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가 있는 풍경'에 해당되는 글 280건 강윤후 - 다시 쓸쓸한 날에  | 2010.03.20 버려진 손- 길상호 | 2010.02.03 Song of Myself | 2009.08.05 꽃시간- 정현종 | 2009.08.05 Ken Gorelick 1 | 2009.06.11 비오는 날 - 마종기 | 2009.03.22 웃음- 도스토엡스키 | 2008.01.11 마음의 감옥 - 이정하 | 2007.12.08 오래 고통 받는 사람은 - 이성복 | 2007.12.04 늦가을 - 김사인 | 2007.12.03 거지 2 | 2007.11.23 양수리- 윤길영 | 2007.10.29 가엾은 내 손- 최종천 | 2007.10.07 가을은 눈의 季節 - 김현승 | 2007.09.20 이성복 - 음악 | 2007.08.16 바다 1 - 이성복 | 2007.07.09 선천성 그리움- 함민복 3 | 2007.03.13 병든 장미 - 윌리엄 블레이크 | 2007.03.02 마종기- 상처 | 2006.11.30 거문고 - 김영랑 | 2006.10.24 다시 쓸쓸한 날에- 강윤후 
 오전 열시의 햇살은 찬란하다. 무책임하게 행복을 쏟아내는 라디오의 수다에 나는 눈이 부셔 금세 어두워지고 하릴없이 화분에 물을 준다. 웬 벌레가 이렇게 많을까. 살충제라도 뿌려야겠어요, 어머니. 그러나 세상의 모든 주부들은 오전 열시에 행복하므로 엽서로 전화로 그 행복을 라디오에 낱낱이 고해 바치므로 등허리가 휜 어머니마저 귀를 뺏겨 즐거우시고 나는 버리지 않고 처박아둔 해진 구두를 꺼내 햇살 자글대는 뜨락에 쪼그리고 앉아 공연히 묵은 먼지나 턴다. 생각해보면 그대 잊는 일 담배보다 끊기 쉬울지 모르고 쑥뜸 떠 독기를 삭이듯 언제든 작심하여 그대 기억 모조리 지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새삼 약칠까지 하여 정성스레 광 낸 구두를 신자 나는 괜히 기분이 좋아져 피노키오처럼 걸어본다. 탈수기에서 들어낸 빨랫감 하나하나 훌훌 털어 건조대에 널던 어머니 콧노래 흥얼대며 마당을 서성거리는 나를 일손 놓고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시고 슬며시 짜증이 난 나는 냉큼 구두를 벗어 쓰레기통에 내다버린다. 올곧게 세월을 견디는 그리움이 어디 있으랴. 쿵쾅거리며 마루를 지나 주방으로 가 커피 물을 끓이며 나는 이제 아무도 사랑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그러나 얘야, 죽은 나무에는 벌레도 끼지 않는 법이란다. 어머니 젖은 걸레로 화분을 닦으시고 나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살아갈 날들을 내다본다. 그래, 정녕 옹졸하게 메마른 날들을 살아가리라. 그리하여 아주 먼 어느 날 문득 그대 기억 도끼처럼 내 정수리에 내리찍으면 쪼개지리라 대쪽처럼 쪼개지리라. 
 - - -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버려진 손- 길상호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photos by bhlee (those pictures are here only for therapeutic purposes) 
 I celebrate myself, and sing myself 
 그래 나도 쉴 권리가 있어....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꽃시간- 정현종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심리치료사, 수필가, 시인, 그리고 문학치료사였던 Kenneth Paul Joshua Gorelick이 2년간 뇌종양으로 투쟁하다 지난달 67세로 세상을 떠났다. '인생의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이해'하고, '삶의 이야기들을 이해'하기 위한 길 중 하나로  심리학, 그리고 문학치료에 매료되었다던 그... 그의 명복을 빈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구름이 구름을 만나면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만일 당신이 인간의 영혼을 들여다보고 싶거든, 그 누군가를 잘 알고 싶다면.....그가 웃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그의 웃음이 친절하고 후하다면, 그는 선한 사람이다.  -도스토엡스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그림:(c)bhlee 
 나로 인해 그대가 아플까 해서 나는 그대를 떠났습니다 내 사랑이 그대에게 짐이 될까 해서 나는 사랑으로부터 떠났습니다. 그리우면 울었지요 들개처럼 밤길을 헤매 다니다, 그대 냄새를 좇아 킁킁거리다 길바닥에 쓰러져 그대로 잠이 든 적도 있었지요. 가슴이 아팠고, 목이 메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대는 가만 계세요. 나만 아파하겠습니다. 사랑이란 이처럼 나를 가두는 일인가요. 그대 곁에 가고 싶은 나를 철창 속 차디찬 방에 가두는 일인가요. 아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풀었다 가두는 이 마음 감옥이여. 마음의 감옥 - 이정하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오래 고통 받는 사람은 알 것이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늦가을- 김사인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꽃동네를 만드신 오웅진 신부가 수녀들에게 하신 말이란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벌거벗은 나뭇가지에 까치둥지 하나, 벗은 몸 훔쳐본 것 같아 마음 쓸쓸하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우리가 그토록 아름다움을 숭배하는 것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멸시하기 때문이다 (릴케- '두이노의 비가' 에서)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가을은 눈의 季節- 김현승 이맘때가 되면 당신의 눈은 나의 마음, 아니, 생각하는 나의 마음보다 더 깊은 당신의 눈입니다. 이맘때가 되면 落葉들은 떨어져 뿌리에 돌아가고, 당신의 눈은 세상에도 순수한 言語로 변합니다. 이맘때가 되면 내가 당신에게 드리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가을 하늘만큼이나 멀리멀리 당신을 떠나는 것입니다. 떠나서 생각하고, 그 눈을 나의 영혼 안에 간직하여 두는 것입니다. 落葉들이 지는 날 가장 슬픈 것은 우리들 심령에는 가장 아름다운 것...... .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음악 - 이성복 비 오는 날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면 누군가 내 삶을 대신 살고 있다는 느낌 지금 아름다운 음악이 아프도록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있어야 할 곳에서 내가 너무 멀리 왔다는 느낌 굳이 내가 살지 않아도 될 삶 누구의 것도 아닌 입술 거기 내 마른 입술을 가만히 포개어 본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바다 1 -이성복 서러움이 내게 말 걸었지요 나는 아무 대답도 안 했어요 서러움이 날 따라왔어요 나는 달아나지 않고 그렇게 우리는 먼 길을 갔어요 눈앞을 가린 소나무 숲가에서 서러움이 숨고 한 순간 더 참고 나아가다 불현듯 나는 보았습니다 짙푸른 물굽이를 등지고 흰 물거품 입에 물고 서러움이, 서러움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엎어지고 무너지면서도 내게 손 흔들었습니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by Henri Matisse-La chute d'lcare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선천성 그리움 - 함민복]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The Sick Rose - William Blake 
 오 장미여, 너는 병들었다. 울부짓는 폭풍 속 어둔 밤을 날아다니는 보이지 않는 벌레가 진홍빛 기쁨이 있는 너의 침대를 발견하여 그의 어둡고 비밀스런 사랑이 너의 삶을 파괴하는구나. Oh rose, thou art sick; The invisible worm That flies in the night In the howling storm has found out thy bed Of crimson joy, And his dark secret love Does thy life destory. (Blake는 시인이지만 화가이기도 하다. 그의 시에 자신의 삽화를 넣곤 했다. 영국에서 공부할 때 사온 그의 삽화가 있는 시집은 나의 소중한 보물이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오래 먼 숲을 헤쳐 온 피곤한 상처들은 모두 신음 소리를 낸다 산다는 것은 책임이라구. 바람이라구. 끝이 안 보이는 여정. 그래. 그래 이제 알아들을 것 같다 갑자기 다가서는 가는 바람의 허리. 같이 있어도 같이 있지 않고 같이 없어도 같이 있는, 알지? 겨울 밤 언 강의 어둠 뒤로 숨었다가 나타나는 숲의 상처들. 그래서 이렇게 환하게 보이는 것인가. 지워 버릴 수 없는 그 해의 뜨거운 손 수분을 다 빼앗긴 눈밭의 시야. 부정의 단단한 껍질이 된 우리 변명은 잠 속에서 밤새 내리는 눈먼 폭설처럼 흐느끼며 피 흘리며 쌓이고 있다. [상처 - 마종기]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검은 벽에 기대선 채로 해가 스무 번 바뀌었는데 내 기린(麒麟)은 영영 울지를 못한다. 그 가슴을 퉁 흔들고 간 노인(老人)의 손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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