하는 것은 잡초다 -이문조 | 2026.06.20 비오는 날 - 마종기 1 | 2026.06.20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 | 2026.05.30 웃음- 도스토엡스키 | 2026.05.30 사람이 그리운 날1 -신대철 3 | 2026.05.28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 칼릴 지브란 | 2026.05.17 오월- 피천득 4 | 2026.05.16 오래된 농담- 천양희 | 2026.04.24 비스듬히- 정현종 | 2026.04.06 오세영―지상의 꽃 | 2026.03.13 상처가 더 꽃이다 - 유안진 | 2026.03.10 3월의 바람 속에 - 이해인 | 2026.03.06 마지막 공부-홍윤숙 2 | 2026.02.12 결심 - 전욱진
휘청거리다 넘어지려다 그래 무너지자, 하고 마음먹은 나를 옆에서 꼭 붙잡는 사람은 마치 곁에 있는 사람처럼
그리워하지도 잊지도 않은 채 마음의 눈으로 보았다 절대로 지지 말라는 듯 무너지는 마음 정도는 괜찮다는 듯
----- '나'의 곁에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단추를 채우면서 - 천양희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나무에 대하여 - 정호승>
나는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가 더 아름답다. 곧은나무의 그림자보다 굽은 나무의 그림자가 더 사랑스럽다. 함박눈도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에 더 많이 쌓인다. 그늘도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에 더 그늘져 잠들고 싶은 사람들이 찾아와 잠이 든다. 새들도 곧은 나뭇가지보다 굽은 나뭇가지에 더 많이 날아와 앉는다. 곧은 나무는 자기의 그림자가 구부러지는 것을 싫어하나 고통의 무게를 견딜 줄 아는 굽은 나무는 자기의 그림자가 구부러지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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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한때 -천양희
비 갠 하늘에서 땡볕이 내려온다. 촘촘한 나뭇잎이 화들짝 잠을 깬다. 공터가 물끄러미 길을 엿보는데, 두 살배기 아기가 뒤뚱뒤뚱 걸어간다.
생생한 生(생)! 우주가 저렇게 뭉클하다 고통만이 내 선생이 아니란 걸 깨닫는다. 몸 한쪽이 조금 기우뚱한다
바람이 간혹 숲 속에서 달려 나온다. 놀란 새들이 공처럼 튀어 오르고, 가파른 언덕이 헐떡거린다. 웬 氣(기)가 ― 저렇게 기막히다
발밑에 밟히는 시름꽃들, 삶이란 원래 기막힌 것이라고 중얼거린다
나는 다시 숨을 쉬며 부푼다. 살아 붐빈다.
([마음의 수수밭], 창비,1994) --------------------- [마음의 수수밭] 천양희 시인의 후기: "어떤 것에 대해 생각한 것들과 생각해야 할 것들이 길이 되어주었다. 삶 속에는 왜 그런가요? 라고 물을 수 없는 그런 것들이 있다. 일년 내내 눈이 먼 채고 살다가, 가을이 되어 문에서 비늘이 떨어져 나가면 비로소 앞을 볼 수 있다는 숭어대해, 벚꽃이 필 무렵, 남풍이 부는 따듯한 날에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가을에, 제가 태어난 하구로 돌아가서 알을 낳고 죽는다는 은어에 대해, 땅 속에서 6년 동안 애벌레로 살다가 네 번째의 껍질을 벗은 뒤, 가장 날씨가 좋은 여름날을 택하여 다섯 번째의 껍질을 벗고, 땅 속을 뚫고 나와서야 날개 달린 한 마리 매미가 된다는 유지매미에 대해, 둥지가 없어 춥고 긴 밤을 떨면서 날이 밝으면 꼭 둥지를 지어야지 하고 밤새 다짐하지만, 아침 해가 떠오르면 그 따뜻함과 편안함에 취해 집짓는 걸 잊어버리고 만다는 야명조라는 새에 대해, 나, 할말을 줄이려 한다. 다시는 아무 곳에나 내 이름을 내려 놓지 않으리라." ----- - 김사인 시인의 발문 중
___________________ 참 오랜만에 시를 올린다. 기력이 바닥이어서 랩 탑을 열지도 못한 채 지냈다. 게다가 얼마 전 교통사고로 또 다시 나는 가해자가 차라리 편한 세상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어린 딸이 대뜸 해 준 말이 기억이 난다-- "그거야 엄마가 피해자니까 그렇지." 천양희 시인의 신실한 싸움과 견딤을 읽는다. 언제나 내가 의지해야 할 것은 나의 두 다리 뿐. 나의 몇 가지 삶의 철학 중 하나인 wait and hope, 아니 희망 없이도 견디는 순전한 마음과 용기를 또 다시 지팡이처럼 붙잡는다. 다시 일어나 주어진 길을 반박자로 절둑이며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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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어렵게 이야기하며 살지 말자 - 강재현
너무 어렵게 이야기하며 살지 말자
너무 어렵게 셈하며 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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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곳에서- 오세영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쓸쓸하지 않은 따스함을 당신은 보셨는가?" - 허수경
---------------------------- "살아 있는 동안의 기록
읽히지 않고 들릴 때도 있다
한 장 한 장
오래오래
시간이 안쓰럽게 우리를 번역하고 있었다
비 오기 직전 구름 같은 우리의 마음을
마음의 생애를
…
그러다 언제쯤
당신과 나는 누군가가 듣고 있는
이 지구에 없는 목소리의 유랑인이 될 거다
아무도 건설해본 적 없는 국도를 걷는 아픈 고아,
꿈꾸는 귀가 듣는 발자국일 거다"
<허수경, "듣는 책" 일부>
허수경 시인은 말한다. "고아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데, 기댈 전통이 외부에 있다는 것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 전통이라는 것에 기대면 스스로를 베끼는 시를 쓸 수밖에 없는 위기감" 때문에 "시인으로서 나의 존재는 고아"라고.
"그 박하의 나날 동안 보라빛 박하꽃은 피고
숲 속에 들어간 벌 한 마리는 다시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니? 나는 나에게 물어본다.
......
나는 나에게 물어본다 박하의 나날 동안 나를 동반한 것은
박하와 나 뿐. 이 절대의 향기는 시간의 눈물 같은 것이었다."
<허수경, "박하의 나날"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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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시인 (1964~2018)
아까운 분. 지도 교수로 만났던 독일인 남편을 두고 암투병 중 젊은 나이에 그만 세상을 떠났지.
찬란한 시를 쓰는 날들을 '박하의 나날'이라 고백하던 시인.
내가 이를 수 없는, 가 닿을 수 없는 깊이의 눈과 진솔한 고뇌와 쓸쓸함, 그리고 따스함의 언어를 가진 시인. 그 언어의 깊이는 시인의 말대로 어쩌면 꿈꾸는 귀가 되어야 들을 수 있는 발자국인지 모르겠다.
그녀의 시에서 나는 nostalgia라는 슬픔을 읽는다. (좀 더 근원적인 의미의 노스탈지아.)
"쓸쓸하지 않은 따스함을 당신은 보셨는가?
따스한 쓸쓸함을 당신은 보셨는가?
따스함이 쓴 쓸쓸의 안경
서럽고 따뜻하고 흐릿하다"
시인의 이 시구절을 그녀에게 되돌려 말해주며 말 건네본다.
쓸쓸하다 내가 말하는 것이 그 언어에 왠지 죄스러운 이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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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을 푸르게 하는 것은 잡초다 -이문조
저 푸른 들판을 보라 들판을 푸르게 하는 것은 이름도 없는 그들이 들판을 푸르게 한다
- 2009년 월간 <한비문학>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비오는 날 - 마종기>
구름이 구름을 만나면 구름이 구름을 갑자기 만날 때 비가 부르는 노래의 높고 낮음을
오늘 빗속을 오래 걸었다 참 오래도 그리 걸어왔다 그래, 그래, 비는 비끼리 만나야
MP 080420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하지만 어린왕자야, 너의 조그만 별에서는 의자를 몇 발짝 옮겨놓기만 하면 돼. But on your tiny planet, my little prince, all you need to do is move your chair a few steps.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만일 당신이 인간의 영혼을 들여다보고 싶거든, 그 누군가를 잘 알고 싶다면.....그가 웃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그의 웃음이 친절하고 후하다면, 그는 선한 사람이다. -도스토엡스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 '아는 사람 하나 우연히 만나고 싶다'는 시 속 사람의 말이 여러겹으로 가슴에 남는다. 그가 산에서 내내 만난 이들은 만날 수 없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무명씨, 이땅의 말로는 부를 수도 없는 잠든 이들뿐. 그가 그 산을 내려와 만난 건 그가 지나온 산에서부터 자신처럼 굽이굽이 흘러 하산한 물 뿐이다. 혼자라는 걸 다시 깨닫는다. ------------- 지난 주 원광대에서 "고립의 시대"에 대해서 특강/워크숍을 마쳤다. 3번째 초청해준 그 학회에 감사하다. 한달 넘게 수없이 100페이지 넘는 PPT를 수정하고 또 수정하며 고립-단절-외로움에 대해서 끝없이 생각했다 나는 고립 중에 가장 중요한 한 주제에 집중하고 싶었다.
다녀와서 좀 아팠다. 탈진? 아쉬움? 어떻게 그 짧은 시간 그 길고도 깊은 이야기를 다 나눈단 말인가? 메인 디쉬는 맛도 못보여주고 애피타이저로 끝난 듯해서 와서 끙끙 앓았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 칼릴 지브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바람이 너희 사이엣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 말라 그보다 너희 영혼과 영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한쪽의 잔만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마음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마음속에 묶어두지는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질만이 너희 마음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오월 - 피천득
---- 나는 선생님의 다듬어져 알려진 5월이라는 글보다 이 처음 글이 더 좋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하지만 피천득 선생님이 "지금 가고 있다"고 말한 5월, 그 5월의 의미속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있는지 읽을 때마다 의미가 깊어진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오래된 농담- 천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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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듬히- 정현종 -------------------------------- 그대 - 비스듬히여.
시인은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라고 말한다.
가만히 읽어보면 마치 비스듬히 하고 그 이름을 불러주며 말하는 것 같다.
비스듬히는 이제 어딘가에 기대는 기울어진 모습의 특징을 묘사하는 부사가 아니다.
'다른 비스듬히'라고 말하면서 시의 후반에서 더욱 확실해지지만
그런 것이 바로 우리의 존재라고 명명하고 호명해주는 것이다.
다정하게 불러주는 것이다. 괜차나 그렇게 서로 기대는 거야.
맑기도 흐리기도 한 공기에 기대는 존재, 당연히 맑기도 흐리기도 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시인의 다정한 호명에 의해 아름다운 이름과 정체성이 된다.
"공기에 기대다"ㅡ 얼마나 위로가 되는 말인가.
공기에라도 기대며 살아가는 우리가 당연하고 당당해진다. 나, 비스듬히도 오늘 흐린 공기에 편안히 기댄다. 이젠 흐림 속에서도 그 너머 여전히 존재하는 맑음과 빛을 알기에
공기의 흐림도, '나의 흐림'도 의미있고 소중하다는 걸 믿으며, 감사하며...
----- photo by bhlee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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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꽃 - 오세영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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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바람 속에 - 이해인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마지막 공부 - 홍윤숙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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