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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말 우연히 다른 자료를 찾다가 10년 전 기록해 둔 (물론 비공개로) 이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지난 주 목요일 대학원 수업 간신히 하고 죽어라 앓았다. 
내 몸이 이제는 늘 먹는 간단한 진통제를 견디지 못해서 토하고 또 토하고.

이제야 기운이 나서 오늘까지 준다고 약속한 일을 하려던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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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JSL
오늘 T. J. Shannon 의 그림 (1895)을 하나 보았습니다. 미국 메트로폴리탄에 걸린 거라 하네요.

엄마가  책을 읽어주고 두 딸이 듣고 있는. 엄마는 얼굴이 보이지 않은채 책에 몰두해 있고, -마치 거울을 보는 것 처럼 그 책은 그녀의 얼굴이 될까요, 선생님이 달아 논 그림 같진 않지만 얼굴이 보지 않는 - 첫째 딸인 이제 곧 사춘기에 들어갈 소녀는 엄마를 정말 사랑스러우면서도 거리를 두고 싶은 맘이 담긴 눈으로 쳐다보고 있더군요.

재미있던 것은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갈까 말까한 막내딸인데, 엄마의 목소리엔 관심없고 그림그리는 화가를 멀뚱히 쳐다보고 있더군요. 그 시선의 다름들. 그리고 마지막 시선이 화가, 즉 창조자를 쳐다보며, 다시 나, 관객을 쳐다보는.

그 눈들이 다 아름답고 슬프더라구요. 혹 선생님은 그 그림을 알까하여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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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08

 

JS에게

웅. 그 그림 정글이야기라는 거야.
Jungle Tales by J. J. Shannon (NY Metropolitan Museum of Art)

By James Jebusa Shannon - This file was donated to Wikimedia Commons as part of a project by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See the Image and Data Resources Open Access Policy, CC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57366376

 

왠지 쓸쓸한 가족 같다. 각자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소통하고 있지 않는 가족.

엄마는 무언가 해보려고 자녀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엄마의 표정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큰 아이는 그런 엄마곁에 앉아 있지만 그녀는 엄마가 읽어주는 책의 내용에 관심이 없다. 그 아이의 시선은 엄마를 물끄러미 보고 있다. 애를 쓰는 엄마를. 하지만 공감은 없다. 그 아이가 읽고 있는 것은 애를 쓰는 (헛되게) 엄마라는 사람, 또는 그 "역할극" 인지 모른다. 의무적으로 앉아 있는 듯하다. 그 시선이 참 묘하다... 그녀가 읽은 엄마는 어떤 것이었을까?

작은 아이도 그 책엔(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내용엔, 엄마의 퍼포먼스엔) 관심도 없다. 관객을 보고 있는 그녀는 허공을 보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엄마의 노력(그녀가 자신의 상황에서 무언가 "역할"을 하기 위해 하는 연기와 퍼포먼스)이 슬퍼보인다... 어쩌면 엄마는 아이들을 다 물리치고 혼자 침대에 흩으러져 울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무언가 아이들에게 해주어야 하는 "엄마"역에 얼굴을 가린채 최선다하고 있다. 표정을 알 수 없는 뒷모습의 엄마가 여러 해석이 가능하게 해준다.

엄마는 엄마대로 노력하고 '사랑'하고 있지만 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까?
책을 읽어 주는 엄마는 아이들의 마음은 읽고 있을까?


왜 하필 제목이 '정글이야기'일까?  엄마가 읽어주는 책 제목은 아닐까?
삽화하나 없이 빼곡이 적인 글씨들로 가득한 책.  어른들의 책.  그래서 정글의 의미가 감추어진 책 (그리고 이 그림)이다. 그곳에서 말하는 정글 이야기는 어떤 내용이었을까?

엄마는 세상이 정글 같다는 말을 해주고 싶은 것이었나? 살아가야할 세상을 알려주고 싶어서일까?

왜 아이들은 관심이 없는 것일까? 아직은 철몰라 계속 동화 같은 꿈을 꾸고 싶기에?

아니면 온갖 미지의 식물과 동물이 가득한 정글 이야기일까? 미지의 세계에 대한 모험과 꿈을 말해주는?


화목함 속에 감추어진 단절...   어쩌면 거울처럼 남에게 비춰주는 연극
보이지 않는 엄마의 얼굴.....
그래서 더욱 우리에게 그 의미를 만들어내라고 우리를 쳐다보는 듯한 어린 딸아이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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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이에게 '정글 이야기'를 읽어준다면 그 내용은 어떤 것일까?

내가 들려주는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표정은 각자 어떨까?

by Rene Magritte(used here for educational purposes only)

 

  너에게 가려고
  나는 강을 만들었다

  강은 물소리를 들려주었고
  물소리는 흰 새떼를 날려보냈고
  흰 새떼는 눈발을 몰고 왔고
  눈발은 울음을 터뜨렸고


  울음은 강을 만들었다
  너에게 가려고

  강- 안도현

 

Vincent Van Gogh
la promenade de soir a St Remy




나는 묻는다
미치지 않고서는
좀 더 타오를 수 없었을까.
미치지 않고서는
타오르는 해바라기 속의 소용돌이치는
심령을
결코 만날 수 없었던 것일까

살아있는 동안
나는 온몸으로
소용돌이치는 글씨를 써야 한다.
<나는 타오른다>고ㅡ

그리고 색채에 취하여
영원히 언덕과 보리밭을 달려가야만 한다.
클라이막스에 도달하기 위하여
영원히 영원히
찬란한 간질성의 질주로ㅡ


[김승희 "나는 타오른다" 중에서]

 

반 고흐, 빗속의 밀밭(1889)

 

 

ㅡㅡ

 

비가 오고 있다

여보

움직이는 비애를 알고 있느냐

 

<김수영, "비" 에서>

Vincent van Gogh- wheatfield with reaper and sun(1889)

"추수꾼ㅡ수확하느라 끔찍한 뙤약볕에서 사력을 다해 일하고 있는 흐릿한 이 인물에서ㅡ나는 죽음의 이미지를 발견한다. 그가 베어들이는 밀이 바로 인류를 나타낸다는 의미에서다. 그러므로 전에 그렸던 <씨 뿌리는 사람>과는 반대되는 그림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죽음 속에 슬픔은 없다. 태양이 모든 것을 순수한 황금빛으로 적셔주는 환한 대낮에 발생한 죽음이기 때문이다."-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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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저를 추수하시려고 이렇게 쭉정이 같은 저를 아직도 저 뙤약볕 아래 두고 계십니까? 

언제까지...

수수께끼 같은 말만큼이나 이 그림은 칼로가 가장 허무러질 듯 연약함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녀의 작은 머리와 부서진 날개---불타고 있는 사철 푸른 나무가지 한가운데 헐벗은 모습으로 서서 그녀는 이제는 그녀의  시간이 되었나 생각하고 있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떠나려고?  아니, 부서진 날개야. 그녀가 대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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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d her only for therapeutic and/or educational purposes

from The Diary of Frida Kahlo: An Intimate Self Portrait (All Rights Reseved)

used here only for therapeutic and/or educational puposes.

(NY Union Square 근처 Strand Book Store에서 발견하고 너무나 좋아서 구입한  프리다 칼로의 그림 저널)

지난 주 인사동에 모였다가 인사동 가나아트센터에서 하모니즘으로 유명한 김흥수 화백(1919-2014)의  작고 1주기전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그의 강렬한 색채에 매료되고 말았다. 무엇보다 수십점에 이르는 대작들을 맘 껏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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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1919-2014)의 작품 세계는 구상과 추상의 이질적인 요소 간 조화를 꾀하는 ‘하모니즘’으로 통한다. 일제강점기인 1937년, 17세의 나이로 제16회 조선미전전람회에 입선해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는 1955년 프랑스 유학을 통해 야수파, 입체파 등을 섭렵하며 다채로운 색채의 쓰임을 터득한다. 1967년부터 12년간 미국에 체류하며 교직과 창작활동을 병행했던 그는 귀국할 무렵인 1977년 하모니즘을 선언하며 예술가로서의 전환점을 맞는다. 하모니즘은 음양의 조화를 중시하는 동양사상이 모태다. 구상과 추상이 공존할 때, 즉  서로 상반되는 극과 극이 하나의 세계로 어우러질 때 화면이 비로소 온전해진다는 미술관을 담고 있다. 즉 화면에 대상은 객관적으로 재현하고, 정신은 추상으로써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그 당시 추상회화의 출현 그 자체는 나의 흥미를 끄는 초점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 새로운 양식을 무조건 따를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비전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음과 양이 하나로 어울려 완전을 이룩하듯 사실적인 것과 추상적인 두 작품 세계가 하나의 작품으로서 용해된 조화를 이룩할 때 조형의 영역을 넘은 오묘한 조형의 예술세계를 전개하게 된다. 이것은 궤변이 아니다. 진실인 것이다. 극에 이른 추상의 우연의 요소들이 사실 표현의 필연성과 조화를 이룰 때 그것은 더욱 넓고 깊은 예술의 창조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한국의 피카소'로도 불렸던 김 화백은 '누드의 대가'이기도 했다.

그는 생전에 43세의 나이차를 극복한 사제지간의 사랑과 결혼으로 작품 외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았다. 30년 세월을 함께 한 아내는 1년 6개월 먼저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국민일보 손영옥기자 글과 네이버 뉴스 정순민의 글을 참고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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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는 88올림픽 때 초기 하모니즘 대표작품 16점이 당시 표구상의 화재로 인해 모두 불타버리는 사건을 겪었었다. 그 충격은 우리들은 짐작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는 그 일을 떠올리면   팔과 다리가 잘려 나간 것 같아 그 후로도 계속 악몽에 시달린다고 할 정도였다.  (그 당시 우리에겐 김흥수의 그림이 한 점 있었고 김흥수화백이 자신의 그림을 찾는다는 말이 있었다. 어느날 슬그머니 그 그림은 없어졌다.... ) 전해지는 말로는  전화로 소식을 먼저 전해들었던 김흥수에게 표구상 사장님이 집문서를 들고 찾아갔으나 화백은 아파트가 떠나가라 “으으음!” 하는 동물울음 같은 괴성을 토해내고 그뿐이었다고 한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 “할 수 없지. 다시 그려야지” 하면서 찻잔을 드시더란다. 물론 손해배상 같은 말은 입밖에도 내지 않았다고 한다.


마음에 계속 남아있는 그림들 중  몇 점만 찾아서 올려본다.

 

김흥수- 허세

 


음과 양

 

 

망부가

 

 

 

미의 심판

 

 

 

 


전쟁과 평화 

 

올 여름엔 뉴욕을 못가서 허전했는데 김흥수전과 디올전으로 조금이나마 위안을..

Die Sprache spricht als das Geläut der Stille

photo by bhlee

사용자 삽입 이미지

 

The language speaks as the ring of the silence.

https://youtu.be/9NdlGjkZ_6I

 

Here only for therapeutic and/or educational purposes.

 

 

연주도 좋지만  사진이 가슴을 쾅 울려서 그림풍경에 넣어본다.

Pursuing the Dream by Miquel Blay  

 

꿈을 쫓아서....

지난 여름 바르셀로나에 갔을 때 카탈루니아 미술관(Museu Nacional d'Art de Catalunya)에서 만났던 조각품.

 

이 작가가 바라 본 꿈을 쫓는 일은 참 처절하다.

그가 생각한 꿈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here only for therapeutic purpose

Edward Hopper. 현대인의 고독을 이 사람처럼 리얼하게 표현한 사람도 드물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

 베니 굿맨의 연주와 함께....

here only for therapeutic purpose

 

 

그림은 내면 삶의 외적 표현이다...  말로 표현할 수 있었다면 그림은 필요없을 것이다.

 

E. Hopper (here only for therapeutic purpose) 

바람이 붑니다. 당신을 기억하는 내 고뇌의 분량만큼 보이지 않게 보이지 않게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이해인)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거짓말 ,  당신이 내게 하는 가장 마음 아픈 거짓말

(90508)

by Chagall- a Bride with a Fan1911



"그녀의 침묵은 나의 침묵이다. 그녀의 눈은 나의 눈이다. 그녀는 마치 오랫동안 나를 알아왔고 나의 유년 시절과 나의 현재, 그리고 나의 미래를 알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전에 그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그녀는 오래 전부터 나를 관찰하고 나의 깊은 속마음을 읽어왔던 것 같다. 나는 이 사람이야말로 내가 바로 '그 여자'-나의 아내-라는 것을 알았다."  (샤갈)

샤갈이 22살에 운명적인 연인, 첫번째 아내 벨라를 만났을때 한 말이다.

모든 운명적 만남과 소울 메이트를 만난 사람들의 말에는 공통점이 있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것 처럼 느껴지는 낯익음. 

당신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때 그렇게 느꼈나요?
그 사람은 지금 어디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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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갑작스런 죽음(1944)이후 샤갈이 그린 그림.
Autour d'Elle(1945)

"[이 정원의 그림이] 현실과는 다르게 보일수도 있겠지. 하지만 내게는 이 그림이 내가 느끼는 시적인 정원의 모습과 스타일을 전달해주고 있다.  네가 이걸 이해할 지 모르지만,  색깔을 잘 배열하기만 해도 시를 말할 수 있다. 마치 음악으로 위로의 말을 하듯이.........그림 속에서 이 정원의 풍경과 인물들을 마치 꿈속에서 보듯이, 현실보다 더 신기하게 나타내주는 거지. "-고흐의 편지 11/12/1888 아를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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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 of the Garden at Etten (Ladies of Arles)
 (State Hermitage Museum/here only for therapeutic and/or educational purposes)

이 그림은 1888년 11월 반 고흐가  아를르에서 그린 그림이다. 그가 고갱과 함게 살고 있었던 때 그린 그림으로  다른 화가들과 친구가 되고 싶었던 열망들이 좌절되고 고갱과의 관계에서도 상처를 입던 시기이다. 그런 그의 좌절과 고통이 이 그림속의 색갈로 나타나고 있다.  프로방스는 홀랜드 고향을 생각나게 했고 그는 불안한 노란색, 녹색, 푸른색에 붉은 색을 여기저기 섞어 그의 그리움과 좌절과 고통을 "시"로 표현했다. 캔버스 표면, 그림의 질감은 두껍고 직접 물감을 짜 넣음으로써 고흐의 긴장과 절박한 심정을 드러내준다.
Chagall- Me & the Village/ The Dance (used here for therapeutic/educational purpose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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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은 우리들의 시선을 대하여 저의 시선으로 응답한다.
사물은 우리가 그것을 무심한 눈으로 보기 때문에 무심하게 보인다.  
그러나 맑은 눈에는 모든 것이 거울이다.
솔직하고 진지한 눈길에는 모든것이 깊이를 가지고 있다.
(바슐라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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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gall:

"석판화를 찍는 놀이나 동판을 손에 들고 있으면 나는 마치 부적을 만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돌이나 동판에다 나는 나의 슬픔이나 기쁨의 모든 것을 내 맡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나긴 세월동안 나의 인생을 스치고 지나간 모든 것--탄생, 죽음, 결혼, 꽃, 동물, 새, 가난한 노동자, 부모, 밤의 연인들, 성서 속의 예언자들, 길 가, 집안, 성당, 하늘, 그리고 세월의 흐름 속에서 우리들의 인생의 내부와 주위에서 일어난 슬픈 사연을....[석판화] 1권 중


"나는 자주 이런 말을 들었다. '샤갈 자네는 실체적이 아냐'. 그리고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실체가 어떤 것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자네도 비실체적으로 되어버리는 것이 좋을 걸세'.

"아무 말도 없다. 나의 몸 속에 숨어 있는 모든 것이 움직여 날뛰며, 너에 대한 기억과 같이 방황한다. 너의 창백하고 가느란 손, 말라빠진 너의 뼈가 나의 목을 힘껏 조인다. 누구에게 기도드려야 할까?"    Chagall, Monumental Week에서

현대는 감동이 솔직하게 눈물이 되지 않고 단지 아무 개성도 없는 미소가 우리들  눈앞에 커튼같이 드리우고 있는 그러한 슬픈 시대입니다. 바로 그런 이유로 나는 ............예술에 대한 나의 꿈, 이 세상의 인생과 이 세상 아닌 곳의 인생, 존재했던 것과 존재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나의 꿈을 여러분에게 털어놓고 싶은 것입니다.  (1963년 일본 샤걀전에서 작가의 메시지)

"내 눈에는 예술이란 무엇보다도 먼저 어떤 영혼의 상태라고 여겨진다" (샤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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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낡은 샤갈의 화집 뒤에서 발견한 나의 빛바랜 메모들이다.  까마득한 그 시절... 내가 그리던 이 나이의 나의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까?      -bhl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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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와진 이미지와 이미지의 원천들이 마음것 펼쳐지는 모습을 그 어느누구보다도 잘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샤갈(Chagall)일 것이다.

그는 후일 자신의 언어로 사용될 수 있는 이미지들을, 어린 시절동안 자신의 존재 속에 분간할 수 없을 만큼 깊이 뿌리내린 이미지들을 외부세계 속에서 취하여 간직한다. 그 이미지들은 아직 두꺼운 껍질이 생겨나지도 않은 채, 그토록 유연한 어린시절의 영혼으로서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저 감미로운 상처들과 만났을 때 그의 내부로부터 들어온 것이다.  아주 일찍 그는 자기가 기구하는 소원들이 그 이미지들은 통하여 이루어 지리라는 것을 예감했었다. 그러나 그 때는 그 기도가 예술가의 기도라는 것 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거리를 헤매고 돌아다니면서 찾고 기도했다. 하나님, 구름들 속에, 신기료 장수의 집 뒤에 숨어있는 하나님, 내 영혼이 나타나게 해주세요. 아직 말을 더듬는 어린아이의 고통스런 영혼아, 나에게 길을 가르쳐다오. 나는 다른 사람들 처럼 되고 싶지 않다. 나는 새로운 세계를 보고 싶다."

도시는 그 기도에 대한 대답처럼 낯선 얼굴로 나타나는 것 같았다. 모든 주민들이 그들의 평소의 자리를 떠나서 땅위로 떠서 걷기 시작한다. 낯익은 인물들이 지붕위로 올라가 자리를 잡고 그곳에서 휴식한다...

초년기 궁금중 많은 눈이 포착한 그 일상의 이미지들, 시각적, 감정적 언어들을 샤갈을 그 본래의 환경에서 꺼내 새로운 환경, 즉 그의 영혼 속에 집어 넣는다. ... 즉 중력의 소멸이다. 새로운 별 속으로 자리를 옮긴 이미지들은 더 이상 중력을 느낄수 없게 된다. 그들의 존재이유처럼 여겨졌던 물질성으로 부터 마침내 해방되고 주관적이고 비밀스러운 그들의 의미에로 환원된 와관들은 오직 감각적인 자력에만 복종할 뿐이다.  그것들은 소옹돌이치고, 서로 잡아 당기고, 헤어지고, 공중에 뜨고, 혼연일체가 되고, 뒤집힌다. .....

거꾸로 서기 일쑤인 그의 인물들 처럼 가시적인 세계도 샤갈의 내부에서 뒤집혀 넘어지고 심연속으로 미끌어져 들어간다. ...
(르네 위그/ 예술과 영혼 중에서)

고흐의 자화상들



the broken column(1944) by Frida Kahlo
(used here only for therapeutic and/or educational purposes)
프리다 칼로가 자신의 척추의 고통을 부셔지고 깨어진 기둥으로 표현한 그림으로 그녀가 평생 겪는 육체적 고통을 표현한 여러 자화상 중 하나.

"나는 병이 난 것이 아니다. 나는 산산히 부셔셨다. 그러나 내가 그림을 그리는 한 나는 행복하다. "
"나는 나 자신의 현실을 그린다.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내가 필요해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다. 나는 그저 내 머리 속을 스쳐가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그린다. 다른 생각은 없다.(I paint my own reality. The only thing I know is that I paint because I need to, and I paint whatever passes through my head without any other consideration)"
(프리다 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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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ures are from the movie, Frida, and used only here for therapeutic and/or educational purpo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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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아, 날 수 있는 날개가 있다면 네가 무슨 소용있단 말인가? (발가락을 절단 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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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외출(퇴장)이  즐겁길, 그래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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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그림을 누가 초현실주의라 하는가
이보다 더한 생생한 현실이 어디있을까?
평생 소아마비로 시작해서 사고,  32번의 수술, 병과 통증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그녀의 "적나라한 현실"을,  
눈물과 피와 고통으로 가득찬 그녀의 현실을 우리는 "초현실"이라 부른다.

 

  here only for therapeutic and/or eduational purposes

어떤 그림 아래로 - P. 첼란

까마귀 뒤덮힌 보리밭 물결.
어느 하늘의 푸르름인가? 아래인가? 위인가?
영혼에서 튕겨나온 때늦은 화살.
보다 강렬한 울림. 보다 가까운 타오름. 두 개의 세계.

(출처: 고위공, <<문학과 미술의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