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편지 -유하

늘상 길 위에서 흠뻑 비를 맞습니다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떠났더라면,
매양 한 발씩 마음이 늦는 게 탈입니다
사랑하는 데 지치지 말라는 당신의 음성도
내가 마음을 일으켰을 땐 이미 그곳에 없었습니다
벚꽃으로 만개한 봄날의 생도
도착했을 땐 어느덧 잔설로 진 후였지요
쉼 없이 날개짓을 하는 벌새만이
꿀을 음미할 수 있는 靜止의 시간을 갖습니다

지금 후회처럼 소낙비를 맞습니다
내겐 아무것도 예비된 게 없어요
사랑도 감동도, 예비된 자에게만 찾아오는 것이겠지요
아무도 없는 들판에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게으른 몽상만이 내겐, 비를 그을 수 없는 우산이었어요
푸르른 날이 언제 내 방을 다녀갔는지 나는 모릅니다
그리고 어둑한 귀가 길, 다 늦은 마음으로 비를 맞습니다

 

021708



 이름   비밀번호 
 홈페이지
Secret
어린 왕자 - 생텍쥐페리 (1900.6.29~1944.7.31)

제 9 장

나는 어린 왕자가 철새들의 이동을 이용하여 별을 떠나왔으리라 생각한다. 떠나는 날 아침 그는 그의 별을 잘 정돈해 놓았다. 불을 뿜는 화산들을 정성스레 쑤셔서 청소했다. 그에게는 불을 뿜는 화산이 둘 있었다. 그런데 그것은 아침밥을 데우는 데 아주 편리했다.
불이 꺼져 있는 화산도 하나 있었다. 그러나 그의 말처럼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그는 그래서 불 꺼진 화산도 잘 쑤셔 놓았다. 화산들은 잘 청소되어 있을 때는 부드럽게, 규칙적으로 폭발하지 않고 타오른다. 화산의 폭발은 벽난로의 불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물론 우리 지구 위에서는, 우리들의 화산을 쑤시기에는 우리가 너무 작다. 그래서 화산이 우리에게 숱한 곤란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어린 왕자는 좀 서글픈 심정으로 바오밥나무의 마지막 싹들도 뽑아 냈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리라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친숙한 그 모든 일들이 그날 아침에는 유난히 다정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 꽃에 마지막으로 물을 주고 유리덮개를 씌워 주려는 순간 그는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잘있어.」그는 꽃에게 말했다.

그러나 꽃은 대답하지 않았다.

「잘 있어.」그가 되뇌었다.

꽃은 기침을 했다. 하지만 그것은 감기 때문이 아니었다.

「내가 어리석었어. 용서해 줘. 행복해지도록 노력하길 바래. 」
이윽고 꽃이 말했다.

비난조의 말들을 들을 수 없게 된 게 어린 왕자는 놀라웠다. 그는 유리덮개를 손에 든 채 어쩔 줄 모르고 멍하니 서 있었다. 꽃의 그 조용한 다정함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 난 너를 좋아해. 넌 그걸 전혀 몰랐지. 내 잘못이었어. 아무래도 좋아. 하지만 너도 나와 마찬가지로 어리석었어. 부디 행복해...... 유리덮개는 내버려 둬. 그런 건 이제 필요 없어.」

「하지만 바람이 불면......」

「내 감기가 그리 대단한 건 아냐...... 밤의 서늘한 공기는 내게 유익할 거야.   나는 꽃이니까.」

「하지만 짐승이......」

「나비를 알고 싶으면 두세 마리의 쐐기벌레는 견뎌야지.   나비는 무척 아름다운 모양이니까. 나비가 아니라면 누가 나를 찾아 주겠어?   너는 멀리에 있겠지. 커다란 짐승들은 두렵지 않아. 손톱이 있으니까.」

그러면서 꽃은 천진난만하게 네 개의 가시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게 우물쭈물하고 있지마. 신경질 나. 떠나기로 결심했으니, 어서 가.」

꽃은 울고 있는 자기 모습을 어린 왕자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토록 자존심 강한 꽃이었다......
011708 
달애인 | 2008.01.17 23:5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생각할 거리가 많은 소설이지요...^^
NAPTKOREA | 2008.01.19 14:17 | PERMALINK | EDIT/DEL
그렇지요? 어린왕자에 대해서 기회있으면 차차 함께 이야기나누기로 해요.
| 2008.01.20 10: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나는 이제 꽃처럼 살고 싶지 않다. 예전엔 혼자 몰래 울고... 화장실에서 숨죽이며 울고,,,,이불속에서 입을 막고 울고,,,,
어느누구에게도,,심지어 부모님에게 조차도 나의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어렸을 적...홀로 불도 켜놓치 않은 깜깜한 방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숨죽여 운 적이 있었다. 행여나 누가 보지 않을까..정말 숨죽여 울었는데....엄마가 갑자기 방에 들어오시더니..나의 모습을 보시더니....왜 처량맞게 울고 있냐며..무슨일이 있냐며...차갑게 물어보신 적이 있었다...
그래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었구....그 이후론 난 다신...집에서 행여나 누가 있을때...혼자 울어본 적이 없는것 같다.
그 이후론,,,정말 안전한 곳에서...숨죽여 울었던것 같다...그리고,,자라면서 정말 누구앞에서 울어 본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난 정말 눈물이 엄청 많은 사람인데....친한 친구앞애서도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그래서...그래서,..난 이렇게 늘 외로운 사람인가? 늘 받아주기만 했지,..나의 슬픈이야기를 하지도,,할 생각도 못하고 살았는데....그리고나서 연애를 하면서 정말 그 사람앞에서 많이 운 것 같다. 그러나 그 사람들 모두 나의 눈물앞에 매몰차게 반응한 것 같다...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말의 위로가 아니라,.,..그저 안아주기만 하면 되는건데,,,,그냥 함께 울어 줄 누군가가 필요했을 지도 모르는거였는데,,,

그러나,,지금은,,,내 눈물을 보이며 살고 싶다...내 남자에게만이 아니라.,.,,내 친구에게,,,내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 앞에서.,
늘 강한척만이 아니라 때론 눈물도 지으며ㅡ 솔직하게 내 마음을 나누고 싶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진정한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다. 아니다,,,지금은 조금씩 그렇게 하며 살고 있다... 솔직하게 내 눈물을 보일 수 있는 사람들이 조금씩 생겨나는거 같아서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니도 그런 존재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기쁘다. 그리고 지금 난...또 눈물이 난다.....목이 메일정도로,,
그러나 이 눈물을 가려야 겠다....이 눈물은 기쁘면서도 조금은 쑥쓰러운 눈물이니까....
bhlee | 2008.01.28 03:10 | PERMALINK | EDIT/DEL
'나' 님, 누구신지 모르지만 반가워요.

그리고 '쑥스러운 눈물' 아닌데요...
눈물은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울고 싶은데, 내 가슴과 마음은 울음을 터뜨려야 숨을 쉴 수 있는데 울음이 나오지 않으면 얼마나 슬픈 일일까요. 마치 메마른 땅에 생명의 싹을 틔우는 빗방울처럼 눈물은 우리에게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치료제니까요.

눈물을 보일 수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 얼마나 축복인지요. 토닥토닥 축하드리고 싶어지네요.

이곳은 여러분이 맘놓고 눈물 흘리도록 만들어 진 곳인데 구경만 하고 가는 분들만 있네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오는 것일까요? 너무 좋은 자료들을 아무 대꾸가 없어서 모두 비공개로 바꾸어야하는 맘이 아픕니다.
 이름   비밀번호 
 홈페이지
Secret

문을 닫고 나올 때마다
내 속에는 얼마나 많은
침묵의 층계가 생겨난 것일까

소리 없이 불이 꺼지기 시작하는 빌딩들처럼
내 사랑도
비에
봉인된다

["나는 천천히 입구쪽으로" -강신애 중에서 ]

 이름   비밀번호 
 홈페이지
Secret

출처 : 전북일보 

 

예술·심리·철학·문학 분야 전문가와 함께 만나는 인문학

 

전북교육문화회관, 4~7월 ‘마음을 채우는 끌림의 인문학’ 강연 운영   

--예술·심리·철학·문학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인문학으로 마음을 채운다.

전북교육문화회관은 오는 7월까지 총 12회에 걸쳐 지역주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마음을 채우는 끌림의 인문학 강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강연은 특정 주제의 명사를 초청, 소통과 배움을 통해 지적 욕구 충족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5월부터 7월까지 주제별 3회씩 명사와의 이야기 시간을 펼칠 예정이다.

5월 6일 시작하는 강연의 첫 주자로는 하브루타부모교육 연구소 김금선 소장이 나선다. 김 소장은‘심리’라는 주제에 맞춰 ‘하브루타 대화법과 독서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6월의 주제는 ‘철학’이다. 한국사마천학회의 김영수 이사장이 강사로 나서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지역주민과 만난다.

7월까지 이어지는 ‘문학’주제 강연에서는 나사렛대학교 문학치료학과 이봉희 명예교수의 ‘내 마음을 만지다-나를 찾아가는 글쓰기문학치료’를 운영할 예정이다.

7월 8일부터는 융합미술연구소 크로싱 대표인 이은화 작가가 ‘유럽 미술관 산책’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이번 강연은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전북교육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신청와 당일 현장 신청으로 접수하고 있다.

전북교육문화회관 관계자는 “지역 독서문화 중심 기관으로서 학생과 학부모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인문학 강연을 준비했다”면서 “코로나19의 감염 예방을 위해 추후 강의 일정이 변동될 경우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공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경 기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코로나19가 아직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기 전 작년 겨울에 계획된 프로그램이다.
[내 마음을 만지다] 글쓰기문학치료 강의/워크숍에서는 코로나19의 시대에 맞춰  마음을 만지는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일부 내용을 바꾸려고 계획 중이다.

 이름   비밀번호 
 홈페이지
Secret

돌멩이-정호승

 

아침마다 단단한 돌멩이 하나
손에 쥐고 길을 걸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 먼저 돌로 쳐라...
누가 또 고요히
말없이 소리치면
내가 가장 먼저 힘껏 돌을 던지려고
늘 돌멩이 하나
손에 꽉 쥐고 길을 걸었다
어느날
돌멩이가 멀리 내 손아귀에서 빠져나가
나를 향해 날아왔다
거리에 있는 돌멩이란 돌멩이는 모두 데리고
나를 향해 날아와
나는 얼른 돌멩이에게 무릎을 끓고
빌고 또 빌었다

 이름   비밀번호 
 홈페이지
Secret

[침묵]

 

그 곳에
사람들은 급히 발자국만 남기고 떠나갔다
멋지다, 왁자지껄 감탄 한마디씩 하고 ...
몇몇은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서둘러 떠났다
늘 갈 길이 급했으므로
해지기 전 산을 넘어가야 했으므로
넘어가야 할 산은 늘 있으므로
돌아가야 할 곳이 늘 있으므로
발자국만 어지러이 남는 외딴 곳
바다도 먼 산도
어스름도
아름다움도
이젠
말이 없다
기다림이 사라진 곳
침묵.

 

--

photo by bhlee

 

MP

 이름   비밀번호 
 홈페이지
Secret

  [들판을 푸르게 하는 것은 잡초다 -이문조]

 

  저 푸른 들판을 보라
  얼마나 아름다운가

  들판을 푸르게 하는 것은
  잘난 장미도 백합도 아니다

  이름도 없는
  있어도 불려지지도 않는
  잡초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제각기 자리 잡아
  제 역할에 충실한 들풀

  그들이 들판을 푸르게 한다
  소리 없는
  그들이 세상을 지탱한다.

 

photos by bhlee0520

 

 

 이름   비밀번호 
 홈페이지
Secret

F/C: 이봉희 교수

국내유일의 미국공인문학치료전문가(CPT)/공인저널치료전문가(CJT)/담심리사

 

 

이 연필 속에 말들이 웅크리고 숨어있다

한번도 쓰인 적 없는, 표현된 적 없는,

생각한 적 없는 말들이

숨어있다.

어둠, 그 어둠 속에 깨어서

우리를 듣고 있다

---------------------------------

 

초대의 글: http://journaltherapy.org/3888

 

*이번 글쓰기문학치료워크숍은 서울이 아니고 특별히 천안에서 모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모임 수칙은 아래 댓글을 반드시 확인해주십시오.

 

1. 일시:  6/12~7/3일 (4주 8회) 매주 금요일  1회) 오전 11시~12:30/  2회)12:45~ 2:15  

   <인텐시브이므로 주 2회 연속 진행함>

2. 장소:  천안  구체적 장소는 추후참여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함.

3. 준비물줄쳐지지 않은 A4용지 크기의 공책. 혹은 스케치북+ 12가지 사인펜이나 유성펜  

4. 신청:  <5명 내외로 선착순마감>

    이메일  journaltherapy@hanmail.net로 연락처와 함께 신청

   또는 블로그에 비밀댓글로도 신청가능함(단, 블로그에는 전화번호/이메일주소/성함을 남기시되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반드시 비밀댓글로 해주십시오. 참고로 비밀댓글은 pc로 가능하므로 되도록 이메일로 보내주십시오.) 

5. 참고도서: [내 마음을 만지다: 이봉희교수의 문학치유 카페]-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선정

         [분노치유] 이봉희 역 /학지사

         페니베이커의 [글쓰기치료] 이봉희역/학지사    

6. 참여관련 자세한 문의journaltherapy@hanmail.net 

7. 워크숍에 대한 참여자 인터뷰/후기의 한 예

   http://journaltherapy.org/2958  

   저서 [내 마음을 만지다]에 대한 리뷰는 http://www.journaltherapy.org/2779 -를 참고 

  이봉희교수 프로필은 공지사항 -연구소 소개를 참고 하십시오.

 

 ------------------------------------------------------------

 

한국글쓰기문학치료 연구소는 K. 애덤스의 저널치료센터(CJT-Center for Journal Therapy)의 한국지소(CJT-Korea)로 애덤스의 [저널치료기법]을 교수하거나 치료모임을 할 수 있는 합법적 자격을 가진 국내 유일한 연구소입니다. 

 

이 워크숍은 글쓰기치료/저널치료/문학치료에 대한 강의나 수업 또는 교육프로그램이 아닌 글쓰기문학치료모임입니다. 

모여서 차를 나누고 다과를 나누면서 좋은 시나 책을 함께 읽고 감상과 의견을 나누고, 글을 쓰고또는 쓴 글을 모아 문집을 만드는 것 같은 독서모임이나 독서코칭, 또는 교제를 위한 모임과는 다른 진지한 치료모임입니다. (따라서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이 블로그에는 광고목적으로 워크숍 사진을 공개/활용하지 않습니다.)

 

한국글쓰기문학치료연구소의 워크숍:

국내유일의 미국 공인문학치료전문가(CPT)/공인저널치료전문가(CJT)이며 상담심리사(한국상담심리학회)인 이봉희 교수의 글쓰기문학치료 워크숍은 시치료와 저널테라피(그림저널 포함)를 활용한 치료모임입니다.  수 십 년간의 교수생활, 지난 13년간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다양한 연령층의 성인남녀, 고령자 어르신들, 그리고 언론전문인클럽, 의대학생, 가정의학과교수, 교사, 학부모, 장애뇌변병요양환자, 암환자 및 가족, 교정시설, 위기의 부부, 폭력의 희생자, 트라우마 생존자, 학교폭력,  등 수많은 분들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문학치료워크숍과 수많은 개인 상담, 여러 연수와 학회 특강 경력을 가진 치료전문가가 주관하는 전문적 글쓰기문학치료모임입니다.  

*치료모임 프로그램은 이곳에 공개하지 않습니다.

 

 

* "이야기 된 불행은 불행이 아니다" - 이성복 

Journal Therapy | 2020.05.23 06:2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워크숍은 안전과 위생수칙을 지켜며 소수로 모임을 갖습니다.
- 참여자들은 워크숍 시간 동안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셔야하며 안전거리를 유지합니다.
- 소독제를 준비하겠지만 각자 개인용 소독제를 지참하주시고 물/음료수도 혹은 휴식시간에 필요한 간단한 간식도 각자 개인이 지참합니다.
- 필기구 등을 절대 빌리거나 함께 사용하시면 안됩니다.
-마스크 미 착용시 그날은 모임에 함께 하실 수 없습니다.
한국글쓰기문학치료연구소 | 2020.05.25 11:19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강쥐맘님......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연락처가 들어있는 공개 댓글을 삭제하였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비밀글로 연락처(전화번호와 성함)를 올려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아니면 이메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위 공지에 말씀드린대로 비밀글은 pc로만 가능한 점도 알려드립니다^^
 이름   비밀번호 
 홈페이지
Secret

<유리조각>- 나희덕

내 어머니가 그랬듯이 아이의 손을 잡고 오늘은 내가 밤길을 간다. 아이는 내가 세상의 어둠으로부터 저를 지켜줄 유일한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내 손을 꼭 잡는다. 그러다가 갑자기 굉장한 걸 발견한 듯 손을 끌어당기며 외친다.
“엄마! 저기 보석이 있어요.”
아이는 골목 입구의 폐차장 쪽을 가리키며 그리로 달려가려고 한다. 그곳엔 외등의 불빛을 받아 무언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아마도 부서진 차체에서 흩어져나온 유리조각일 것이다. 낮에 그 앞을 지나오면서 아이들이 뛰어놀다 밟으면 위험할 텐데 하고 생각했었다.
“성주야, 빛난다고 다 보석은 아니란다. 저건 깨진 유리조각일 뿐이야. 잘못 만지면 다쳐.”
나의 말에도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니에요. 보석이란 말이에요.”
아이와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쳐갔다.  이럴 떄 나의 어머니라면...... 어머니는 아마도 나에게 “그래, 보석이 맞아. 보석이 참 예쁘구나.”하고 말씀하셨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반짝이는 게 보석이라고 믿으면서 자랐을 것이다. 어느 대낮 빛을 잃고 흙먼지 속에 뒹굴고 있는 유리조각의 초라함에 스스로 실망하기 전까지는, 또는 빛나는 그것에 손을 베이기 전까지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을 잡고 밤에 개울을 건넌 적이 있다. 지금 내 아이가 그러듯이 어린 나도 어머니의 손을 꼬옥 잡았으리라. 그때 나는 어머니에게 물었다.
“엄마! 하나님 목소리를 들어봤어요?”
“그럼, 들었구말구.”
“어떤 목소린데요?”
“마치 저 물소리들을 합쳐놓은 것 같지.”
나는 물소리를 들으려고 귀를 쫑긋거렸고. 또렷하지는 않지만 들릴 듯 말 듯 한 어떤 소리가 내 마음에 들려오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바람이 불 때마다 불빛에 반짝이는 물비늘의 모습은 낮에 볼 때와는 아주 다른 느낌이었다.
그렇게 어머니 무릎 아래서 키워온 신앙은 이제 거의 잃어버렸다. 어린 시절 주머니에 불룩하던 유리구슬들이 하나 둘 어디론가 굴러가 버린 것처럼, 신앙뿐 아니라 세상을 향한 맑은 눈도 잃어버렸다. 그래도 물가에 앉을 때면 그 많은 물소리 속에서 어떤 음성이 섞여 들리는 것 같아 귀기울이곤 하는 것은 어릴 때 어머니의 말을 아직 기억하고 있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 아이에게 말하고 있지 않은가. 빛나는 게 다 보석은 아니라고. 어머니를 떠올리는 순간 나는 내 속의 빛 하나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져버렸음을 느꼈다. 유리는 유리일 뿐이라는  현실에 대한 씁쓸한 깨달음만이 그 빛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음을 말이다.
유리조각이 불빛에 반짝이는 것은 그것이 더 이상 한 장의 유리일 수 없도록 깨어졌기 때문이다. 깨어진 유리의 날, 그 속에는 제 몸을 잃어버린 슬픔이 간직되어 있다. 그리고 세상엔 정작 눈부신 보석보다는 제 슬픔의 빛을 빌려 살아가는 유리조각 같은 존재가 더 많을 것이다. 그 슬픔들이 밤마다 되살아나 저렇게 반짝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린시절 우리의 눈에 비친 세상은 왜 그리도 아름다웠는지, 모든 게 반짝이고 그래서 모든 게 보석처럼 마음에 와 박혔는지...... 그때의 빛은 잃어버렸지만 또 다른 슬픔의 빛 하나를 받아들이며 나는 오늘 밤길을 간다. 한 어린 영혼의 손을 잡고.

----

세상엔 정작 눈부신 보석보다는 제 슬픔의 빛을 빌려 살아가는 유리조각 같은 존재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럴 것이다.

| 2008.05.23 22:4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hlee | 2008.05.25 08:31 | PERMALINK | EDIT/DEL
음... 후유증이 은근히... 보내준 거 잘 받았어. 고마워ㅠㅠ
H이 차차 좋아질거야. 많이 기도하자.
논문 잘 마무리하고 심사도 잘 받기를. Sj도 논문이 마무리하고 있다고 편지왔던데. 다들 열정적인 모습, 자랑스럽다.
우리 Hy이 위해서도 늘 함께 기억해주고 기도하자. 방학하면 한번 뭉치자^^
 이름   비밀번호 
 홈페이지
Secret

Chuck Mangione - Feels So Good with vocals by Don Potter

Album '70 Miles Young' 2003 ( Here only for therapeutic and/or educational purposes.)

 

 

https://youtu.be/jo1CjBBqQPs

 

Chuck Mangione의 가슴에 파고드는 트럼펫 연주에 Don Potter가 노래를 하는 이 곡을 참 좋아했었다.

Don Potter의 첫 음성이 내 마음을 사로 잡았었지.

어스름이 내려오는 저녁 시간과 럼펫 소리는 참 잘 어울린다..........

오랜만에 들어본다.

 이름   비밀번호 
 홈페이지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