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풍경'에 해당되는 글 271건
흔들린다 - 함민복 | 2025.02.25
안부 - 나태주 | 2025.02.25 아침 - 정현종 | 2025.02.16 입김 - 신형건 | 2025.02.05 희망이 외롭다 - 김승희 | 2025.01.23 연애 1 - 김용택 2 | 2025.01.22 집 - 김용택 | 2025.01.22 바람의 집 - 기형도 2 | 2025.01.13 바람이 불어 - 윤동주 | 2024.12.11 윤동주 - 별 헤는 밤 | 2024.12.03 겨울바다 - 김남조 | 2024.11.28 폭설- 도종환 | 2024.11.28 못- 천양희 | 2024.11.17 이름 부르기 - 마종기 5 | 2024.10.27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2 | 2024.10.16 가을- 함민복 | 2024.10.13 시월에 - 문태준 1 | 2024.10.13 맨드라미에게 부침-권대웅 1 | 2024.10.03 새 - 김남조 | 2024.09.29 대숲 아래서 - 나태주 | 2024.09.26
흔들린다 - 함민복
집에 그늘이 너무 크게 들어 아주 베어버린다고 참죽나무 균형 살피며 가지 먼저 베어 내려오는 익선이형이 아슬아슬하다
나무는 가지를 벨 때마다 흔들림이 심해지고 흔들림에 흔들림 가지가 무성해져 나무는 부들부들 몸통을 떤다
나무는 최선을 대해 중심을 잡고 있었구나 가지 하나 이파리 하나하나까지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렸었구나
흔들려 덜 흔들렸구나 흔들림의 중심에 나무는 서있었구나
그늘을 다스리는 일도 숨을 쉬는 일도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직장을 옮기는 일도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리고
흔들려 흔들리지 않은려고 가지 뻗고 이파리 띄우는 일이었구나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안부 - 나태주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photo by bhlee
[아침 - 정현종]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입김 - 신형건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희망이 외롭다 - 김승희
남들은 절망이 외롭다고 말하지만 나는 희망이 더 외로운 것 같아 절망은 중력의 평안이라고 할까 돼지가 삼겹살이 될 때까지 힘을 다 빼고, 그냥 피 웅덩이 속으로 가라앉으면 되는 걸 뭐....... 그래도 머리는 연분홍으로 웃고 있잖아. 절망엔 그런 비애의 따스함이 있네.
희망은 때로 응급처치를 해주기도 하지만 희망의 응급처치를 싫어하는 인간도 때로 있을 수 있네 아마 그럴 수 있네 절망이 더 위안이 된다고 하면서. 바람에 흔들리는 찬란한 햇빛 한 줄기를 따라 약을 구하러 멀리서 왔는데 약이 잘 듣지 않는 다는 것을 미리 믿을 정도로 당신은 이제 병이 깊었나.
희망의 토템폴이 선인장....... 피가 철철 흐르도록 아직, 더, 벅차게 사랑하라는 명령인데
도망치고 싶고 그만두고 싶어도 이유 없이 나누어주는 저 찬란한 햇빛, 아까워 물에 피가 번지듯....... 희망과 나 희망은 종신형이다 희망이 외롭다
(Totem Pole: 동물, 새 등이 수직으로 새겨진 힘찬 조각으로 부족내의 특정한 친족집단과 신화적으로 연결된 초자연적인 존재)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연애 1 - 김용택
해가 지면 나는 날마다 나무에게로 걸어 간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산그늘처럼 걸어가는 일만큼 아름다운 일은 세상에 없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집 - 김용택
외딴집, 외딴집이라고 왼손으로 쓰고 바른손으로 고쳤다
뒤뚱거리면서 가는 가는 어깨를 가뒀다
불 하나 끄고 불 하나 달았다
가물가물 눈이 내렸다
------ 외로운 사람이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비단 혼자 있어서만은 아닐 터인데 거리 한복판에서, 모두 목적지가 있어서인지 바쁘게 걸음을 재촉하는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특히 하루가 저물어 환하게 불 밝힌 거리에서, 나만 빛없는 한 점같이 느껴지는 때가 있다. 어디로 가야 하나. 기다리는 얼굴들, 기다리는 따듯한 집이 있어서 사람들은 저리 분주히 걸음을 옮길까 생각할 때가 있다. 나만 그 거리에서 동떨어진 외딴집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외딴집ㅡ이라고 가슴으로 쓰고 머리로 고친다. 아니, 지웠을까? 그리고 그림을 그린다. 뒤뚱거리면서 가는 사람, 그 사람의 가느다란 어깨를 감싸는 집을 그렸다. 그런데 그 집이 그 사람을 가두었다. 외로운 사람은 차라리 스스로를 가둔다. 더 외롭지 않으려고 숨어버린다. 자신이 만든 외딴곳에.
외로움의 불 하나 끄고 또 다른 불 하나 켠다. 희망의 불일까? 아니면 스스로를 가둔 외딴집에서 나오기 않고 지내려는 불일까? 가물가물, 집 밖에선 얼어버린 눈물이 하늘에서 소리 없이 내려온다. 누군가 나를 위해서 대신 울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넉넉한 위로가 된다, 넉넉하고 참 감사한 위안.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바람의 집 – 겨울 판화(版畫) -기형도(1960~1989)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바람이 불어 - 윤동주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그림: bhlee
이 시를 읽고 번역도 할 만큼 좋아했던 내 마음-- 이 시를 좋아했던 그 때의 "내 마음, " 그 시절 나의 가슴에 울림을 준 이 시의 목소리이다. 그런 것이 나에게는 중요하다. 그치.... 어쩌면 이런게 아무 "쓰잘데기 없는" 일인지 모른다. 내 친구의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넌 참 복잡하게 사는구나.... 영화도, TV 드라마도 우린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것들이 넌 보이니 피곤해서 어떻게 즐기겠냐. 그냥 보고, 그냥 읽으면 될 걸 피곤하겠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그림: Q. Buchholz(here only for educational and/or therapeutic purposes)
[겨울바다 -김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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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 폭설 이 땅의 더러운 것들을 덮은 뒤 더러운 것들과 함께 녹으며 한동안은 때묻은 채 길에 쓰러져 있을" 그 눈들의 "남은 시간," ㅡ 그것이 차마 고통스러 힘들어했었습니다. 이 땅의 때묻음, 세상의 나약함은 덮는다고 가린다고 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녹지 않는 눈 같은 환상이라도 있어 내 눈을 덮어주길 바란 것일까요? 어둠에 그을린 세상을 온몸으로 덮고 함께 녹아 길에 쓰러져 그 최후를 맞이하는 눈...그것을 다시는 절망이라 부르지 않을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이 겨울에는 질척이는 외롭고 응달진 골목을 걸을 때 그 속에 함께 녹아 내린 희디 흰 눈의 눈물을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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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hlee 못- 천양희
113009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이름 부르기 - 마종기
우리는 아직도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한적하고 가문 밤에는 잠꼬대가 되어 사람들은 제 이름 석자 무엇이 부끄러워, 아니 두려워 어둠에 감추고 익명의 존재들이 되었을까. 그래서 같은 가지에서 서로를 불러도 더 이상 대답하지 못하게 되어버린 걸까. 함께 있어도 각자 혼자가 되어버린 우리는 이제 어떤 이름으로 서로를 불러야 할까? 020214
나는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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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bhlee 역
노란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그 길은 풀이 더 우거지고 사람이 지난 자취가 없었으니까요. (trans./bhlee)
시의 제목을 '가지 않은 길'이라고 해야할지 그동안 모두들 번역한대로 '가지 못한 길'이라고 해야할지 망설였다. 하지만 시의 내용과 또 마지막 연을 봐도 인생에서 자신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시이므로 그냥 나는 "가지 않은 길"이라고 번역했다. 2018.
---- photo by bhlee8819/at Khuvs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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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함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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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에 - 문태준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맨드라미에게 부침 - 권대웅>
-------- 그래, 그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었다. 빈혈이 일어날 만큼 멀리 있는 파란 하늘 말고 너무 바빠서 외롭다 말하니까 누군가 웃었다. 울컥 나는........ 그 말을 도로 주어 삼킨다
091609 MP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새 - 김남조
새는 가련함 아니어도 새는 찬란한 깃털 아니어도 새는 노래 아니여도 무수히 시로 읊어짐 아니어도 심지어 신의 신비한 촛불 따스한 맥박 아니어도
탱크만큼 육중하거나 흉물이거나 무개성하거나 적개심을 유발하거나 하여간에
절대의 한순간 숨겨 지니던 날개를 퍼득여 창공으로 솟아오른다면 이로서 완벽한 새요 여타는 전혀 상관이 없다.
([평안을 위하여] 1995, 서문당)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대숲 아래서 - 나태주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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