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643건
노 잃은 나룻배 - 한영기

때로는 나아가고
때로는 되돌아가고
때로는 멈추고 싶지만
노 잃은 나룻배
나에겐
부질없는 바람일 뿐.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채
물결 흐름 따라
그저 힘없이 떠내려가야만 한다.

이 무능력함 앞에서
할 수 있는 건
부디 내 가는 그곳이
지나온 곳보다 나은 곳이길
기도하는 것 뿐.

E. Hopper-NY Office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다가
나는 알게 되었지
이미 네가
투명인간이 되어
곁에 서 있다는 것을
그래서 더불어 기다리기로 한다

[성북역 - 강윤후]

 

[이 가을에]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나태주

Sender : hyb................
To : 이봉희 교수님
Date : 2010............
S u b j e c t : 교수님, 눈물 나서 수업을 못듣겠어요.

영어교사이신 한 대학원 선생님의 메일입니다. 당시 교육대학원 조기영어교육학과에서 영문학/영문학과 영어교육/영미드라마와 영어교육에 대한 수업 등을 들으셨었죠.  아직  제가 문학치료를 공부하기 전이었지만  그 이전부터 정말 오랜 동안  학부생이든 대학원생이든  학생들은 문학수업을 통해 항상 치유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메일을 매 학기 정말 많이도 받았습니다.  email 뿐 아니라 손편지도 참 많이 받았죠.  큰박스로 하나가득 될 정도였습니다.  공통점은 눈물이 나서 수업중 울었다는 이야기가 가장 많았고 다양한 문제해결과 위로를 받았다는 편지들이었습니다. 
이런 나의 제자들이야 말로  바로 제가 문학의 치유적 힘에 대한 확신을 주었고 문학치료사가 되도록 이끌어준 분들입니다. 
그 편지들 중  정말 오래된 메일함에서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다시 발견한 편지 하나를 여기 공유해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E**입니다.
(사실 영어교사가 된뒤에는,  R****으로 불리워져 사실 영어이름이 더 제 이름 같습니다^^)

교수님 수업이 너무 좋은데,
(너무 마음에 담에 두고 싶은 말이 많은데)
직장에서 제시간에 일을 내려두고 오기가 어려워 매일 지각을 하게 되어 참으로 속이 상합니다.

그런데 수업시간에 눈물이나서 눈물 참느라 애를 먹습니다.
라이온 킹이 그렇게 가슴이 절절하게 인생이 녹아있는 영화인지 참으로 놀랐습니다.

누가 우는거 볼까 몰래 꾹꾹 참느라ㅠㅠ 힘들어요.

강의를 들으면서 느끼는 점이 많습니다.
고등학교때 보았던 굿윌헌팅의 숨은 의미들.
(10년이 더 지나고서야 알게 되었네요ㅡㅡ)
인생에 대한 다른 해석들.
그리고 새로운 경험들(문학에서 치유되는 과정들).

봄에 배웠던 [사소한것들]에서 하셨던 말씀들은 귓속에 쏙쏙 날아 들어 가슴으로 전해졌습니다.

왠지 교수님은 삶의 모든 비밀을 알고 계신거 같아요.
저는 한개도 모르다가 요즘 조금씩 알아 가는것 같습니다.

워낙 눈물도 많았지만,
수업시간에는 완전히 감정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작년에 감당하기 힘든 관계고통을 경험하고 나서 우울증 치료도 받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구체적 이야기를 삭제하였음.>

.......................

제 나름 극복하려 많은 노력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많은 대답도 얻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읽게 해주신 [돌하우스]와 [트라이플스]는 저에게 많은 대답과 위안을 주었습니다.
나중에 도서관 가서 돌하우스를 대여해서 읽어보았습니다.

교수님 수업은 제 자신을 치유하는 한 과정이 되었습니다.

비밀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아, 많은 사람에게 공개하는 저의 공개된 비밀입니다.
같이 공부하는 샘들 몇분도 이미 알고 계세요.
창피하지도 숨기고 싶지는 않은데, 그게 저한테 상처로 돌아올까 염려됩니다.
심바에게 손을 내민 스카의 이야기가 왠지 제 상황과 오버랩되어 들렸습니다.
세상을 너무 핑크빛과 하늘빛으로만 믿고  살았던 저에게 요즘 많은 의구심을 들게 합니다.

그래서 시련이 사람을 강하고 성숙하게 하는것 같습니다.
교수님, 좋은 문학 작품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저는 요즘 줄리아 로버츠가 영화로 찍은 eat pray love소설을 줄 쳐가면서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자가 이혼을 겪고 우울증을 이겨낸 1년간의 여행기 입니다.
읽는내내, 어쩜 나의 상황과 이리도 닮았을까.. 나만이 아니구나.. 다 아프고 상처받고 비참한 시기라는게 있구나..
어쩌면 살아온 날들이 너무나 평온해서 내가 무기력하게 무너져버렸었구나..
문학이 저의 바닥난 감정을 채우고, 허물어진 감정을 회복시켜 주는 것 같습니다.
이또한, 아픔이 없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새로운 감정들이겠죠.

쉬고 있는 교회지만, 하나님께서 저를 많이 사랑하시는것 같습니다.
교수님과 멋진 라이온킹을 지금 보내주신걸 보면요!


감사합니다
정말 많이 감사합니다.


평화로운밤 되세요. 저도..^^
 

 

https://youtu.be/MCA51J29OqM


 

내 가슴에 구멍이 숭숭났던 시절

천안으로 긴 고속도로 운전하며 출퇴근 길에 차안에서 듣고 또 들으면서 위로 받았던 음악.

 

내가 가장 행복했고 그래서 가장 불행했던 시절에 내 곁을 지켜주었던 소중한 음악들 중 하나.

 

내가 사랑했던, 그리고 사랑하는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은...........

술 한 잔 - 정호승

 

인생은 나에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가을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 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 꽃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차라리 당신을 잊고자 할때 - 도종환

차라리 당신을 잊고자 할 때
당신은 말없이 제게 오십니다.
차라리 당신에게서 떠나고자 할 때
당신은 또 그렇게 말없이 제게 오십니다.
남들은 그리움을 형체도 없는 것이라 하지만
제게는 그리움도 살아있는 것이어서
목마름으로 애타게 물 한잔을 찾듯
목마르게 당신이 그리운 밤이 있습니다.
절반은 꿈에서 당신을 만나고
절반은 깨어서 당신을 그리며
나뭇잎이 썩어서 거름이 되는 긴 겨울동안
밤마다 내 마음도 썩어서 그리움을 키웁니다.
당신 향한 내 마음 내 안에서 물고기처럼 살아 펄펄 뛰는데
당신은 언제쯤 온몸 가득 물이 되어 오십니까
서로 다 가져갈 수 없는 몸과 마음이
언제쯤 물에 녹듯 녹아서 하나되어 만납니까
차라리 잊어야 하리라 마음을 다지며 쓸쓸히 자리를 펴고 누우면
살에 닿는 손길처럼 당신은 제게 오십니다.
삼 백 예순 밤이 지나고 또 지나도
꿈 아니고는 만날 수 없어
차라리 당신 곁을 떠나고자 할 때
당신은 바람처럼 제게로 불어오십니다

 

used here only for therapeutic and/or educational purposes

수련-정호승

 

물은 꽃의 눈물인가

꽃은 물의 눈물인가

물은 꽃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고

꽃은 물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한다

새는 나뭇가지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고

눈물은 인간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한다 

 

글쓰기문학치료: 내마음을 만지다

 

일시: 8/23-9/13 매주 목요일 저녁 7:30-9:30

장소: 여의도 성천아카데미 강의장

 

강의소개:

최고의 독서는 한 사람의 인생사를 경청하는 것이라 했다. 오늘도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를 살면서 나는 얼마나 로서 살았을까? 업무를 위한 독서는 열심히 하면서 나는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진심으로 나를 읽어준 적이 얼마나 있을까? [글쓰기문학치료-내 마음을 만지다]는 닫혀있는 내 마음 갈피를 펼쳐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어떤 비난이나 질책 없이 존중하고 공감하고 경청해주는 친절한 자기관찰시간이 되도록 마련되었다.

 

이론 강의에 그치지 않고 시, 영화, 등 다양한 문학매체를 활용하여 업무스트레스, 관계의 고통, 불안, 분노, 수치심, 외로움, 낮은 자존감 등 감정적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 여러 저널(글쓰기)기법을 소개하고 실습을 통해 체험한다. 치료적 글쓰기는 남과 소통하기 위한 잘 쓰는 글이 아니라 오직 자기 자신과 소통하기 위한글쓰기이므로 맞춤법, 문법, 글씨체, 글의 주제 등 어떤 규칙과 판단, 비난과 검열에서 자유로운 글쓰기이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 뿐 아니라 글로 씀으로써 말에 물리적인 실재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면의 감정을 글로 써서 외적으로 표현할 때, 우리는 역설적이게도 다시 내적 자기로 돌아가게 되고 처음으로 진실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강좌를 통해 내 마음을 만나고 표현하고 경청해주면서 정서적 통찰과 치유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

1(8/23 7:30-9:30) 왜 나는 아프다고 말하지 못할까?

-왜 치유를 이야기 하는가: 불편한 진실(대물림)과 친절한 자기관찰

 

2(8/30) 내 안의 시인(목소리)을 찾아주는 문학치료

-문학의 치유적 힘: 삶 속에서 문학을 새롭게 바라보는 7가지 시선

 

3(9/6) “이 연필 속에 말들이 웅크리고 숨어있다.”

-왜 감정표현글쓰기인가?: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문학치료

 

4(9/13) 내 마음을 만지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관계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위한 글쓰기/ 어둠에서 빛을 보기

 

준비물: 매시간 강의 후에 간단히 글쓰기문학치료 체험실습을 합니다.

줄쳐지지 않은 대학노트 크기의 공책 혹은 스케치북, 그리고 12가지 사인펜 하나 준비해주십시오.

 

자세한 문의는 journaltherapy@hanmail.net로 해주십시오.

 

 

 

待人春風 持己秋霜(대인춘풍 지기추상) - 채근담(菜根譚)

 

 

타인을 대(대접)할 때는 춘풍, 봄바람처럼 따스하고 부드럽게 하고

자기한테는 추상, 가을 서릿발처럼 매섭고 엄함을 가져야 한다.

 

 

 

-----------

맞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문득.... 자기 자신의 부족함과 실패, 실수도 따뜻하게 부드러운 눈길로 받아주는 것도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본다. 

그렇다고 무책임하거나 불성실하거나 함부로 행동하라는 뜻은 아니므로. 

최선다해도 실수할 수 있음을 알고 그럴 때 자신을 지나치게 비난하거나 나무라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다시 또 시도하고 일어서면 된다고 스스로를 다독거리는 일,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그게 내 가능성의 전부가 아님을 믿고 실수와 부족함을 통해서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일까? 그래서 역기능적 완벽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추상같은 사람이 진정 남을, 부족한 사람을, 남의 실수를, 해도해도 안되는 그 한계를  춘풍처럼 받아줄 수 있을까?    이때 남에게 춘풍이라는 말은 일의 성공여부, 능력을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한 사람의 부족한 인품, 이해할 수 없는 성품과 성격, 비뚤어진 마음... 그 모든 것을 다 아우르는 말일 것이다.   그 부족함이 우리 속에도 있음을 알고 그것을 수용하는 훈련과 마음없이 타인을 비난하고 미워하지 않고  따듯할 수 있을까?  

 

Vincent Van Gogh
la promenade de soir a St Remy




나는 묻는다
미치지 않고서는
좀 더 타오를 수 없었을까.
미치지 않고서는
타오르는 해바라기 속의 소용돌이치는
심령을
결코 만날 수 없었던 것일까

살아있는 동안
나는 온몸으로
소용돌이치는 글씨를 써야 한다.
<나는 타오른다>고ㅡ

그리고 색채에 취하여
영원히 언덕과 보리밭을 달려가야만 한다.
클라이막스에 도달하기 위하여
영원히 영원히
찬란한 간질성의 질주로ㅡ


[김승희 "나는 타오른다" 중에서]

 

연두- 도종환 

 

초록은 연두가 얼마나 예쁠까?

모든 새끼들이 예쁜 크기와 보드라운 솜털과

동그란 머리와 반짝이는 눈

쉼 없이 재잘대는 부리를 지니고 있듯

갓 태어난 연두들도 그런 것을 지니고 있다

연두는 초록의 어린 새끼

어린 새끼들이 부리를 하늘로 향한 채

일제히 재잘거리는 소란스러움으로 출렁이는 숲을

초록은 눈 떼지 못하고 내려다본다 

처음처럼 - 신영복

 

처음처럼..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오랑캐꽃 - 조운

 

넌지시 알은 채 하는

한 작은 꽃이 있다

 

길가 돌담불에

외로이 핀 오랑캐꽃

 

너 또한 나 보기를

너 보듯 했더냐.

사막  -  정호승 

 

들녘에 비가 내린다

빗물을 듬뿍 머금고

들녘엔 들꽃이 찬란하다

사막에 비가 내린다

빗물을 흠뻑 빨아들이고

사막은 여전히 사막으로 남아 있다

받아들일 줄은 알고

나눌 줄은 모르는 자가

언제나 더 메말라 있는

초여름

인간의 사막 

 

2004Kangsan-reprinted here for therapeutic and/or educational purposes only

(그림은 제가 너무너무나 좋아하는 강산님의 저작권이 있는 그림이며 이곳에 오직 치료적/교육적 목적으로만 게시되었습니다.)

www.jamsan.com

 

 

 

.....
가야 하나? 그럼 어디로 가나?

이때 뚜우 하고 정오 사이렌이 울었다. 사람들은 모두 네 활개를 펴고 닭처럼 푸드덕거리는 것 같고 온갖 유리와 강철과 대리석과 지폐와 잉크가 부글부글 끓고 수선을 떨고 하는 것 같은 찰나, 그야말로 현란을 극한 정오다.

나는 불현듯이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리 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의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날자.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이상- '날개' 중에서)

 

어둠- 장옥관

 

웬일로 밤늦게 찾아온 친구를 배웅하고 불 끄고 자리에 누우니 비로소 스며든다 반투명 셀로판지 같은 귀 엷은 소리, 갸녈갸녈 건너오는 날개 비비는 소리, 달빛도 물너울로 밀려든다

 

아하, 들어올 수 없었구나!

 

전등 불빛 너무 환해서 들어올 수 없었구나 어둠은, 절절 끓는 난방이 낯설어서 발붙일 수 없었구나 추위는,

 

얼마나 망설이다 그냥 돌아갔을까

은결든 마음 풀어보지도 못하고 갔구나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내 이야기에 멍만 안고 돌아갔겠구나

 

 

 

 

 

손님이 없어도 상점의 불빛은 켜져 있다 심야의,

심야극장의 필름은 돌아간다 손님이 없어도

화면 속의 여자는 운다 손님이 없어도

비는 내리고 손님이 없어도

커피 자판기의 불빛은

밤을 지샌다 손님이 없어도

택시는 달리고

손님이 없어도 육교는 젖은 몸을 떨며

늑골처럼 서 있다 손님이 없어도

............

지하철은 달리고

손님이 없어도

삼청공원의 복사꽃은

핀다 흐느끼듯 흐느끼듯

꽃이 피듯이 손님이 없어도

어두운 거리 상점들의 불빛은 켜져 있다

 

오정국, <손님이 없어도 불빛은 켜져 있다> 중에서  

종점 하나 전 - 나희덕

 

집이 가까워 오면

이상하게도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깨어 보면 늘 종점이었다

몇 남지 않은 사람들이

죽음 속을 내딛듯 골목으로 사라져 가고

한 정거장을 되짚어 돌아오던 밤길,

거기 내 어리석은 발길은 뿌리를 내렸다

내려야 할 정거장을 지나쳐

늘 막다른 어둠에 이르러야 했던,

그제서야 터벅터벅 되돌아오던,

그 길의 보도블록들은 여기저기 꺼져 있었다

그래서 길은 기우뚱거렸다

잘못 길들여진 말처럼

집을 향한 우회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희미한 종점 다방의 불빛과

셔터를 내린 세탁소, 쌀집, 기름집의

작은 간판들이 바람에 흔들렸다

그 낮은 지붕들을 지나

마지막 오르막길에 들어서면

지붕들 사이로 숨은 나의 집이 보였다

 

집은

종점보다는 가까운,

그러나 여전히 먼 곳에 있었다