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던가 너희가 하늘을 나는 걸 봤단다. 바람에 실려 소중한 것 하나만 지닌 채 훨훨 길을 떠나는 모습이 마냥 기쁘게만 보였단다.
사람에게도 꼭 필요한 것은 오직 하나 하잘것없는 것들을 모두 버리고 나면 나도 하늘 높이 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단다.
호시노 토미히로 - <민들레> 중에서
051414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오월 -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비취 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한 살이 나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得了愛情痛苦(득료애정통고) 失了愛情痛苦(실료애정통고)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Creativity & Technology in the Age of AI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에서 가장 큰 디자인 컨퍼런스 중 하나인 OFFF Creativity and Tech. in the age of AI (AI 시대에 창조성과 테크놀로지)를 주제로 3명이 Adobe 대표로 발표했다. 오디언스가 3000명가까이 모였다고 한다.
커퍼런스 발표 후 live webcast. 흥미롭고 재미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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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봄 한철 분분한 낙화······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헤어지자 나의 사랑, 나의 결별,
ㅡㅡ 흩날리는 꽃비를 흠뻑 맞으며 마냥 행복에 젖은 하루였다. 언제나 이맘때면 이형기의 시가 가슴을 울리곤 했었다.
찬란한 설렘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끼며 낙화속 '소풍'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어스름길, 오늘은 나도 모르는 새, 맘 한구석에서 “물보면 흐르고 별보면 또렷한 마음은 어이면 늙으뇨.” 라는 영랑의 시 구절이 함께 따라 나와 혼자 웃었다. 조금은 쓸쓸히...낙화속을 걸으며 마냥 기쁘다가도 느끼는 묘한 마음이 이것이었나?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흙으로 그릇을 빚는데 그 안에 빈자리가 있어 그릇으로 쓰네
- 노자 [도덕경] 11장
埏埴以爲器 當其無 有器之用(연식이위기 당기무 유기지용) ------------- 비움도 "빚는 일"임을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그러므로 있음은 이로움을 위한 것이고 없음은 쓸모를 위한 것이다. 故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고유지이위리 무지이위용)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만물은 흔들리면서 - 오규원 살아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튼튼한 줄기를 얻고 잎은 흔들려서 스스로 살아있는 몸인 것을 증명한다. 바람은 오늘도 분다. 수 만의 잎은 제각기 몸을 엮는 하루를 가누고 들판의 슬픔 하나, 들판의 고독 하나 들판의 고통 하나도 다른 곳에서 바람에 쓸리며 자기를 헤집고 있다. 피하지 마라. 빈 들에 가서 깨닫는 그것 우리가 늘 흔들리고 있음을.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오빠가 갑자기 하늘 나라로 가신지 벌써 4년이 되었다. 까마득해 보이기도 하고,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육신의 고통이, 통증이 이리 절대 고독인 걸 내가 그때는 왜 미처 몰랐을까? 오빠 사랑해요. 감사해요.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별을 낳는 것은 밤만이 아니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나룻배와 행인 - 한용운(1879~1944) 나는 나룻배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 1926년 시집 <임의 침묵> (회동서관)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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