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부터 학회원들의 마음중심 잡기 
 
코로나-19의 기세가 잦아들기를 바라는 전 국민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전염병으로 인한 어려움이 여러 날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상담심리학회 회원들께서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 정기적인 상담이 연기 또는 취소되는 상황이 지속되어 현실적 어려움과 불안을 크게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회는 학회원의 심리적 소진을 예방하고 마음의 중심을 잘 유지하도록 돕기 위해 몇 가지 지침을 안내드리고자 합니다. 상담자의 자기관리는 전문성 유지와 내담자의 안녕에 있어 중요한 기반이 되므로, 함께 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1. 인포데믹스(정보 전염병)로부터 면역력 키우기
각종 매체를 통해 잘못된 정보가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SNS를 타고, “오늘 ##대학병원 아침 회의에서 나온 내용등과 같이 출처가 불분명한 뉴스들이 다수에게 전파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과장되거나 거짓된 뉴스는 상담자를 불안하게 만들며, 유사한 혼란감을 가진 내담자에게 역전이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짜 뉴스가 아니더라도 지나치게 정보검색에 몰두하다 보면 파국적 사고나 불안정한 정서가 증폭되기 쉽습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정확한 정보 수용하고 공유하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하세요. ‘특정 시간대에만 정보 검색하기등 규칙을 정하고, 미뤄둔 집안일이나 책 읽기 등으로 주의를 전환해보세요. , 자신이 어떤 뉴스를 어떻게 전달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서 뉴스 전파자로서 자신의 모습을 점검해 볼 수도 있습니다. 도움이 되는 정보를 발견했다면, 정확한 출처를 밝히고 그 주소 링크를 공유해 주세요.
 

2. 혐오와 비난의 마음 멈추기
감염병은 누구나 걸릴 수 있습니다. 부자와 빈자, 악인과 선인 그 누구도 감염 위험에 있어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누군가를 비난의 대상으로 낙인찍고 배제하는 것은 모호하고 불안한 상황에 대처하려는 방어기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비난과 배제, 혐오가 만연하게 되면, 감염된 사람들이 사실을 숨기게 되어 도리어 감염이 확산될 위기에 처합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내 안의 혐오를 자각하고,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혹시 평소 자신이 불편하게 여기던 대상에게 현재 상황의 책임을 전가하며 비난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누구나 감염병에 걸릴 수 있다는 상황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감염자들의 건강이 속히 회복되길 바라는 포용입니다.
 

3. 사회적 거리두기
상담 일정도 취소되고 주말의 약속이나 모임도 연기되는 일이 잦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질병관리본부에서 당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다 보니 고립감이나 답답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이렇게 해보세요:자기초점화연결성 자각하기
바쁜 일상 동안 놓친 내 마음에 온전히 귀를 기울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불편하고 괴로운 마음이 든다는 것은, 스스로를 더 많이 이해하고 살펴야 한다는 뜻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소중한 이들에게 전화로나마 안부 인사를 건네고, 지금 이 순간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며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나눠보세요.
 
 
그간 우리는 내담자와의 만남을 통해 과정 중의 인간’, 그리고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는 믿음을 확인해왔습니다. 지금의 경험들 역시 한 개인으로서는 물론 상담자로서 성장하는 데 소중한 일부가 될 것입니다. 과도한 불안도, 안일한 방심도 내려놓고 지금-여기에 집중하며 이 시간을 살아갑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익숙한 격언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제 힘을 발휘해 주기를 빕니다.

 

(사)한국상담심리학회

분수 - 김춘수


1
발돋움하는 발돋움하는 너의 자세는
왜 이렇게
두 쪽으로 갈라져서 떨어져야 하는가.

그리움으로 하여
왜 너는 이렇게
산산이 부서져서 흩어져야 하는가.

2
모든 것을 바치고도
왜 나중에는
이 찢어지는 아픔만을
가져야 하는가.

네가 네 스스로에 보내는
이별의
이 안타까운 눈짓만을 가져야 하는가.

3
왜 너는
다른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가.
떨어져서 부서진 무수한 네가
왜 이런
선연한 무지개로
다시 솟아야만 하는가.

 


Here only for therapeutic purp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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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하다는 평을 들었던 전설적인 테너 카루소(1873-1921)의 화려한 삶 뒤의 개인적인 삶의 무상함을 옅볼 수 있는 내용의 곡.
미국 오페라계를 중심으로 열정적으로 활동하던 카루소는 혹사된 건강으로 인해 더이상 노래를 할  수 없어서 요양을 하려고 이탤리로 돌아온다. 그리고는  아내와 어린 딸과 함께 세상을 떠나기까지 쏘렌토의 한 호텔레서 머물렀다.  그 호텔을 방문하게 된 루치오 달라(가수, 작곡가, 연주자인)가 카루소의 숨결이 느껴지는 잘 보존된 피아노와 가족사진 등을 보면서 그 즉석에서 작곡한 곡이라고 한다.(1986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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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1. 5. 28. 아내와 어린 딸과 함께 귀국하는 카루소. 
두 달후 그는 그 모든 명성과 부와 화려함, 그리고 그 무엇보다 사랑하는 가족과 어린 딸을 두고 허망히 세상을 떠나고 만다.




이 곡을 처음 듣는 순간 숨이 막힐 듯 했던 기억이 난다.  
가슴을 절절히 울리는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파바로티의 음성으로 듣는다.
2013. 02. 23


새- 아폴로에서 /천상병

참으로 오랜만에 음악을 듣는것이다. 내 마음의 빈터에 햇살이 퍼질 때, 슬기로운 그늘도 따라와 있는 것이다. 그늘은 보다 더 짙고 먹음직한 빛일지도 모른다.  

새는 지금 어디로 갔을까? 골짜구니를 건너고 있을까? 내 마음 온통 세내어 주고 외국 여행을 하고 있을까?  

돌아오라 새여! 날고 노래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이 그늘의 외로운 찬란을 착취하기 위하여!

04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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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어딘가 통증이 있을 때 사람들이 호흡법으로 긴장을 풀 듯이

나는 내 심장 어디께 통증이 있을 때면 천상병님의 시를 읽는다.

<구해야 할 지혜: 분별의 마음(discerning heart)>

 

"지옥은 너무 늦게 발견한 진실(Hell is truth seen too late)"이라고 흄(Hume)은 말했다.

어떤 잘못도 늦게라도 깨닫고 대처하는 것이 아예 진실을 보지 못하고 외면하는 것보다 옳다.

...

왜 이리 세상의 어리석음은 반복되는 것일까? 과거를 외면하는 자는 과거를 반복하고야 만다는 것을 왜 인간들은 계속 잊는 것일까?

 

자신이 역사에서 배운 유일한 진실은 "인간이 역사를 통해 배운것이 없다는 점"이라고 세계적 역사학자 토인비가 말했다. 사건과 이름만 다르지 인간의 역사에서 반복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한마디로 지적한 것이다.

 

"저희는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한다"는 인간의 어리석은 아집과 오만함에 대한 영원한 진리 앞에 다시 한 번 겸허해야 하겠다. 이것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질병이 아니고 무엇일까?

 

나는 눈감고 귀막고 아집에 갇혀 어떤 우매함과 잘못을 반복하고 있는 것일까. 나를 진리앞에 겸손케 하소서ㅡ 분별의 지혜를 가진 "마음"을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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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네게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종으로 왕이 되게 하셨사오나 종은 작은 아이라 출입할 줄을 알지 못하고 주의 택하신 백성 가운데 있나이다.... 그런즉 "지혜로운 마음"을 종에게 주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 누가 주의 백성을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So give your servant a discerning heart to govern your people and to distinguish between right and wrong. For who is able to govern this people of yours?)

물새들이 날개를 접고 엎드려
미친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세월의...
우리들의 모습도 바로 저러했을까

 

[겨울바다2 - 신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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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c)Hundert Wasser

 

 

 

 

 

 

 

 

<새가 있던 자리 -천양희>

잎인 줄 알았는데 새네
저런 곳에도 새가 앉을 수 있다니
새는 가벼우니까...
바람 속에 쉴 수 있으니까
오늘은 눈 뜨고 있어도 하루가 어두워
새가 있는 쪽에 또 눈이 간다
프리다 칼로의 ‘부서진 기둥’을 보고 있을 때
내 뼈가 자꾸 부서진다
새들은 몇 번이나 바닥을 쳐야
하늘에다 발을 옮기는 것일까
비상은 언제나 바닥에서 태어난다
나도 그런 적 있다
작은 것 탐하다 큰 것을 잃었다
한 수 앞이 아니라
한 치 앞을 못 보았다
얼마를 더 많이 걸어야 인간이 되나
아직 덜 되어서
언젠가는 더 되려는 것
미완이나 미로 같은 것
노력하는 동안 우리 모두 방황한다
나는 다시 배운다
미로 없는 길 없고 미완 없는 완성도 없다
없으므로 오늘은 눈 뜨고 있어도 하루가 어두워
새가 있는 쪽에 또 눈이 간다

어디에서나 나를 지켜보는 새의 눈이 있다.

*출처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창비,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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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journaltherapy.org/55

<변명- 마종기>

 

흐르는 물은
외롭지 않은 줄 알았다
어깨를 들썩이며 몸을 흔들며...
예식의 춤과 노래로 빛나던 물길,
사는 것은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지만
가볍게 보아온 세상의 흐름과 가버림.
오늘에야 내가 물이 되어
물의 얼굴을 보게 되다니.

그러나 흐르는 물만으로는 다 대답할 수 없구나.
엉뚱한 도시의 한쪽을 가로질러
길 이름도 방향도 모르는 채 흘러가느니
헤어지고 만나고 다시 헤어지는 우리.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는 마음도 알 것 같으다.
밤새 깨어 있는 물의 신호등,
끝내지 않는 물의 말소리도 알 것 같으다.

 

 

출처: 『그 나라 하늘빛 』/문학과 지성사

Kafka and the traveling doll by Jordi Sierra i Fabra

Illustrator: (C)Isabel Torner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는 평생 아내도 자녀도 없이 독신으로 살다 41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가 40살 때의 어느날 베를린의 스티글리츠 공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 때 한 소녀가 자신이 아끼는 인형을 잃어버리고 눈이 붓도록 울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 소녀와 함께 인형을 찾아보았으나 끝내 찾지 못했다.  카프카는 그 소녀에게 다음날 다시 공원에서 만나서 함께 인형을 찾아보자고 약속하고 헤어졌다.

하지만 다음날도 그들은 인형을 찾을 수 없었다. 울음을 터뜨린 소녀에게 카프카는 인형의 이름을 묻고 브리짓트(인형)가 여행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리고 인형의 편지를 내밀었다. 그 편지에는-- 나는 세상을 구경하려고 여행을 떠났어요.  내가 겪는 모험을 편지로 써서 보낼게요.  그러니 울지 마세요--라고 적혀있었다.

 

이렇게 카프카는 그후 날마다 인형이 보낸 편지를 써서 읽어주었다. 두 사람이 만날때마다 카프카는 그 인형이 세상에서 경험하는 모험과 대화를 세밀하게 써서 읽어주곤했고 소녀는 그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마침내 그 인형이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오게 될 때 카프카는 인형을 하나 새로 사서 소녀에게 주었다.  그 인형을 보자 소녀는 "이 인형은 내 인형과 전혀 닮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카프카는 소녀에게 다시 인형의 편지를 전해주었다.  그 편지에는 "여행을 하면서 나는 많이 변했어요."라고 적혀있었다.  소녀는 그 인형을 소중히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

 

얼마 후 (그 다음 해) 카프카는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후 이제 어른이 된 소녀는 그 인형 속에 눈에 잘 띄지 않게 들어있는 편지 하나를 발견하였다.  그 작은 편지에는 카프카의 자필 서명이 적혀져 있었다.  카프카는 그녀에게 이렇게 글을 남겼다: 

 

 "네가 사랑하는 모든 것은 쉽게 잃을 수 있어.  하지만 결국 사랑은 다른 형태로 반드시 네게 돌아온단다.

 

https://www.facebook.com/bonghee.lee.7399/posts/548842739320693

 

(여러 자료를 찾고 번역하고 내용을 편집하여 올린 글입니다.
가져가실 때는 출처를 정확히 밝혀주시는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세요!!! )


[겨울기도 1-마종기]

하느님, 추워하며 살게 하소서.
이불이 얇은 자의 시린 마음을
잊지 않게 하시고
돌아갈 수 있는 몇 평의 방을
고마워하게 하소서.

겨울에 살게 하소서.
여름의 열기 후에 낙엽으로 날리는
한정 없는 미련을 잠재우시고
쌓인 눈 속에 편히 잠들 수 있는
당신의 긴 뜻을 알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